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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헤비급 빅매치, 최홍만vs브록 레스너

입력 2017-05-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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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UFC를 비롯한 MMA 무대에서 무산된 빅매치는 두고두고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경기가 불발된 상황해서 선수들의 전성기가 지나버리거나 은퇴한다면 만약 그때 붙었다면이라는 가상 논쟁만 가열될 수밖에 없다.

 

프라이드 시절 무산됐던 반더레이 실바와 이고르 보브찬친전이 대표적이다.

 

올해 UFC 라이트급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5,미국)의 진검승부도 그래서 아쉽다. 이들 사이에는 UFC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가 끼어있고, 누르마고메도프는 이런 저런 이유로 결장이 잦은 선수라 해당 매치업 성사 시기는 미지수다.

 

아쉽게 무산된 헤비급 빅매치를 꼽아보라면 최홍만(37,프리)과 브록 레스너(40,미국)의 대결 역시 빠질 수 없다. 최홍만은 2007년 당시 ‘K-1 HERO´s - Dynamite!! USA’에서 미국 프로레슬링계의 슈퍼스타였던 레스너와 한판대결을 예약했다.

 

지금의 최홍만을 생각한다면 한 마리 고릴라 같은 레스너와의 승부가 연상이 안 될 수 있겠지만 당시는 달랐다. 그때의 최홍만은 놀라운 신체조건(218cm·160kg)을 바탕으로 한국에 K-1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자신과 같은 거인과로 분류되던 밥 샙(196cm·170kg), 아케보노(203cm·220kg), 세미 슐트(212cm)를 모두 이겼던 시절이다.

 

한창 좋았을 때의 레스너도 타격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았다. 때문에 스탠딩에서 격전이 벌어졌다면 최홍만이 일방적으로 두들겼을 가능성이 높다.

 

최홍만 역시 정교한 타격 테크닉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리치에서 우위에 있을뿐더러 무엇보다 세계정상급 타격가들을 상대해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단순한 타격전이라면 당시 최홍만에게는 아케보노나 레스너나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레스너의 레슬링이었다. 여러 차례 입증됐다시피 최홍만의 그래플링은 초보자 수준이다. 그라운드로 전장이 넘어갈 경우 최고의 강점이었던 신장도 무기가 되지 못한다. 레스너의 승리를 예상하는 팬들은 태클에 최홍만이 넘어간 후 상위포지션에서 압살당하는 상황을 떠올린다.

 

최홍만이 단순한 거인 타격가 같으면 레스너의 레슬링에 일방적으로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최홍만은 씨름선수출신이다. 정상권에서 활약한 천하장사출신이다. 한창 때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씨름으로 단련된 탄탄한 밸런스의 최홍만을 넘어뜨리지 못했다.

 

레스너가 최홍만을 태클로 넘기지 못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레스너는 힘을 앞세운 선수답게 경량급 선수들처럼 타이밍태클, 클린치 등 기술적 테이크 다운은 강하지 못하다. 다소 정직하게 태클을 들어가 힘으로 뽑아든다. 충분히 그러한 스타일만으로도 대부분 상대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최홍만이라면 레스너의 태클에 쉽게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몇 차례의 테이크다운이 실패한다면 흐름은 최홍만 쪽에 넘어올 수밖에 없고 스탠딩 타격은 물론 탑포지션을 잡은 상태에서 이른바 꿀밤 파운딩(?)’도 그려진다.

 

레스너가 서브미션에 능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도 이러한 예상을 하게 한다. 물론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다. 이뤄지지 않은 빅매치이기에 팬들은 지금도 머릿속에서만 둘의 승부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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