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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당신들은 미쳤다” 방탄소년단과 입맞춘 EDM 끝판왕 체인스모커스

입력 2017-09-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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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 공연 한장면 (사진제공=현대카드)

 

심장을 둥둥 뛰게 만드는 전자음이 혈관을 타고 온몸의 피를 뜨겁게 만들었다. 아슬아슬, 노출 심한 의상을 입은 청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방방 뛰는 모습에 동공이 저절로 커졌다.



행여 뛰다 무릎이라도 나갈까 점잖게 앉아있으려니 좀이 쑤셨다. 무대 위의 디스크자기는 흡사 신흥종교의 교주처럼 쉴 새 없이 ‘푸처핸접!’((Put your hands up)이라고 외쳐댔다. 젊음이 요동치는 이곳은 강남의 어느 클럽이 아니다. 전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이하 EDM) 디스크자키 겸 프로듀서 체인스모커스(알렉스 팔, 앤드류 태거트)의 내한공연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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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 공연 한장면 (사진제공=현대카드)

 

체인스모커스는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로 한국 팬들을 만났다. 이들은 2015년 EDM 페스티벌인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 참여 차 내한한 적 있지만 단독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체인스모커스는 씨엘, 빅뱅 등 K팝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후 이들은 첫 정규앨범 ‘메모리스…두 낫 오픈’(Memories…Do Not Open)의 메가 히트로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번 공연 역시 앨범 발매 기념 월드투어 일환으로 이뤄졌다. 음악계 최고히트상품인 EMD 끝판왕의 귀환 소식에 ‘놀 줄 아는’ 음악 팬 8500명이 티켓 매진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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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 공연 한장면 (사진제공=현대카드)

 

채 어둠이 깔리기 직전인 7시 15분, 크리스 출신의 DJ 닉 마틴이 무대에 오르며 서서히 예열을 시작했다. 놀 준비가 된 관객들은 마틴의 선곡에 준비운 동마냥 몸을 풀었다. 잠실 실내체육관은 한 워터파크 CF마냥 ‘하태하태’졌다. 

 

약속의 시간 8시 30분. 어둠 속에서 체인스모커스가 무대 위에 오르자 이미 발화점에 달아오른 잠실 실내체육관은 삽시간에 열기로 불이 지펴졌다. 1층, 2층, 3층까지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인파는 너나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뛰기 시작했다. 

 

클럽에서나 볼법한 ‘부비부비 댄스’를 추는 커플들, 월드컵 응원가를 부를 때처럼 깡총깡총 뛰기만 하는 40대, 팔다리를 좌로 우로 꺾는 웨이브를 시연하는 10대들까지. 온갖 종류의 댄스를 볼 수 있는 광란의 파티였다. 한층 달궈진 무대 위로 수십개의 레이저빔과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며 눈과 귀를 현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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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 공연 한장면 (사진제공=현대카드)

 

무대 위 2.5m 높이 단상에서 이를 내려다보는 체인스모커스는 검지와 중지만 쓰는 디제잉으로 8500여 관객을 호령했다. ‘더 원’(The One), ‘언틸 유 워 곤’(Until you were gone), ‘로지스’(Roses), ‘브레이크 업 에브리 나이트’(Break up every night), ‘웨이크 업 얼론’(Wake up alone), ‘올 위 노우’까지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자신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퀸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디제이 모나코(DJ Monaco)의 ‘에브리타임 위 터치(Everytime We Touch)’ 등을 자신들의 곡과 리믹스해서 선보이기도 했다. 메가 히트곡 ‘파리’(Paris)를 부를 때는 한국 관객 특유의 ‘떼창’이 터졌다.

앤드루 태거트는 “우리가 가본 곳 중 가장 큰 외침이다. 당신들은 정말 미쳤다”며 관객을 독려했다. 팬서비스도 화끈했다. 무대 위를 좌로, 우로 쉴 새 없이 뛰어다녔고 스탠딩석으로 내려가 관객들과 손을 잡거나 관객과 동화돼 ‘셀카’를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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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6 더 체인스모커스’ 공연 한장면 (사진제공=현대카드)

 

한국의 아이돌 스타 방탄소년단은 ‘깜짝 손님’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5월 ‘2017 빌보드 뮤직어워즈’에서 만나 꾸준히 음악적 교감을 나눴다. 체인스모커스는 18일 발매되는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LOVE YOURSELF 承-Her)의 수록곡 ‘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를 공동 작업해 화제를 모았다.

체인스모커스는 이날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자신들의 SNS에 ‘Tonight will be full of surprises’(오늘 밤은 놀라움이 가득찰 것이다)라고 적으며 방탄소년단의 참여를 기대케 했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두 가수는 체인스모커스의 최대 히트곡 ‘클로저’(Closer)를 함께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 곡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곡이다. 리더 랩몬스터는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만난 체인스모커스가 한국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면 와달라고 초청했다”며 “다들 멋있게 즐겨서 기분좋다. 우리 새 앨범에도 체인스모커스가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체인스모커스는 앙코르 곡으로 ‘돈 렛 미 다운’(Don‘t let me down)을 마친 후 “서울 땡큐 소 머치’라며 쿨하게 작별을 고했다. 이날 체인스모커스의 공연은 1시간 30여분. 여느 내한스타보다 길지 않았지만 마치 900분처럼 하얗게 불태운 90분이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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