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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았던’ GSP, 경탄과 지루함 사이

입력 2017-03-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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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르주 생 피에르 페이스북

UFC 웰터급 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6,캐나다)가 돌아온다. 웰터급의 전설적 존재 중 하나인 그는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7,영국)과의 타이틀매치로 컴백을 예약했다.



도전자가 넘치는 미들급에서 타이틀 매치를 벌이는 것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복귀라는 점과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UFC의 입장에서 보면 반갑다.

마지막 경기였던 조니 헨드릭스(33,미국)전에서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는 내용으로 고전하며 편파판정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현역 시절의 생 피에르는 가장 완벽한 챔피언이었다. 타격, 그라운드의 밸런스가 뛰어나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롱런했다.

UFC 팬들이나 동료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비슷한 시대 다른 체급에서 절대적 제왕으로 군림했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앤더슨 실바, 비제이 펜 등은 기량과 성적도 대단했지만 화려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큰 사랑을 받았다.

생 피에르는 경기의 재미는 많이 떨어졌다. 도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 화끈한 무도인 이미지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옥타곤에서는 달랐다. 압박형 레슬링 위주의 경기를 주로 펼쳤고, 정해진 패턴대로만 경기를 펼쳐 지루했다. 철저히 점수를 따고 조금의 위험 부담만 있다면 수비나 소극적 플레이로 일관했다.

레슬러형이라 레슬링만 고집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생 피에르는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승리에만 방점을 찍었다.

생 피에르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의 뛰어난 기술에 감탄하며 극찬한다. 스탠딩에서 잽과 같은 짧은 공격으로 포인트를 따고, 상대가 들어올 때 빈틈을 노려 타이밍 태클을 건다. 상위를 점령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파운딩을 하거나 서브미션을 노리기보다 눌러놓고 포지션을 유지하며 포인트를 쌓아간다. 보는 관중들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다.

생 피에르가 강력한 타격 파워를 가지고 있고 서브미션까지 매우 정교했다면 중간에 끝낼 수 있는 경기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수비나 안정성 위주로 일관하다가 판정승이 늘어났다.

상대의 반격이 거세지며 진흙탕 승부가 된다면 경기는 흥미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완벽에 가까운 운영형 선수인 생 피에르는 경기 내내 그러한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로인해 상대는 중후반이 되면 멘탈이 흔들리며 짐짓 경기를 포기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매 라운드 비슷한 장면이 재방송처럼 반복됐고, 팬들은 지루함을 넘어 마치 ‘수면제’를 복용한 듯한 느낌까지 받게 됐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는 말처럼 경기를 하다보면 돌발적인 상황이 자주 반복된다. 하지만 생 피에르는 반전이 드문 예상된 내용의 연속이라 흥미를 떨어뜨렸다. 생 피에르가 만에 하나 지더라도 옥타곤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면 잠에서 깨지 않던 팬들이 깨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도 있다. 돌아온 생 피에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일까.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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