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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 ‘바다’를 닮은 동갑내기 잭과 줄리, 뮤지컬 ‘리틀잭’ 김지철·랑연

입력 2017-08-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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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왼쪽)과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친구 같아요.”



데뷔 10년차를 맞은 뮤지컬 ‘리틀잭’(8월 2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줄리 해리슨 역의 랑연은 새로 합류한 동갑내기 잭 피셔 김지철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작년에는 (김경수·유승현·정민 잭들이) 다 오빠여서 또래 같은 잭과 줄리를 못해봤는데 (김)지철이랑 하니까 그런 재미가 있어요.”

‘리틀잭’은 1960년대 영국 팰머스에 있는 클럽 마틴을 배경으로 밴드 보컬 잭(김지철·김경수·유승현·정민,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이 자신의 첫사랑 줄리(랑연·김히어라·한서윤)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와 딜런 토마스의 시 그리고 1960년대 브리티시 팝(이하 브릿팝) 넘버로 꾸린 콘서트 뮤지컬로 지난해 초연됐다.


◇푸른 바다 같은 잭, 에메랄드 같은 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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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지철이는 순박한 느낌이 나요. 정말 팰머스에 살 것 같은 그런 잭이죠. 푸른 바다 느낌이 났어요. 극 중 장면처럼 바닷가에 앉아 있으면 지철이의 잭이 생각 날 것 같아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오그라들지 미안! 그런데 내가 줄리로 살다보니까”라며 몸둘바를 몰라하는 랑연에 김지철은 “잘 봤네! 촌스럽다는 얘기죠”라며 껄껄 거린다.

“랑연이는 에너지와 발랄함이 있어요. 랑연이나 서윤 누나나 그들이 가진 특성 그대로가 보이는데도 저한테는 둘 다 줄리예요. 줄리들을 보면 막 장난을 치고 싶고 되게 알콩달콩하고 싶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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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무대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줄리로 살고 있는 랑연처럼 김지철 역시 랑연의 표현처럼 “잭만 생각하는 잭”이다.

“색을 굳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푸른색이라고 하니까 기분 좋네요. 랑연이는 에메랄드 같은 줄리, 녹색바다 같아요. 수심에 의해서 색이 바뀌는, 바다 속 짙은 녹색이요.”

김지철의 말에 랑연이 “마무리는 청량하다!”라고 정리하자 또 다시 김지철이 “사이다 같네!”라고 응수한다. 10년만에 처음 호흡을 맞추는데도 묘한 데서 쿵짝이 맞는 두 사람에 “극 중 잭과 줄리가 함께 하는 바닷가 신이 너무 잘 표현되는 페어”라고 말을 보태니 랑연이 “나도 (바닷가 잭과 줄리) 보고 싶다!”란다.


◇오롯이 밴드 보컬 잭 김지철 “맞아떨어지는 즉흥성과 그런 공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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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삼성동에서 뮤지컬 ‘위드아웃 유’(뮤지컬 ‘렌트’의 주인공 안소니 랩이 제작과정과 비하인드 이야기를 풀어놓는 모노극)를 본 적이 있어요. 악기를 다루는 작품은 아니지만 (안소니 랩) 혼자 독백으로 ‘렌트’를 하면서 겪은 일을 당당하게 얘기하고 소통하죠. 스토리를 엮어 노래를 들려주는 형식이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리틀잭’은 잭을 연기하는 배우가 오롯이 극을 이끄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연기와 노래는 물론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도 해야 한다.

“정말 해보고 싶은 형식의 작품이었어요. 하지만 거의 혼자 끌어가는 형태의 극이니 어떻게 해야겠다는 강박을 가지고 덤벼들지는 않았어요. 여타 작품과 똑같은 마음과 태도로 임하지 않으면 오히려 막힐 것 같았거든요. 다만 연습을 하면서는 툭툭 던졌어요. 각자의 상황과 설정을 이해한 상태에서 툭툭 던져 맞아떨어지는 즉흥성과 그런 공기가 너무 좋아요.”

