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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 최고의 빅 3, 하지만 ‘무용지물’

입력 2017-06-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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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 <사진=UFC>
UFC 라이트급은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를 필두로 챔피언 이상의 실력을 지닌 토니 퍼거슨(35,미국), ‘독수리’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 등 ‘빅3’의 영향이 크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파이팅 스타일까지 달라 맞붙으면 어떤 양상을 띨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라이트급에서 비등한 3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션 셔크, 비제이 펜, 프랭크 에드가 등 막강 포스 챔피언들이 군림하기는 했으나 경합했다기보다는 각자 자신만의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의 빅3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전력 예측이 쉽지 않다. 대진만 잘 짠다면 80년대 초중반 프로복싱계를 이끌었던 레전드 ‘빅4’ 토마스 헌즈, 슈거레이 레너드, 마빈 해글러, 로베르토 듀란의 UFC 라이트급 버전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빅3는 각자 다른 색깔의 무기를 갖고 있다. 맥그리거는 뛰어난 카운터잡이다. 좋은 사이즈에 긴 리치 거기에 사우스포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타이밍싸움에 능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기에서 옥타곤 중앙을 차지한 채 자신이 흐름을 잡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빈틈을 발견하면 단발 혹은 연발로 상대를 넉 아웃시키는 펀치 결정력이 매우 뛰어나다.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가 이러한 패턴에 무너졌다.

맥그리거의 최대 장점은 상대가 무엇을 하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두둑한 뱃심이다. 최고 레슬러로 불리던 채드 멘데스에게 여러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스탠딩 싸움에서 신경 쓰지 않고 다시금 자신 있게 타격을 했다. ‘너는 너의 플레이를 펼쳐라, 나는 내가 할 것을 하겠다’는 이날의 기세등등한 타격은 맥그리거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맥그리거가 타격가라면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래플러다. 어릴 때부터 레슬링, 삼보 등을 익혔던 그는 강한 완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타입이다. 힘과 기술이 제대로 조화된 파워 그래플러라 조금의 틈만 있으면 단숨에 상대를 넘어뜨려 거세게 눌러놓는다. 아직까지 그의 그라운드 압박에 살아남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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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과 맷집이 좋은 ‘좀비 스타일’의 퍼거슨. 전체적인 밸런스가 강점이다. <사진=UFC>
퍼거슨은 ‘좀비 스타일’이다. 타격, 그라운드 등을 하나씩 놓고 보면 맥그리거,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밀릴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가장 좋다. 맷집과 체력이 좋아 경기 초반 다소 밀리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흐름을 바꿔가며 결국 경기를 뒤집어버린다. 일단 승부가 진흙탕싸움으로 이어지면 상대는 어느새 퍼거슨의 늪에 빠지기 일쑤다.

이렇듯 빅3는 각자의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지만 아쉽게도 UFC는 이 카드를 제대로 쓸 수 없다. 여기에는 챔피언 맥그리거의 책임이 가장 크다. 페더급 시절에도 그랬지만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라서도 맥그리거는 타이틀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벨트를 가지고 이벤트 매치업에만 집중하며 상위랭커들을 힘들게 한다. 최근 오랜 장기 휴식에 들어갔으며 이후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세기의 복싱매치를 벌일 예정이다.

누르마고메도프 또한 문제다. 기량은 당장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강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매치업에 구멍을 낼 때가 많다. 최근에는 체중감량 사건을 일으키며 퍼거슨과의 경기를 날려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무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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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챔피언 감’이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잦은 부상으로 매치업 결장이 잦은 누르마고메도프. <사진=UFC>
종교 행사 라마단 문제까지 끼고 있는지라 좀처럼 일정을 잡기 힘든 인물이다.

졸지에 퍼거슨만 공중에 붕 떠있는 상태다. 퍼거슨은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맞수 둘이 정상적으로 매치업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최고의 자원들이 있음에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는 UFC 라이트급의 현실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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