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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철강업계, 동남아시장 공략도 녹록지 않다

대미 수출길 중단으로 동남아 공급과잉 우려...전 세계에 부정적 영향

입력 2018-03-06 17:32
신문게재 2018-03-07 1면

미국의 강력한 통상제재에 직면한 국내 철강업계가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장선점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같은 처지에 놓인 글로벌 업체들까지 너도나도 동남아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길이 막힌데다 대체시장 개척도 쉽지않은 상황이어서 철강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라 추가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를 대비해 국내 업계는 신도시 개발과 인프라 확대로 건설 경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동남아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의 경우 철강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나라로 꼽힌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건설 시장의 지난해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9.7% 증가한 130억 달러를 기록, 향후 10년간 연평균 7.5%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코트라 측은 “도로, 철도, 공항 등 베트남 교통 인프라 시장 역시 베트남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2026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철강업계는 오래 전부터 동남아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세아제강은 ‘베트남 스틸파이프’ 등 2개의 공장을 운영중이고,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세아스틸비나’(SSV) 제2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인도네시아 법인인 ‘크라카타우 포스코’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 글로벌 업체까지 기존 물량을 상쇄하기 위해 대체 시장으로 몰려, 결국 동남아 지역에서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공통적으로 그리는 대안은 미국 현지법인 생산과 동남아 등 새시장 개척 두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며 “대미 수출길이 막힌 글로벌 철강사들의 관심이 특정 지역에 몰릴 경우 전세계 철강가격은 떨어지고,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역시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발(發) 무역전쟁에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이 보복무역을 공식화하는 등 무역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동남아 시장에서의 공급 과잉이라는 부정적인 굴레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업체들의 미국쪽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 자국 내 혹은 타 시장으로 돌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동남아가 상대적으로 수입 규제가 낮기 때문에 업체들이 주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미국에 수출하던 물량이 글로벌로 나오면서 전세계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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