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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 UFC, 잘 굴러가는 체급이 없다

입력 2017-06-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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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면서 명예보다는 실속을 챙기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사진은 알도와 일전을 치르게 된 할로웨이가 알도의 포스터 앞에서 경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UFC
UFC에서는 최근 ‘부익부 빈익빈’ 그림이 크게 그려지고 있다. 기량과 성적에 관계없이 인기가 높거나 관심을 크게 받는 선수는 많은 것을 가져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대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챔피언 혹은 챔피언급 선수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각 체급 강자들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서면 독설과 이벤트에 집중하고 있다. 실속을 챙길 수 있을 때 챙기지 못하면 제 몫을 가지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명예보다는 실속이다.

불균형한 그림은 각 체급을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여성부는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남성부는 대부분 체급이 전성기와는 거리가 멀다.

플라이급은 드미트리우스 존슨(31,미국)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대항마 세력의 씨를 말리고 있다. 경량급답게 조셉 베나비데스, 헨리 세후도, 호리구치 쿄지, 존 리네커, 레이 보그, 루이스 스몰카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누구도 존슨의 아성을 깨뜨리기 어렵다.

절대강자의 장기집권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존슨은 인기가 높지 않다.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거 K-1 월드 그랑프리 무대에서의 세미 슐트와 비슷하다.

페더급, 라이트급은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기량과 개성을 갖춘 좋은 선수들이 탄탄한 선수층을 구성하고 있으나 맥그리거의 등장과 함께 이른바 챔피언타이틀 구도가 깨져버렸다.

맥그리거는 페더급 사상 최강의 전설로 꼽히는 조제 알도(30,브라질)를 그림 같은 카운터로 눕히고 챔피언에 올랐다. 맥그리거가 알도와의 리매치, 프랭크 에드가와의 진검승부 등 정상적인 방어전에 집중했다면 페더급은 최고의 중흥기를 맞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알도전 이후 뜬금없이 네이트 디아즈와 2차례의 이벤트 매치를 가지는 등 방어전은 피했다. 심지어 페더급 챔피언 타이틀을 무기삼아 라이트급 타이틀매치를 바로 가지는 특혜까지 누렸다.

라이트급 정상에 오른 후에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토니 퍼거슨을 피해 잠정 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이벤트에 신경을 기울이는 등 복귀한다 해도 정상적인 타이틀 방어전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맥그리거 역효과(?)는 타 체급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5,미국)는 맥그리거처럼 이벤트 매치업을 벌이고 싶었지만 UFC의 비협조로 어쩔 수 없이 스티븐 톰슨(33·미국)과 두 차례의 경기를 가졌다. 설상가상으로 둘의 대결은 유례없는 ‘수면제 경기’가 만들어지며 웰터급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예전에 비해 선수층이 눈에 띄게 좋아진 미들급은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이라는 역대 최약체 챔피언이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은퇴 직전의 댄 헨더슨과 방어전을 가졌고, 은퇴한 하위체급 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까지 끌어들여 챔피언을 연명하려 하고 있다. 맥그리거만큼의 흥행력은 없어 UFC에서도 지원을 하지 않지만 그 사이 미들급 강자들은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

라이트급헤비급과 헤비급은 본래 존 존스(29,미국)와 케인 벨라스케즈(35,미국)라는 걸출한 대물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존스는 경기 외적으로 갖은 사고를 치며 본인의 명예는 물론 라이트헤비급에도 큰 악영향을 미쳤다. 벨라스케즈는 잦은 부상으로 경기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아지며 여러 차례 빅매치를 날렸다.

현재 두 체급은 각각 다니엘 코미어(38,미국), 스티페 미오치치(35,미국)라는 성실하고 뛰어난 챔피언들이 무게중심을 잡고 있지만 존스, 벨라스케즈만큼의 존재감은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미어, 미오치치가 제대로 바턴터치를 하기 위해서는 존스, 벨라스케즈와의 진검승부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코미어와 존스는 2차전을 예약한 상태이며 미오치치와 벨라스케즈도 세기의 대결을 협의 중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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