잭이 밴드 보컬이니 오롯이 가수로 무대에 오른다는 김지철은 공연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익숙해지고 그래서 새로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나 좋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밴드랑 맞출 수 있는 음악적 요소나 사운드, 관중과의 호흡 등에서 저도 예상치 못한 것들이 나와요. 그래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지기도 하죠. 잭으로서 감정을 전달할 때도 대본대로만 하기 보다는 제가 느끼는 감정대로 나올 수 있게 흐름이 유연해진 느낌이에요. 회를 거듭할수록 그렇죠.”


◇새삼 느끼는 줄리 대사들의 소중함, 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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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작년엔 정말 열심히만 달렸어요. (김히어라와) 더블 캐스팅이다 보니 37회차를 소화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줄리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주어진 노래가 있는 배역이었고 몇번 나오지는 않지만 밀도 있게 표현해야하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재연으로 다시 줄리로 무대에 오르면서 랑연은 “초연을 하면서 스스로 적은 ‘피드백’ 노트가 있다. 재연을 시작하면서 그걸 다시 한번 훑었는데 부족한 것 투성이더라”고 토로했다.

“(피드백 노트에는) 저로 인한 글도 있지만 어떤 잭이 어떻게 했다는 것도 적혀 있어요. 잭 마다 다르고 같은 잭이어도 회마다 달라서 깨알같이도 적었죠. 그래서 초연 때는 정말 집중을 많이 했어요. 노트를 보면서 이번엔 좀 여유롭게, 열어 놓고 편하게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다행이죠. 이런 기회가 저에게 다시 왔으니.”

줄리로 무대에 오르는 사실이 마냥 행복하고 좋다는 랑연은 줄리 대사의 소중함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줄리 대사가 하나도 버릴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래서 그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려다 보니 딱딱해지는 부분도 있긴 한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공부도 많이 된 것 같아요. 시적이고 함축적인 대사를 어떻게 평서문으로 전달할까에 중점을 두고 임하고 있죠.”


◇황순원의 ‘소나기’와 첫사랑 그리고 브릿팝, 그 묘한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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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브릿팝과 그 문화를 정말 좋아해요.”

가장 토속적인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프로 1960년대 브릿팝 베이스의 넘버를 버무린 아이러니한 조합의 ‘리틀잭’에 대해 브릿팝 마니아 김지철도, 그의 연습을 위해 대본 리딩을 함께 해준 지인 역시 “클럽에서 밴드 공연을 하는 영국 가수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단다. 그도 그럴 것이 브릿팝 문화는 마약, 술, 섹스 등 자극적인 것들로 상징되곤 했다.

“저 역시 처음엔 한국적인 ‘소나기’ 이미지가 1960년대 브릿팝 가수랑 맞을까 싶었죠. 약간은 ‘날티’ 나고 록적이고…제가 생각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대본을 보니 전혀 그렇질 않았어요. 하지만 대중의 시선이 아니라 그 사람 혹은 그의 속사정을 알고 있는 정말 친한 지인들이라면 그렇게만도 얘기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순수하게 한 여자를 사랑하는 가수도 분명 있었을 거라고 철저하게 믿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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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왼쪽)과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김지철의 말에 랑연은 “브릿팝을 기준으로는 생각을 못했다”며 “줄리로서 ‘첫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썼기 때문에 토속적인 소재나 첫사랑에 대한 내용이 이질감이 들지 않은 것 같아요. 드라마 속에서의 줄리와 잭 모습이 부각됐다면 이질감이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음악적인 걸 강화하고 적합하게 과거 신에서 조금씩 나오다 보니 묘하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거든요. ‘소나기’를 한국적으로만 풀었다면 작곡 자체를 다양하게 못했을 거 같아요.”

여배우로서 한 남자가 순정을 바치는 첫사랑으로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해 랑연은 “감사하다”면서도 “모든 분들의 기호를 맞춰 줄 수 없는, 마니아형 생김새라 쑥스럽다”고 덧붙인다.

“좀 쑥스러워요. 첫사랑이라는 자체가 아름답게 꾸며져 있잖아요. 사실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어서 부담감도 있어요.”

김지철은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을 억지로 대입시키기 보다는 ‘첫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애틋함에 주목한다고 털어놓았다.

