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Pair Paly 인터뷰] 하드코어 뮤지컬 ‘구텐버그’의 “부부 같은 사이” 김신의·정동화

인쇄기를 발명한 구텐베르크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버드와 더그의 이야기
2인 뮤지컬 '구텐버그' 11월 13~2017년 1월 22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버드 역의 김신의, 조형균, 더그 정동화, 정문성

입력 2016-11-11 15:00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10
하드코어 2인 뮤지컬 ‘구텐버그’의 더그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밴드 몽니 보컬이자 뮤지컬 배우인 김신의에게 “배우 인생은 고달프다”는 깨달음을 주었고 2, 3개 작품에 동시 출연하는 정동화에게는 “진짜 2인극의 끝판왕”. 두 배우가 스무 명이 넘는 인물로 변신하는 ‘구텐버그’(11월 13~2017년 1월 22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는 그야 말로 ‘하드코어 뮤지컬’이다.



김신의가 꿈속에서도 대사를 외우는 악몽을 꾸고 정동화가 “뭐 하나 대충할 수 있는 게 없다. ‘라흐마니노프’, ‘트레유스 유’를 하면서 2인극의 정점을 만났다고 했는데 진짜 2인극의 끝판왕을 만났다”고 할 정도로 ‘구텐버그’는 하드코어 뮤지컬이다.


◇강단도, ‘열일’ 노선도 내려놓게 하는 하드코어 뮤지컬 ‘구텐버그’

뮤지컬 <구텐버그> 정동화 인터뷰1
‘구텐버그’ 더그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멋도 모르고 해맑게 포스터 촬영도 하고 그랬는데…말도 안되게 힘든 작품이에요. ‘구텐버그’에서는 시작부터 전작(트레이스 유)의 커튼콜 때 에너지를 써요. ‘트레이스 유’도 커튼콜 들어가기 전에는 심호흡을 열번은 하고 들어갔거든요. 그런 에너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야 하니 몸 관리, 목 관리를 잘해야 해요. 첫 런을 돌면서 일부러 풀 에너지를 써봤는데 다음날 아침이 확실히 힘들더라고요.”

뮤지컬 ‘구텐버그’는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신인 작곡가 버드(김신의·조형균)와 신인 작가 더그(정동화·정문성)가 유명 프로듀서들을 모아 놓고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인쇄기를 발명한 구텐베르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속 등장인물 모두를 두 사람이 연기하고 노래하는 과정은 보는 사람마저 숨이 막히고 피곤해질 지경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보다 더한 뮤지컬이 없겠다 싶어요. 대사량도 많지만 순발력과 애드리브, 끼, 몸동작 등 모든 게 압축된 대본이에요. 이걸 두명이서 끌고 가야하니까….”

김신의의 말끝에 정동화가 “배우 인생 최대의 적을 만난 것 같다”고 덧붙인다. 손에서 놓지 않는 대본에 적힌 정동화의 런노트(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한번에 해보는 연습을 하면서 자신이 해야할 것과 주의할 점을 적은 메모)는 한바닥이 빼곡하다.

“유독 유연한, 수시로 바뀌고 애드리브나 순발력을 요하는 작품이에요. 그런 것들을 대비하지 않으면 큰일이죠. 대사도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연습하다가 갑자기 하얘지는 경우들이 생겨요. 걱정이 태산이에요.”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4
‘구텐버그’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단번에 역할 이름이 쓰인 모자 서너개를 바꿔 쓰는 건 일도 아니다. 구텐버그가 되고 그를 짝사랑하는 여직원 헬베티카가 되는가 하면 꽃 파는 소녀가 되고 동네 친구, 수도사 등이 될 때마다 역할에 맞는 목소리 변조는 필수다. 속사포랩처럼 쏟아내는 대사의 리듬을 잃거나 살짝이라도 발음을 흘리는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구텐버그’를 위해 김신의는 강의 중인 대학에 4주의 휴강공고를 냈고 공연계 대표 ‘열일’(열심히 일하는) 배우 정동화는 다른 작품 출연을 고사하고 오롯이 ‘구텐버그’에만 집중한다.

“전 (교수직에서) 잘릴 각오까지 했어요. 하루 연습을 빠지면 진도가 엄청 나가있으니 적응을 못하겠다더라고요.”

