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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전면전…美 ‘대규모 관세폭탄’ vs 中 ‘수출제한 카드’

트럼프 “USTR, 중국이 美기술 등 불공정 정책에 관여했다 결론 내려”
2000억弗 관세부과 품목에서 아이폰 등 297개는 제외
中, 지난해 대미수출 규모 1299억弗…수출제한 등 비대칭 보복 예상

입력 2018-09-18 13:54
신문게재 2018-09-19 21면

China US Tariffs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쇼핑몰 부근에서 애플 맥북 컴퓨터 광고 판 위로 행인들이 비치는 모습. (AP=연합)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절반가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미중간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에서 이번 관세부과 조치가 “중국이 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에 관한 수많은 불공정 정책과 관행에 관여하고 있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결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관행들은 분명히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번영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우린 조치될 필요가 있는 변화의 유형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왔고, 우리를 공정히 대우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중국에 주었으나, 지금까진 중국이 이러한 관행을 바꿀 의사가 없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관세부과 대상인 중국산 제품 규모를 ‘2000억 달러’로 유지했으나, 앞서 발표한 관세 품목 6031개에서 애플의 주력상품인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등 297개 품목은 제외했다. 애플은 앞서 공청회 기간에 2000억 달러 규모 대중 관세폭탄으로 자사 제품이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관세율도 연말까지는 10%로 부과했다. 이는 관세 부과 대상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용품과 소비재가 대거 포함돼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우려를 해결할 많은 기회가 중국에 있었다”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중국 지도부가 그들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끝내는 신속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이달 말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중국은 1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관세 조치에 나서면 필요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5055억 달러 규모이고, 미국의 대중 수출이 1299억 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미국의 관세공격에 양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맞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지난 7월 이후 미중 양측은 이미 총 5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관세폭탄을 주고받았다. 중국은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이 이 조치를 실제로 실행하면 총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카드를 소진하게 되므로, 이후 미국의 ‘관세폭탄’ 물량공세에 동등한 방식의 대응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확전은 자제하면서도 미국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비대칭적인 보복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중국 전·현직 관리들과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은 공급체인상 핵심인 중간재와 원자재, 부품 등의 수출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입을 피해를 우려해 이번 관세부과에서 면제된 물품들은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부의 행정적 관리 수단을 동원해 자국 내 미국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거나 미국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카드도 예상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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