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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기웃 맥그리거, 동료의식 실종

입력 2017-05-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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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가 챔피언 벨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벤트 매치업에 열중해 동료들로 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UFC
UFC는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챔피언이 된 후 방어전은 제쳐 두고 이벤트 매치업이나 구미에 당기는 상위 체급 챔피언 고르기로 페더급, 라이트급 구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가정사를 이유로 잠정휴식기에 있다. 도전자들의 원성이 이만저만 아니다.



맥그리거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오랜 공백기에도 정상적인 방어전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지만, 정작 그는 복싱 슈퍼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매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맥그리거가 많은 비난을 받는 배경에는 실종된 동료 의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이벤트 매치업에 충실하고 복싱 경기를 가지는 것은 본인 자유다. 그러나 챔피언 벨트는 내려놓아야한다. 그가 벨트를 가지고 방어전을 미루면서 조제 알도-프랭크 에드가(페더급) 등 명분 없는 맞대결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영악한 맥그리거는 페더급에서 자신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에드가를 알도를 이용해 제거해버렸다. 재대결이 이뤄지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알도와의 경기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젊은 대권주자 맥스 할로웨이(26,미국)도 다른 체급 같았으면 1년 전부터 챔피언 구도에서 활약할 수 있었지만 상위 랭커인 알도와 에드가도 정리가 되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라이트급에서도 작지 않은 체격이었던 맥그리거 입장에서 페더급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엉망이 되어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나 컴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페더급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활성화될수록 맥그리거는 할 말이 많아질 것이다. 알도가 잘나갈수록 맥그리거는 더 좋다. “호랑이 없는 굴에서 여우가 왕이다”는 식의 발언으로 싸우지도 않고 페더급 상위 랭커 모두를 2인자 프레임에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네이트 디아즈와의 2연전을 통해 알도, 에드가 등 위험한 페더급 도전자들을 교묘하게 피했다. 에디 알바레즈(33,미국)라는 작은 선수가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자 기다렸다는 듯 페더급 챔피언이라는 명성을 활용해 타이틀전을 가졌다.

알바레즈가 아닌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나 토니 퍼거슨(35,미국)이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다면 맥그리거는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맥그리거는 타이틀을 얻기 무섭게 휴식기에 들어가고 복싱 쪽으로 자신에 대한 관심사를 집중시키며 자연스럽게 최강의 도전자 둘을 피해버렸다.

현재의 영광이 있기까지 맥그리거는 챔피언이라는 신분을 최대한 활용한 것은 사실이다. 페더급 챔피언이었기에 라이트급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이 있었으며, 메이웨더와의 복싱구도 사이에도 UFC 챔피언이라는 명함은 아주 크게 작용한다.

그러는 사이 페더급과 라이트급에 있는 도전자들은 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맥그리거는 한 번의 방어전도 가지지 않았으면서 영리하게 챔피언벨트를 잘 활용해왔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챔피언을 원하는 상위 랭커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UFC 수뇌부는 당장의 흥행에 급급해 독이 든 성배를 오랫동안 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때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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