정동화의 표현대로 김신의는 ‘구텐버그’를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았다.” 회사와 주변의 염려로 몇년만에 ‘구텐버그’ 단 한 작품에만 전념하고 있는 정동화는 “겹치기를 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피곤은 한데 그래도 좋아요. 이것(구텐버그)만 클리어하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아요. 딴 건 다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같은 마음으로 오전 11시부터 밤 10시를 훌쩍 넘겨서까지 연습에 매진한다는 두 사람은 피곤해 보이기보다는 묘하게 기운이 넘쳤다.


◇“부부 같은 ‘유부페어’의 끈적한 조화를 기대하세요!”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11
‘구텐버그’ 더그 역의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부부 같은 사이?”


‘구텐버그’로 처음 만나 고난(?)을 함께 헤쳐가고 호흡을 맞춰가면서 부부 같은 사이가 됐다는 김신의의 말에 정동화가 “유부페어의 힘”이라고 정리한다.

“형 저랑 같이 해요.” “내가 맞춰줄게.”


함께 연습할 상대가 필요할 때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꺼이 파트너를 자청한다. 뮤지컬 ‘고래고래’와 동시에 연습을 진행하느라 부담을 느끼면서도 정동화의 연습상대로 자리를 지키는 김신의의 목상태를 염려하고 이건 먹어라 저건 먹지 말아라 하며 건강을 챙긴다는 정동화를 보고 있자니 ‘부부 같은 사이’도 괜한 말이 아니다.

“목 상태도 안좋고 몸살까지 겹쳐서 쉬어야 하는데 결국 연습실에 오셔서 대사도 맞춰주셨어요. 9시 30분에 끝나고 30분 정도 더 연습을 하려고 시간 있는 사람을 찾았더니 형이 같이 하자고 해주셨죠.”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2
‘구텐버그’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그렇게 시작한 추가 연습은 계획한 30분을 지나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끝이 났다. 두 사람의 추가 연습은 또 다른 더그 역의 정문성과 버드 조형균까지 가세해 그야 말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요즘 항상 이래요”라는 정동화의 말에 김신의가 “그래도 저는 모자라요”라고 하소연이다.  

 

“몸은 안 따라주고 컨디션을 위해서는 잠도 자야하고…. 동화 배우가 옆에 있어서 너무 따뜻해요. 제가 뭘 하자 그러면 항상 옆에서 같이 해주고 배려하죠.”

늘 동시에 여러 작품을 하다 한 작품만 하니 에너지가 넘치지 않냐는 말에 정동화는 “해야될 게 아직도 산”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댄다.

“사실 형이 따라가야 한다, 부족하다 그러시는데 이미 끓어올랐어요. 형이 겸손하신 거예요. 명배우의 최종관문인 겸손을 보이신 거예요. ‘유부페어’(유부남 페어)가 어떤 끈적함을 보여드릴지 기대해주세요!”


◇올해만 4번째, 2인극의 달인 정동화, 첫 2인극 도전 김신의

sss_3
하드코어 2인 뮤지컬 ‘구텐버그’의 더그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처음인데 가장 센 이인극을 만났어요. 연습하면서 배우의 삶은 고달프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버드 김신의가 ‘구텐버그’로 첫 2인극에 도전하는 반면 더그 정동화에게는 ‘쓰릴 미’, ‘라흐마니노프’, ‘트레이스 유’에 이어 올해만 벌써 4번째 2인극이다.

“다른 2인극은 관객들의 호흡이나 호응 등을 유도하지 않아도 드라마 흐름에 따라 관객들이 따라올 수 있는 드라마 구조가 있는데 ‘구텐버그’는 스탠딩 코미디성향이 강한 작품이에요. 저희가 관객들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그들이 따라 붙을 수 없는 독특한 구조예요. 관객들이 넋 놓지 않고 등을 못 붙이게 해야 하죠. 그래서 평소보다 2배의 에너지를 써야 하고 그걸 끝까지 유지해야해요. 누구 한명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둘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죠.”

정동화는 무릎으로 걷는가 하면 객석을 수도 없이 오르내리는 ‘난쟁이들’의 꼭 세배쯤 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이에 김신의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뮤지컬 <구텐버그> 정동화 인터뷰6
‘구텐버그’ 더그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기본적으로 저희가 숙지해야할 것들을 숙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게 기반이 되지 않으면 어떤 애드리브가 붙어도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더그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죠. 더그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으면서 거기에 반응해야 제대로 된 호흡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야 버드와 더그가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처음 선보이면서 설레고 즐겁고 흥분돼 있는 상태를 시작부터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목소리 변조, 캐릭터가 확실하게 구분되도록 하는 목소리로 노래하기다.

