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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박은지, ‘일산 춘리’ 캐릭터 이어갈까

입력 2017-05-03 18:15

‘일산 춘리’ 박은지(25,일산팀맥스)가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등촌동 KBS 스포츠월드서 열린 엔젤스 파이팅3 ‘천사의 비상’에서 이난희(26)를 꺾고 첫승을 신고했다.

50kg 계약 체중 입식매치로 이뤄진 이날 경기는 전적이 일천한 여성 파이터끼리의 승부임에도 어떤 매치보다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날 데뷔전을 치른 박은지가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이었는데, 박은지는 물론 이난희 또한 167㎝의 훤칠한 신장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시선이 몰렸다.

박은지 입장에서 데뷔전 승리의 가치는 크다. 이난희 또한 전적이 풍부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미 3전(2승 1패)의 전적을 가지고 있던 선수였다.

반면 박은지는 불과 몇 개월 전 오퍼를 받고 무대에 올라서는 입장이었던지라 격차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은지는 넘치는 파이팅을 선보이며 승리를 가져갔다. 경우에 따라 향후 엔젤스 파이팅을 대표하는 여성 스타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박은지의 별명인 ‘일산 춘리’는 인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 춘리에서 따왔다. 권법을 쓰는 중국인 파이터로 백열각, 스피닝 버드 킥, 천승각, 원전암살축 등 다양한 발차기가 특히 돋보인다.

시리즈2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냈는데 첫 번째 여자 캐릭터로서의 상징성 등 팬들에게 끼친 임팩트가 워낙 커 레인보우 미카, 캐미 화이트, 콜린, 한주리, 이부키, 라라 마츠다, 칸즈키 카린 등 다른 어떤 여성 캐릭터보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실질적인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여주인공이자 격투게임 계에서 가장 이름 높은 여성 파이터다.

춘리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을 잘 모르는 팬들에게까지 유명하다. 오렌지캬라멜, 우주소녀 성소, 설리 등 국내 걸그룹 멤버들이 수시로 코스프레화 하기도 했다. 미즈나 레이, 쿠라모치 유카, 모리시타 유리 등 해외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단골 코스프레 캐릭터다.

박은지는 초보 파이터 답지 않게 공이 울리기 무섭게 경쾌한 스탭을 밟으며 이난희를 압박했다. 어그레시브하게 밀어붙이며 안면정타 횟수에서도 앞서는 등 초반기세가 상당한 모습이었다.

프론트킥에 이은 로우킥으로 이난희에게 슬립다운을 만들어냈으며 훅으로 치고 들어오는 타이밍을 잘 노려 카운터 잽을 꽂기도 했다. 이난희의 빈틈을 노린 4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는가하면 훅을 친후 자세를 바로잡으며 가드를 올리는 모습은 갓 데뷔전을 치르는 신예답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라는 이색 이력을 앞세워 반짝 흥미를 끌려는 것이 아닌 제대로 재능을 갖춘 유망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컸다. 데뷔전에서 박은지가 보여준 가능성은 상당했지만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보강이 필요했다. 운동경력이 많지 않은 상태인지라 가지고 있는 체력도 부족하거니와 안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1라운드 중반까지는 일방적으로 이난희를 몰아세웠지만 이후 체력적인 문제로 발이 묶여버리며 2라운드 끝날 때까지 난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1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무릎을 꿇은 채 코너로 돌아가는 등 체력적인 고통을 톡톡히 겪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경험이 월등한 이난희의 공세를 잘 견디어낸 점은 충분히 높은 평가를 줄 만하다. 혜성처럼 나타난 박은지가 엔젤스 파이팅의 진짜 춘리가 되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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