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새로운 연금투자 수단으로 각광받는 ETF

지난해 총액 35조 41% 급증↑ 거래대금 1조원 육박
펀드 운용비용도 일반펀드 보다 작고 자산 변동 적어

입력 2018-01-16 07:00
신문게재 2018-01-16 12면

18011523

요즘 ‘상장지수펀드(ETF)의 시대’의 흥행이 거세다. 국내 ETF의 일평균거래대금이 코스피시장 전체 일평균거래대금의 25% 수준까지 상승하며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TF는 상장된 개별기업의 일반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한 것도 인기의 한 축이다. 여기에 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장점까지 부각되면서 새로운 연금투자 수단으로까지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덱스펀드+주식

ETF(Exchange Traded Funds)는 지수를 추종한다는 면에서 보면 인덱스 펀드와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장중 거래시간에는 증권사를 통해 전화 주문을 하거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MTS) 등으로 실시간 매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인덱스 펀드에 비해 현금화 기간이 짧다. 인덱스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합쳐 만들어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ETF가 다른 상품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수수료가 싸다는 점이다. 일단 직접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일반 펀드에서 징수하는 판매 보수와 수수료가 없다. 그만큼 일반 펀드에 비해 전체 수수료가 저렴해진다.

펀드 운용비용 자체도 일반 펀드보다 적다. 펀드 운용역이 직접 운용하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펀드 내 자산 변동이 적다. 자산의 매매 빈도가 적기 때문에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장기 투자를 할 때 ETF의 이런 특징은 전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특징은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 할 수 있다. 일반 펀드는 투자하거나 환매할 때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ETF는 투자 혹은 환매하는 당일에 거래를 종결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지난해 순자산 35조원…ETF 전성시대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최대 호황을 맞았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ETF의 순자산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35조6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급증했다. 1년간 ETF 시장에 순유입된 자금은 4조3000억원에 달했고, 일평균 거래대금도 9792억원으로 24.0% 늘었다.

신규 상장 종목 역시 74개로 사상 최대규모를 자랑했다. 전체 ETF 종목은 전년보다 27.0% 증가한 325개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코덱스(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무려 132%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이 각각 22%, 26%였던 것을 감안하면 100% 이상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외 타이거(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129.2%), 타이거(TIGER) 200IT레버리지(109.4%) 등도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국내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 순자산은 18조8662억원으로 53%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0년대 초반 도입 초기 시장을 선점해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22.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그 뒤를 KB자산운용이 8.4%로 뒤쫓고 있다.


◇ 연금대상 확인 후 투자

ETF의 이런 특징들은 연금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포트폴리오를 자주 교체하는 적극적 투자자에게는 매매가 편하고 매도대금이 빨리 들어와서 좋다. 진득하게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수수료가 저렴해 환매 시 부담이 없다.

많은 투자수요 덕분에 ETF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상장지수증권(ETN)도 자산총액이 올해 50% 이상 늘어났다. 일평균거래대금도 449억원으로 39.0% 늘었고, 상장 종목도 39.4% 증가했다.

다만 연금에서 모든 종류의 ETF를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TF 중에는 지수를 1.5배 혹은 2배의 비율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있고,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형 ETF’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두 유형의 경우 수익률 변동이 심해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연금 투자 가능 대상에서 제외했다. 퇴직연금에서는 일부 다른 파생형 ETF에 대한 투자도 불가능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금을 판매하는 모든 금융회사가 ETF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ETF 투자가 가능하려면 해당 금융회사가 관련 시스템을 제공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TN을 포함한 전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도 문제점은 남아 있다. 지난해 ETF 종목 중 일평균 거래량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치는 저유동성 종목은 73% 달했다.

해외 기초자산 상품은 헤지 비용도 부담을 줬다. 거래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유동성공급자(LP)에 이어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할 유동성기여자(LC) 제도를 ETF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하종민 기자 aidenha@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