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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즘을 찾아서] ‘사랑방’...한국적 존재방식의 프로기즘이다

입력 2014-09-25 09:21

우리들은 건강이란 단어를 많이 쓰면서도 정확한 개념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많고 수명도 점차 길어져 여러 나라에서 고령화로 걱정이 많아 졌다.



이는 수명이 연장된 것은 기쁜 일이나 걱정해야 할 일도 많다. 많은 세월을 질병으로 보내야 한다면 개인의 불행뿐만 아니라 나라살림도 걱정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프로기즘(frogism)이란 말이 있다. 늙을수록 사람의 온기이나 정이 그리워 어울리려고 하는 원초적 본능을 이르는 말이다. 따로 살던 개구리들이 한데 몰려들어 겨울잠을 자는 자연현상에 빗댄 표현이다.

즉, 개구리들이 동면을 하기전에 따로 따로 생활하다가 동면을 위해 다 같이 모여 한곳에서 잠을 청해 일종의 체온유지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사회에서도 똑같이 통영된다. 노인들 돈을 많이 주고 여행다니며 부유하게 사는것 보다 가난해도 여행을 다니지 못해도 가족들 체온을 느끼며 같이 사는게 정신건강에 육체건강에 정말 좋다는 말이다.

우리 전통 단위촌락마다 존재했던 사랑방도 프로기즘의 한국적 존재 방식이었을 것이다. 사랑방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간에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따뜻한 정을 양산(量産)했던 곳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조상들의 사회적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된다.

사회성이 원만치 않을 때, 사람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건강에 치명적인 요인으로 나타난다. 사회적 건강이 손상되면 우리 몸 전체가 망가지는 이치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사회적 건강을 위해 진정한 친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놀랍게도 진정한 친구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런 진정한 친구가 없을수록 쉽게 병에 걸리고 일찍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실한 친구가 많고 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친구보다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노년 노후의 인간관계는 소수정예주의가 원칙이다.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맺었던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되면서 이제 진실한 우의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가족(혈연), 학교친구(학연), 고향친구(지연)는 물론 직장친구 중 정말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옥석을 가려야 한다.

특히 직장친구와 학교친구는 과거의 상하관계 또는 경쟁관계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불화와 긴장에서 발생한 스트레스는 사회적 건강에 금물이기 때문이다.

은퇴 전에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라도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만남을 계속 유지해야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노년 노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위를 다투던 은퇴전의 삶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친구가 있다면 먼저 지혜롭게 해결하여 조정해 나가되 그것이 여의치 않아 계속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할 경우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것도 오히려 좋은 방법이다. 노년의 사회적 건강을 원활하게 유지해가는 지혜요 요령일 수 있다.

나의 사회적 건강에 큰 몫을 하고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들이 있어 나의 노년 노후는 그런대로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상준 기자 bm21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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