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포스 잃은 산토스 ... 헌트와 오브레임처럼

입력 2017-05-16 10:09

UFC 211 Mixed Martial Arts <YONHAP NO-2430> (AP)
지난 14일 <UFC 211> 헤비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오른쪽)에게 1라운드 2분 22초 만에 TKO로 무너진 도스 산토스(왼쪽). 과거와 같은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합뉴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시가노’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3,브라질)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도스 산토스는 14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펼쳐진 <UFC 211> 헤비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5,미국)에게 참패를 당했다.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라운드 2분 22초 만에 허망하게 TKO로 무너졌다.

미오치치는 굉장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헤비급 핫 아이콘이다. 마크 헌트, 안드레이 알롭스키, 파브리시우 베우둠,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맞붙는 상대마다 넉아웃으로 이겼다.

그래도 산토스의 패배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2014년 당시 케인 벨라스케즈(35,미국)와 함께 ‘양강 체제’를 형성했던 도스 산토스는 기세 좋게 치고 올라오던 미오치치와 혈투를 벌였다. 어렵사리 도스 산토스가 이기긴 했지만 예상 밖으로 잘 싸운 미오치치에게도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도스 산토스 역시 미오치치를 보며 박수를 보냈다.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1차전 당시 미오치치의 겁 없는 돌격을 바라보던 도스 산토스의 눈빛에서는 반란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강한 맹수의 살기가 느껴졌다. 2차전에서의 도스 산토스는 용맹한 숫사자가 아닌 기운 잃은 초식동물 같았다.

도스 산토스는 옥타곤 최고의 복서 중 하나다. 펀치위주의 단순한 패턴이지만 힘과 맷집이 좋고 몸놀림도 기민해 어떤 스타일의 상대를 만나도 자신의 경기를 펼쳐나간다. 하지만 미오치치를 상대로는 옥타곤 중앙을 빼앗긴 채 뒷걸음질치기 바빴다. 다른 때 같았으면 압박하는 상대에 맞서 과감하게 펀치를 휘둘렀겠지만 미오치치가 다가오자 레그킥만 연발했다.

도스 산토스는 먼저 상대를 압박해 과감하게 펀치를 휘두르는데 강점이 있다. 뒤로 물러나서는 본인의 패턴을 살릴 수가 없다. 백스텝을 밟으며 카운터를 치는 방식은 도스 산토스의 스타일도 아니고, 압박하는 미오치치에 맞서 그런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도스 산토스는 케이지 구석에 계속해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미오치치는 도스 산토스의 반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펀치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빈틈이 자주 노출됐지만 도스 산토스는 제대로 된 펀치를 뻗지 못했다. 마음 놓고 휘두른 미오치치의 펀치 한방에 도스 산토스는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미오치치전에서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최근의 도스 산토스는 과거의 포스를 잃었다는 혹평이 많다. 맷집과 힘을 바탕으로 상대를 정면에서 때려 부수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항상 좋았을 때의 모습만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체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비슷한 패턴으로는 롱런이 쉽지 않다.

마크 헌트는 맷집과 타격만으로 버티던 시절을 지나 레슬링을 보강하면서 늦은 나이에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역시 거구의 강골이 즐비한 UFC 헤비급에서 자신의 내구력이 약점으로 드러나자 극단적인 아웃파이팅 스타일을 통해 제3의 전성기를 맞았다. 가장 무거운 전쟁터에서 생존하려면 변화할 수밖에 없다.

도스 산토스는 분명 적은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UFC 헤비급 상위랭커들의 평균나이를 봤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사냥 본능을 잃어버린 도스 산토스가 다시금 숫사자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