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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부상’ 벨라스케즈, 아쉬운 헤비급 몬스터

입력 2017-07-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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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챔피언 미오치치 등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벨라스케즈지만 톡하면 불거지는 부상 때문에 챔피언 도전의 길은 멀고 험하다. 사진=UFC
헤비급 선수는 ‘선택받은 종족’으로 불린다. 헤비급에서 뛰려면 그에 맞는 사이즈를 선천적으로 타고나야한다. 다른 부분은 노력으로 이룰 수 있지만 신체 조건은 불가능하다.



단순히 크기만 해서도 안 된다. 운동은커녕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상생활조차 불편하다. 커다란 사이즈를 가지고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케이스는 극소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의 운동신경과 훈련을 통해 강해질 수 있는 신체능력을 겸비해야한다.

헤비급의 아이콘으로 불릴만한 선수들은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선택받은 종족들 경쟁에서 승리해야하며 상당 기간 커리어를 이어가야한다. 더불어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팬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개성 역시 필수다.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고 무하마드 알리는 프로복싱 현역 시절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로 대표되는 예술에 가까운 아웃복싱을 선보였다. 191cm의 장신임에도 날카로운 움직임을 통해 인파이터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했다. 포인트 쌓기에 급급한 아웃파이터가 아닌 공격적 아웃복싱을 구사한 복서로 평가받고 있다.

날렵한 스텝을 바탕으로 상대와 거리를 두면서도 빈틈이 보이면 단숨에 파고들어 놀라운 연타와 카운터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시대의 이단아’라는 표현처럼 당시 미국 전역에 팽배했던 흑인에 대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인물이기도하다.

프로복싱 마이크 타이슨(51,미국)과 아마복싱 펠릭스 사본(50,쿠바)은 각각 임팩트와 커리어에서 다른 선수들과 엄청난 격차를 벌리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타이슨은 헤비급치고 작은 신장이지만 동물적 운동신경과 무시무시한 돌주먹을 바탕으로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때려눕히며 전 세계 복싱 팬들을 놀라게 했다. 사본은 198cm의 장신을 활용한 빼어난 테크닉으로 375전 358승 17패·올림픽 헤비급 복싱 3연패·세계선수권 6연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알렉산더 카렐린(50,러시아)은 아마레슬링 헤비급의 절대자로 불렸다. 192cm, 134kg의 엄청난 사이즈를 바탕으로 괴력과 테크닉을 겸비해 대부분 경쟁자들을 어렵지 않게 제압했다.

매년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으며 커리어 또한 매우 오래갔다. 애틀란타 레슬링 올림픽 결승전서 그에게 완패한 미국의 레슬링 영웅 매트 가파리가 “카렐린을 이기려면 고릴라에게 레슬링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MMA계에서 헤비급 아이콘을 찾으면 단연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1,러시아)가 첫손에 꼽힌다. 지금은 노쇠화로 명성에 금이 갔지만 한창 때의 그는 10여년간 세계 격투기계를 대표하던 사나이였다.

그런 점에서 UFC 헤비급 전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5,미국)는 매우 아쉬운 헤비급 파이터다. 표도르가 그랬듯 185cm의 헤비급치고 작은 사이즈에도 놀라운 기술과 체력, 운동신경 등으로 헤비급 거구들을 줄줄이 격파해왔다. 그래서 붙은 수식어도 ‘70억분의 1’이다.

파브리시오 베우둠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다시 리매치가 펼쳐질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UFC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비롯해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을 선수가 바로 벨라스케즈다.

결정적으로 벨라스케즈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있으니 다름 아닌 부상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누구보다도 터프하고 오랫동안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훈련기간 중 자주 부상을 당하며 공백기가 늘어나는 경우가 너무 잦다. UFC 헤비급 최고 몬스터의 앞을 가로막는 존재가 같은 선수가 아닌 부상이라는 점은 지극히 안타까운 대목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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