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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사축인간

입력 2024-07-29 14:21
신문게재 2024-07-30 19면

지난해 모 벤처관련 협회가 신입채용 면접 때 지원자에게 “사축(社畜) 인간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지원자가 단체 채팅방에 “인격적으로 존중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간을 가축에 빗대는 것 자체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라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한 바 있다.

‘사축 인간’은 회사원과 가축을 혼합한 말이다. 자기 뜻과는 무관하게, 회사가 기르는 가축처럼 길들여져 회사 일에 온 몸을 갈아 넣는 직장인을 지칭한다. 2000년대 초반에 일본의 소설가이자 기업인인 아즈치 사토시가 처음 이 단어를 쓰면서 널리 확산되었다. 당초 의미는 ‘일생현명(一生懸命)’, 즉 직장을 삶의 일부로 여기고 열과 성을 다하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의 당시 또 다른 신조어 ‘사토리 세대’와 맞물려, 직장인들이 연애나 결혼을 포기하고 직장에 목이 메어 가축과 흡사한 생활을 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으로 변형되어 확산되었다. 일본 특유의 폐쇄적 기업문화 속에 과도한 감정노동을 강요하는 그릇된 형태가 투영된 단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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