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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원천"…만화 원작 드라마 봇물

'내일도 칸타빌레'·'미생'·'라이어게임' 등

입력 2014-10-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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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안방극장은 만화에 큰 빚을 졌다.


인기 만화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이달부터 앞다퉈 선보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국내 드라마에 재료를 제공해 온 일본 만화뿐 아니라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웹툰들을 영상화한 드라마도 두드러지게 늘었다.

 

◇ 믿고 보는 일본 만화…'내일도 칸타빌레'·'라이어 게임'

 

왕성한 창작력의 일본 작가들이 쏟아내는 만화는 국내 드라마 연출자와 제작자들이 항상 탐내는 작품들이다. 

 

소재가 아직은 애정극 일색인 국내 드라마들보다 독창적인데다 팬층도 두텁기 때문이다. 우리식으로 다시 조리한 드라마를 다시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 되팔 때도 부담이 적다. 

 

13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정을 그린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한다.

 

2001년 연재를 시작해 3천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원작 만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일본 드라마는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 때문에 '내일도 칸타빌레' 또한 노다메 역에 심은경이 발탁되기까지 캐스팅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불거지기까지 했다.

 

오는 20일 방송되는 케이블 채널 tvN의 심리극 '라이어 게임'도 역시 일본 가이타니 시노부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이 만화도 일본에서 드라마가 시즌 1,2로 나뉘어 방송될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새 드라마도 평범한 여대생(김소은 분)이 엄청난 돈이 걸린 의문의 게임에 휘말린 뒤 냉철한 천재 심리학자(이상윤)의 도움을 받아 풀어나가는 같은 설정의 이야기다.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각인된 이상윤이 지난 13일 제작발표회에서 "제 캐스팅 기사의 온라인 댓글들을 봤는데 (대중에게) 그렇게 두드려 맞기는 처음"이라고 말한 데서도 느껴지듯이 원작에 대한 국내 팬의 애정은 확고하다.

 

◇ 국내 웹툰이 대세…'미생'·'닥터 프로스트'·'지킬박사는 하이드씨'·

 

국내 웹툰들도 새로운 이야기에 목마른 국내 드라마와 영화계의 보고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가장 눈길이 가는 작품은 '직장인들의 교과서'로 불린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다.

 

바둑만을 세상의 전부로 생각한 주인공 장그래(임시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면서 겪는 희로애락을 그린 '미생'은 오는 17일 tvN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이미 지난해 모바일 단편영화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인만큼 시청률 성적표가 자못 궁금하다. 

 

네이버 포털에 게재된 이종범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OCN '닥터 프로스트'도 다음달 방송을 기다린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천재 심리학자 닥터 프로스트로 낙점된 송창의와 제작진이 '닥프'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의 느낌을 어떻게 살려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빈이 '시크릿 가든'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으로 결정한 SBS TV '하이드 지킬, 나'도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원작이다.

 

웹툰은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삼각로맨스를 다룬 로맨틱코미디로 2011년 포털 다음에서 연재를 시작해 인기를 얻었다

 

대학생들의 고민과 사랑을 그린 '치즈인더트랩'도 조만간 드라마로 제작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와 팬들을 설레게 한다. 

 

주원·안재현 주연의 '패션왕'이나 이병헌·조승우·백윤식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배우자들', 김영광이 최고의 목욕관리사가 되려는 야망을 품은 남자로 분할 '목욕의 신' 등 웹툰에 뿌리를 둔 영화들도 조만간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 만화·웹툰 원작 드라마의 숙제는 

 

만화와 웹툰이 드라마 원천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림과 문자로 구성된 만큼 영상화 작업이 용이하고 완결성 있는 탄탄한 이야기 짜임 덕에 대본 작업도 수월하다. 만화와 웹툰 특유의 젊은 감각과 빠른 스토리 전개도 장점이다. 

 

기발한 소재와 거창한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 화제성 등은 초반에 시청자들을 붙잡아둘 수 있는 무기다. 또 원작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가진 독자들도 일단 우군인 셈이다. 

 

하지만 어정쩡하게 영상으로 옮기면 다른 작품들보다 혹독한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원작과 싱크로율 100%'를 기대하면서도 브라운관 속 독창적인 재해석을 기대하는 것이 시청자들이다. 

 

초반에는 원작의 인기나 화제성에 힘입어 '반짝' 특수를 누린다 해도, 끝까지 원작 못지않은 완성도를 선보이기는 쉽지 않은 과제다.

 

문보현 KBS 드라마국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만화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이미 내용이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다는 점이나 독특한 소재나 설정으로 흥미를 끈다는 건 장점"이라고 밝혔다. 

 

문 국장은 이어 "그러나 국내 시청자들은 스토리가 강한 드라마를 선호하는데 웹툰이나 만화 원작 드라마 중 특히 외국 작품들은 스토리보다는 캐릭터가 강한 편이라서 시청자들을 방송 끝까지 잡아두는 것이 제작진의 숙제"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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