“동화가 얘기하는 캐릭터와 제가 얘기하는 캐릭터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게 호흡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얘(동화)나 (정)문성이가 역할 모자를 쓰고 살짝 모션만 해도 그 역할로 다가오거든요.”

“대단한 집중력의 소유자”라는 정동화의 전언에 “이쪽에서 대충했으면 저도 ‘뭐야? 정동화 아냐?’ 하게 되는데 너무 잘해주니까”라는 김신의, 주거니 받거니 꽤 부러운 호흡이다.


◇음성변조와 감정기복으로 ‘Go To The Hell’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3
‘구텐버그’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구텐버그’에서 가장 힘든 건 음성변조예요. 20명 넘는 캐릭터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로 노래해야하는 게 가장 어렵죠. 부르다 보면 어느새 김신의로 노래를 부르고 있거든요.”

그간 ‘고래고래’, ‘마리아 마리아’, ‘머더발라드’, ‘록키호러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락 오브 에이지’ 등 록 넘버로 꾸린 뮤지컬에 출연했던 김신의는 ‘구텐버그’를 만나면서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다양한 역할들로 음성변조를 하다 중간 중간 신인 작곡가 버드와 작가 더그로 돌아오는 찰나의 순간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버드와 더그로 돌아왔을 때 다음 역할이 뭔지를 서치하고 숨을 고르죠.”

더그로 돌아오는 순간 ‘구텐~버그!’를 외치며 다음을 위해 리셋용한다는 정동화의 말에 김신의는 “그때도 저는 버드로 돌아와야하는데 김신의로 돌아온다”고 난감해 한다.

“‘더그’라고 해야하는데 저도 모르게 정말 한국스럽게 ‘더그야~’라고 부르게 되거든요. 사실 웃으면서 하는 얘기지만 가혹한 11월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저는 잘 웃고 명랑한 편인데 연습실에서 거의 말을 안해요. 목 상태를 떠나서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앉아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를 반복해요.”

 

‘구텐버그’를 잘 올리고 ‘안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고 또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김신의에 정동화가 “할 수 있어요!”를 크게도 외친다.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9
구텐버그’ 더그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특히 형이 연기하는 버드는 여자 역할이 많아서 음역대가 되게 높아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의 가장 고음이 ‘높은 시’인데 ‘구텐버그’는 ‘높은 시’가 기본이에요. 그래서 저희끼리는 ‘이게 뭐라고 장발장보다 어렵냐’고도 했죠. 목소리 변조에 빠른 노래들도, 움직임도 많아서 가사 전달이 중요한 넘버들이 대부분이에요.”

정동화의 말처럼 목소리는 변조되고 노래는 빠르고 분주하게 움직이다 보니 자신들의 모습이 비춰진 연습실 전면 거울을 보며 웃음이 터지기 일쑤다.

“거울에 비춘 모습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지고 자의식이 돌아오면서 못하겠는 때가 생겨요. 그래도 공연장에 들어서면 무아지경에 빠지면서 재밌을 것 같아요. 관객들이 주는 힘이 정말 엄청나거든요. 연습실이랑은 천차만별이죠. 관객들의 힘을 믿고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긍정적 에너지로 넘치는 배우 정동화는 ‘배우인생 최대의 난적’인 ‘구텐버그’와도 꽤 살갑게 정을 들여가고 있는 중이다.


◇모든 여자 연기가 어려운 김신의, 정동화의 최대 난제 만취 연기! 

 

Untitled-4
‘구텐버그’ 더그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두 사람이 스무명이 넘는 인물을 연기하다보니 ‘구텐버그’는 그동안 두 사람이 해보지 못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난제기도 하다.

“연습 때 마다 형은 멋져요. 로커이자 밴드 리드보컬의 무게를 내려놓고 한도 끝도 없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거든요.”

정동화의 증언(?)에 김신의는 모든 여자 연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꽃 파는 유태소녀, 여주인공 헬베티카 등 김신의가 연기하는 버드는 유독 여자 역할이 많다.

“저는 모든 여자 연기가 어려워요. 헬베티카는 가슴이 큰 여자라 손으로 받치고 나오는데 저는 있어본 적이 없는데다 여성스러운 것들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 꽃 파는 소녀 역할도 해봤는데 저 스스로는 굉장히 쑥스럽고 오글거려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떻게든 해내야죠.”

