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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낯선 꼼수’ 생 피에르, 로메로부터 잡는다면..

입력 2017-05-20 22:24

UFC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는 이미지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깔끔한 외모와 매너로 신인 때부터 옥타곤 안팎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캐나다,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빼어난 기량과 성적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 지루한 경기 운영으로 인해 보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고통을 안겨줬다.
 
생 피에르는 전문 스트라이커와도 정면승부가 가능할 만큼 좋은 타격을 갖췄지만, 안전한 승리만을 노리며 손톱만큼의 위험도 감수하지 않았다. 좋은 타격은 견제용으로 쓰고 타이밍 태클과 포지션 게임을 통해 안전하게 게임을 풀어나간다. 스탠딩에서도 중심을 뒤로 한 채 빠질 준비를 하면서 펀치와 킥을 했다.
 
그라운드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아도 무리해서 서브미션 시도를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었다. 빈틈을 발견해도 그보다 더 안전한 방법이 있으면 공략에 나서지 않는다.
 
5라운드 내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생 피에르의 패턴은 많은 팬들을 잠재워버렸다. 옥타곤 안에서 상대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밖에서 지켜보는 이들을 잠재운다는 혹평도 많았다. 화끈한 경기를 펼칠 능력이 있음에도 안전한 승리를 위해 지루한 경기운영으로 비난을 들었다.
 
그 외의 부분에서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았다. 비제이 펜과의 2차전에서 있었던 바셀린 도포 논란, 웰터급에 강자들이 늘어나자 영리하게 은퇴하는 아쉬운 행보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잘했다.
 
최근 들어 생 피에르 이미지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꼼수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생 피에르는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웰터급이 아닌 미들급이다. 익숙한 웰터급이 아닌 미들급을 택했다는 점은 안전을 중시하는 생 피에르와 어울리지 않는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재 미들급 챔피언은 역대 최약체로 꼽히는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이다. 비록 상위체급이기는 하지만 생 피에르가 충분히 욕심낼만하다. 웰터급은 쟁쟁한 강자들이 즐비하다. 어설프게 컴백했다가 험한 꼴을 볼 수 있다. 비스핑은 해볼 만한 상대다.
 
이기기만 한다면 단 한 경기 만에 챔피언에 오를 수도 있다. 비스핑 입장에서도 쟁쟁한 도전자 세력 때문에 머리가 아픈 상황에서 은퇴한 아래 체급 강자와의 대결은 환영할만하다. 이름값도 높아 높은 파이트 머니도 가능하다.
 
문제는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웰터급 같으면 이전에 세운 업적을 인정받을 수 있겠으나 미들급과 생 피에르는 아무 관계가 없다. 미들급에 마땅한 도전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미들급은 쟁쟁한 강자들의 격전장이다.
 
생 피에르가 진심으로 상위체급 도전을 원한다면 적어도 요엘 로메로(40,쿠바) 정도는 잡고 얘기해야한다. 랭킹 1위 로메로를 이길 수만 있다면 누구도 생 피에르에게 태클을 걸기 어렵다. 로메로를 꺾은 다음 비스핑과의 타이틀전마저 승리한다면 생 피에르의 이름은 UFC 역사에 뚜렷하게 남을 수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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