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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부모님 걷는 모습 이상하다면 척추 건강 의심해봐야

입력 2024-05-07 07:00
신문게재 2024-05-07 14면

이동찬_신경외과 원장 (1)
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

가정의 달을 맞아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쉽게 눈에 띄는 변화를 꼽자면 굽어진 허리와 힘들어 보이는 걸음걸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온몸 구석구석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척추 건강의 변화는 유독 심하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 ‘기타 척추 병증’의 연령대별 다빈도 질환 순위를 분석해 보니 일단 50대가 되면 10위권 내로 진입해 7위에 오른다. 이어 60대는 6위, 70대는 5위까지 높아진다.



환자 수로 보면 나이와 척추 질환의 상관관계가 보다 명확해진다. 50대부터 척추 질환이 많아지지만 60대가 되면 급격하게 증가해 50대에 비해 남자는 약 2배, 여자는 약 2.4배 이상 늘고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1.6%를 차지한다.

부모님의 척추 건강이 걱정된다면 겉모습만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꼬부랑 허리를 꼽을 수 있는데, 척추관협착증을 앓을 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주변의 인대나 뼈가 두꺼워져 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긴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터질 것 같아 보행 장애가 생기고 허리 통증도 심하다. 잠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줄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걷게 된다.

반대로 오리처럼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척추 전방전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퇴행성 변화 때문에 척추 관절과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고 근육량도 줄면서 척추가 장기간 불안정해져 생긴다.

척추 뼈가 앞으로 밀려 어긋나다 보니 신경이 눌려 허리에 통증이 생기고 다리가 저리고 당겨 잘 걷지 못한다. 척추 뼈가 앞으로 밀려 배도 앞으로 나오고 어깨는 뒤로 젖혀진 상태가 되는데, 통증 때문에 걸음걸이도 오리처럼 뒤뚱거리게 되는 것이다.

만약 한쪽 다리가 부쩍 가늘어졌다면 척추 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척추 신경이 잘못되면 다리에 마비가 생기는데, 이때 근육이 위축되고 근력이 저하돼 다리가 가늘어진다.

척추 질환이 의심되면 가급적 빨리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병증과 진행 단계에 맞게 치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 치료, 신경 주사 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만약 척추 신경 주변부의 유착이 심해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신경 성형술이나 풍선 확장술처럼 유착을 박리하고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동찬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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