“제 첫사랑을 대입시키지는 않았어요. 제 오랜 친구가 그렇게 된(세상을 떠난) 적은 있어요. 그 친구에 대입시킨 건 아니지만 제가 겪었던 그 일이 생각나긴 했죠.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애틋함에 저도 모르게 제가 가진 감성을 표출하는 것 같아요. 맹목적으로 그 첫사랑 밖에 안보이는 것 같아요. 다른 건 전혀 안보이죠.”


◇딜런 토마스의 시처럼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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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이해를 해야 대본이나 가사가 외워져요. 이해를 하면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외워지거든요. 그런데 ‘리틀잭’은 못외우겠는 거예요.”

김지철의 말처럼 ‘리틀잭’의 대사와 가사는 시적이고 은유적이어서 앞뒤 문법이 맞지 않거나 의미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엄청 대사를 빨리 외운 거면 정말 빨리 이해를 한 거네”라는 랑연의 물음에 김지철은 “이해가 아니라 빨리 인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외워지지 않는 곡 중 하나가 ‘올 어바웃 미’(All About Me)다. 극의 두 번째 넘버로 ‘여긴 나의 무대 날 공짜로 만날 순 없어, 널 만나기 위해 1000번의 데모를 녹음했어…리틀잭이 노래하네’는 후반부 ‘끝없이 메마른 사막, 널 향한 갈증에 헤매이는 나…내 머리 위를 맴도는 까마귀들은 내 눈을 쪼아 먹으려 기다려, 리틀잭이 울어대네’ 등의 가사로 바뀌어 전혀 다른 곡처럼 리프라이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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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랑연(왼쪽)과 김지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약에 취해 같은 곡을 부르는데 왜 가사까지 바뀌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창작진들의 고심을 제가 이해 못한 상태에서 그냥 부르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마이너로 음만 달라져도 되지 않냐고 다미로(음악감독) 형에게 물었죠. 영화 ‘도어즈’ 중 약에 취해 까마귀가 날아오르는 환상을 보는 장면을 그리고 싶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인정했어요. 3, 4곡이 정말 안외워졌었는데 인정하고 나니 그냥 (입에) 붙더라고요. 그런 게 재밌어요. 저희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한정적인데 그릴 수 있는 건 무한대잖아요.”

김지철의 말에 랑연은 “줄리 노래는 그 자체로 함축적이어서 툭툭 가사만 전달해도 알아들을 거라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줄리 노래만 들으면 이해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앞에서 잭들이 다 설명해주니 줄리의 노래들이 살죠. 그래서 줄리로서 노래하면서 감동받는 가사들이 많아요. 줄리가 일기를 쓰면서 부르는 ‘너에게로 가는 길 리프라이즈’에서 ‘이제 너를 떠나가’를 반복하다가 ‘이제 나를 떠나가’가 딱 한번 나오는데 그 단어 하나하나 바꾸는 게 임팩트가 되게 강해요. 줄리로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랑연의 ‘계절의 꽃들을 기타가 노래했지’와 김지철의 ‘유’ 그리고 ‘마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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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계절의 꽃들을 기타가 노래했지.”

랑연은 뮤지컬 ‘리틀잭’ 중 가장 좋아하는 가사로 ‘너에게로 가는 길’의 이 부분을 꼽았다. 초연부터 무심코 가장 좋다고 꼽은 이 가사에 대해 랑연은 “재연을 하면서 더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냥 그 문장이 예뻤어요.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그냥 예뻐서 좋았던 그 가사를 재연하면서 생각해 보니 또 좀 달라요. 4계절 내내 노래하라는 거잖아요. 계절의 꽃들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노래해주길 바라는 거고 ‘너에게로 가는 길’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잭을 표현하는 노래기도 하죠. 꽃들이 잭이기도 하지만 줄리이길 바라는 말이라고 생각하니 더 좋아졌어요. 잭과 줄리를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가사가 아닐까 싶어요.”

김지철은 잭과 줄리가 함께 부르는 ‘유’(You)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서로의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을 노래하는 곡으로 커튼콜에서 다시 한번 불리기도 한다.

