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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무적의 싱글부대, 명절 멘탈 다지기

[싱글라이프] 명절 잔소리 공격 속 멘탈 방어법

입력 2016-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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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500만 시대, 4가구 중 1가구는 싱글이라는데 아직도 명절은 싱글족에게 넘기 어려운 산이다. 미취업자면 취업에 대해, 취업자면 결혼계획을 시시콜콜 물어보는 친척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노땡큐’다. 

 

매년 명절 때마다 각종 조사기관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친척들의 과도한 관심, 잔소리, 남과의 비교를 명절 최대의 스트레스로 꼽곤 한다. 아예 명절 당직 근무를 자처하는 싱글족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무적의 싱글부대가 명절 멘탈(Mental)을 다지는 방법.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아남는다. 강건한 멘탈로 친척들의 과도한 질문과 관심세례를 물리쳐보자.  

 

 

◇'며느리족'…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면 어느새 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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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들은 명절에 친척들을 만나는 게 고역일 수 있다.(사진=연합)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 이지연(가명, 39)씨는 전통적인 전략을 택했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그는 매년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결혼은 언제 해?”라는 친척들의 관심에 빙그레 미소로 답한다. 이씨는 “예전 며느리들의 시집살이를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라고 표현하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물론 이 전략은 스스로를 위로하지는 못한다. 친척이 한두 명이면 모를까,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숙모, 고모부, 이모, 이모부가 한명씩만 물어봐도 8번을 웃으며 넘겨야 한다. 그러나 위기를 넘기기 위해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둘러대는 것은 더 큰 화를 자초한다. 

 

자칫 “왜 데려오지 않냐”는 과도한 관심과 “학창시절 너보다 공부 못했던 사촌은 돈많은 사람을 만나 몇 평 아파트를 샀더라”는 비교에 시달릴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제 그만 물어보라”고 벌컥 화를 내면 ‘노처녀 히스테리’라는 안타까운 시선을 받곤 한다. 결국 여유있는 미소만이 명절의 위너로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이씨는 “어쨌든 명절 본가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봐야 사흘”이라며 “버티다 보면 해탈하게 된다”고 미소지었다.


◇'명상족'… 각종 종교시설에서 몸도 마음도 정화 

 

연등 가득한 사찰<YONHAP NO-0937>
속초 외곽지역의 한 사찰 (연합)

 

이씨처럼 40년 가까이 단련돼 굳건한 멘탈을 다졌다면 모를까 마음 약한 이들은 연휴에 쉬지도 못한 채 상처만 받아 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시설에서 멘탈을 단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국 사찰들은 추석 연휴 기간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산뜻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는 108배는 ‘솔로의 고통’을 훌훌 날려버리며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 서울에서만 국제선센터, 금선사, 진관사 등에서 추석맞이 템플스테이가 열리며 경기도도 법륜사, 용주사, 화운사, 백련사 등지에서 템플스테이가 마련됐다. 템플스테이 중에는 음주, 야식, 고성방가 등을 피하는 게 예의니 유의해야 한다.

종교 때문에 템플스테이가 꺼려진다면 기독교 단체의 영성수련과 가톨릭 피정을 추천한다. 솔로인 것도 억울한데 친척들의 잔소리에 한을 품은 이땅의 싱글족이 마음을 힐링시켜준다. ‘멘탈’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서적도 마련됐다. 

 

사고혁신 연구소 김시현 소장이 집필한 ‘멘탈 트레이닝’(갈라북스)은 ‘멘탈 을’인 싱글족들에게 ‘멘탈 갑’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다. 프로레슬러 김동현이 세계 격투기 UFC에서 강호들을 꺾은 멘탈 비법을 공개한 ‘김동현의 멘탈수업’(인간희극)도 실용적인 멘탈강화서다.

 

◇'요리족'… 나만을 위한 소울 푸드로 속 달래기

 

독서와 맥주, 의외로 잘 어울리네!<YONHAP NO-2132>
때로 혼밥, 혼맥이 명절 복잡한 머릿속을 달래준다 (사진=연합)

명절 내내 잔소리와 느끼한 명절 음식으로 뒤집어진 속을 달래는 나만의 소울 푸드로 무너진 멘탈을 다잡아보자.

 

의외로 혼밥과 혼술이 위로를 안겨줄 수 있다. 디자인 업체에서 근무하는 박윤정(37)씨는 학창시절 자주 다니던 여고 앞의 ‘순두부 쫄면’이 소울푸드다. 

 

보글보글 끓여나온 벌건 찌개 속, 수줍게 도사린 흰 두부와 계란 노른자, 쫄면의 탱글탱글한 면발이 혀를 감싸는 게 ‘순두부 쫄면’의 포인트다. 

 

입천장이 델 정도로 뜨겁고 MSG 가득한 그 맛은 ‘결혼’에 대한 친척들의 성화를 이겨내게 하는 ‘파워 오브 소울푸드’이다.

싱글남 권순호(50)씨는 ‘혼술러’다. 평소에도 자칭 ‘맥덕’이라는 그는 친척들이 잔소리를 퍼부을 때쯤 다양한 종류의 세계 맥주를 꺼내놓는다. 그가 직접 일본과 독일, 동유럽에서 공수한 미수입 맥주를 꺼내놓으면 잔소리는 쏙 들어가고 어느새 친척 어르신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위아더 월드’를 형성하곤 한다. 

 

맥주가 아닌 와인 ‘혼술러’라면 하프보틀 사이즈의 와인으로 명절의 잔소리를 털어내보자. 요즘은 200ml 안팎의 미니와인과 파우치 와인도 출시됐다. 750ml 한병을 까서 남은 와인을 샹그리아나 뱅쇼로 만들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도피족'… 준비됐다면 해외로, 급하면 직장으로 피하기 

 

대한항공, 추석 연휴 국내선 임시편 예약 접수<YONHAP NO-1623>
명절 도피여행은 준비된 싱글족이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연합)

 

주머니가 넉넉한 자, 미리 준비된 자라면 해외로 도피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0~50대 남녀 1천 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0.1%가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추석 여행을 계획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하나투어에 따르면 오는 13∼15일 사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예약자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5∼27일)보다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비행기표를 이미 확보한 자들에게만 내려지는 축복이다. 준비하지 못한 자라면 추석 특근을 자청해보자. 잔소리도 피해가고 회사의 특근수당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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