김신의의 하소연에 정동화는 “말만 저렇지 아마 깜짝 놀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형의 허스키한 베이스 톤에서 나오는 소리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예상을 뛰어넘는 형의 헬베티카가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면 다들 뒤집어지실 거예요. 반면 수도사를 할 때는 엄청난 날카로움이 나오고…. 사실은 신의 형이 뭘 할 때마다 저랑 형균이랑 문성이 형은 다 뒤집어져요. 저기서 어떻게 저런 걸 하지…싶을 때가 많거든요. 형만이 가진 겉잡을 수 없는, 매력적인 호흡이 있어요.”

이어 정동화는 수도사가 구텐버그를 향한 헬베티카의 사랑을 이용해 음모를 꾸미는 ‘파괴해’라는 넘버에서 연필로 인쇄기를 파괴하는 장면을 예로 꼽는다. 한 마리 고릴라처럼 나타나 동춘서커스단처럼 춤을 추는 김신의에 정동화, 정문성, 조형균은 물론 김동연 연출까지 박장대소를 했단다.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인터뷰7
‘구텐버그’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저는 취객연기가 어려워요. 술을 안 마시는데다 만취해 비틀거리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의례적으로 생각하는 취객처럼만 하는 거지 취객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만취연기가 안나오는 것 같아요.”

이어 정동화는 ‘구텐버그’를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멀티맨을 연기해주신 경이로운 배우에 대한 헌정작”이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뮤지컬은 주요 배역과 크고 작은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는 멀티맨으로 구성된다. 시작부터 주요배역으로 투입된 정동화는 스스로를 ‘멀티연기에 훈련이 안된 배우’라고 평한다.

“‘구텐버그’를 하면서 멀티연기를 해주신 분들의 노고를 새삼 깨닫고 있어요. 존경스럽고 경이롭고 감사하죠.”


◇아주 작은 날개 짓으로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나비효과 ‘구텐버그’

뮤지컬 <구텐버그> 정동화 인터뷰3
‘구텐버그’ 더그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개 짓 아닐까요?”

왜 구텐베르크일까라는 질문에 정동화는 꿈과 나비효과를 떠올렸다. 구텐베르크는 극중 더그와 버드가 주라기 공원, 뱀파이어 등을 소재로 한 뮤지컬을 만들지만 연달아 실패하는 과정에서 대본을 불태우고 인쇄하고를 반복하면서 떠올린 인물이다.

“구텐베르크는 인류의 희망을 위한 길을 걸었어요. 글을 못 읽는 마을 사람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만들어주기 위해 인쇄기 발명을 꿈꾸죠. 그 꿈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나비 효과 같았어요. 우리 모두는 꿈을 꾸잖아요. 그 꿈을 당장 이룰 수는 없어도 작은 효과가 결국 큰 세계를 바꾼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죠. 어느 날 문득 저희 이름 버드와 더그가 새와 개, 가장 낮은 존재에서 따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정동화의 설명처럼 가장 낮은 데서 시작된 구텐베르크와 그의 꿈은 나비의 작은 날개 짓 같은 매개체인 셈이다. 김신의 역시 꿈을 이야기한다.

“영화 ‘괴물’이 괴수물이 아닌 가족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구텐버그’에서 구텐베르크도 소재예요. 정작 이들이 관객들에게 던지고 싶은 건 꿈을 향해 달리는 우리처럼 여러분들도 우리랑 같이 꿈꾸자고 손을 내미는 거죠.”


◇세 번째 구텐버그의 차별점? “경이로움에 흠 내지 않는 게 목표”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 정동화 인터뷰4
‘구텐버그’ 더그 정동화(왼쪽)와 버드 김신의.(사진=양윤모 기자)

 

“워낙 대단한 배우들이 거쳐 갔어요. 그 분들이 저희보다 몇배는 더 어려웠을 거예요. 없던 걸 만들었으니까요. 차별화보다는 ‘구텐버그’의 경이로움에 흠을 내지 않는 게 목표예요.”

그렇게 정동화의 목표는 “이번에도 좋았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다. 재연에서 버드를 연기했던 허규의 독려로 ‘구텐버그’ 출연을 결심했다는 김신의는 “막공까지 잘 마무리하면 너무 뿌듯하고 감격스러울 것”이라고 목표를 전했다.

“훈장 받은 느낌일 것 같아요. ‘구텐버그’를 한 배우다 그렇게요.”

정동화의 믿음과 김신의의 바람에 두 사람은 좋은 버드와 더그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