“두 번째 무대에 설 때까지만도 신나고 기쁘기만 했어요. 그랬는데 3회차부터는 웃을 수가 없는 거예요. 다시 줄리가 나타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곡이라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다르게 부르게 됐어요. 다시 함께 오른 지금의 무대랑 과거 줄리와 함께 했던 공연이 오버랩되면서 너무 고맙고…얘(줄리) 가사를 잘 못듣겠고 커튼콜 때는 얼굴도 잘 못보겠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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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과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애정곡 ‘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 김지철은 ‘리틀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곡으로는 ‘마이걸’을 꼽았다.


“부르면 부를수록 다른 노래예요. 다미로 형이랑 얘기하면서 정해지지 않은 음의 곡이라고 했는데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모아 두고 공연을 하는 이유는 결국 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이 노래가 그녀가 있는 곳까지 닿기를 바랍니다…라는 마음이 모든 가사에 축약돼 있죠. 과거와 지금의 잭 심경까지요.”


◇‘리틀잭’의 키워드! 김지철의 별과 랑연의 순간·영원

“그 비유가 너무 좋았어요. 공연을 하면서 와 닿았죠.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시나 예쁜 글귀를 보고 감동받거나 하진 않는데 그 순간이 갑자기 훅 들어와서 코끝이 찡할 때가 있어요. 사람이 사람과 마주했을 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거나 잊어버릴 수도 있죠. 하지만 (마주한) 그 순간만큼은 기억하니까요. 별이라는 단어가 좀 특별해진 것 같아요.”

김지철은 뮤지컬 ‘리틀잭’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별’을 꼽았다. “별이 반짝이면서 플레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고 있는 것 같아, 사람이 카메라처럼 찰칵하고 눈을 깜빡이면 그 순간이 영원이 된다”는 줄리의 말에 “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별과 더불어 김지철은 비에 대한 찬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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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비가 오면 잠이 와요. 어떤 기억이나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비가 너무 좋아요. 비를 맞는 것도 너무 좋고…뭔가 차분해지고 편해져요. 좀 어른이 되는 느낌이죠.”

“전 반대로 되게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랑연은 ‘순간’과 ‘영원’을 ‘리틀잭’의 대표 키워드로 꼽았다.

“아름다운 것들을 시구로 만든 딜런 토마스의 시가 줄리의 시가 되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순간, 영원이 제일 와닿아요.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기 위해 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카메라와 기타를 장치로 쓰고 그래서 노래가 되고…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이거든요. 순간, 영원으로.”


◇잭이 잭에게, 줄리가 줄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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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틀잭’의 김지철(왼쪽)과 랑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랑연이랑 서윤 누나랑 첫 대본리딩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왜 줄리를 확실하게 잡지 못했을까 조금 답답하고 아프게 다가왔어요. 첫 리딩이 그렇다 보니 그 어떤 궁금증을 가질 틈도 없었어요. 대본 자체가 너무 감동적으로 와 닿아서 질책보다는 그 감정을 온전히 들려드리고 싶었거든요.”

잭으로서 잭에게 궁금한 건 없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김지철은 “줄리나 잭이 어떻게 표현되면 좋겠는지를 랑연이랑 같이 얘기하질 못했다. 그런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는지 랑연이한테 묻고 싶었다”고 했다.

“작년에도 오빠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잭들 분량이 너무 많아서 대사와 가사는 물론 무대 위 공기와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사실 상대방이 아닌 저를 못믿기 때문에 맞춰보자,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 하는 건데 극의 성향상 얘기를 나누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그리곤 지난해부터 함께 해 익숙한 잭들과 달리 처음 호흡을 맞춘 김지철과의 무대가 “그래서 달랐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짜여진 동선이 있다 보니 줄리는 많은 연습을 통해 잭이 이끄는대로 움직여야 해요. 하지만 지철이랑은 라이브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즉흥적인 감정이나 에너지들을 주고 받는 느낌이죠. 그렇다고 말도 안되게 엉뚱하게 넘어가진 않아요. 순간순간의 즉흥적인 감정을 주면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죠.”

콘서트 형식의 ‘리틀잭’이니까 할 수 있는 무대라고 입을 모은 두 사람은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이라며 “(무대에 오르는) 텀이 길어지면 빨리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고 아우성이다. 그리곤 다시 한목소리로 외친다.

“오늘도 재밌을 것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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