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의 심경 토로 “끓어오르는 분노 혼자 참았다”

입력 2018-10-19 15:51

611211110012773439_2[1]
남궁인 페이스북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20대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잔혹하게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담당의가 참혹한 심경을 전했다.

19일 남궁인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아침 이후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며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병원에 실려온 날을 회상했다.

남궁 교수는 “피해자는 일요일 아침에 들어왔다.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데,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갔다”고 내원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남궁 교수는 피해자의 복부와 흉부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하나도 없었으나 목과 얼굴, 두 손에는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고 말하며 상처가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남궁 교수는 “참담한 죽음이었다.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이미 온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왔다. 그는 여기서 죽었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며 피해자의 숨이 멎은 당시 순간을 전했다.

남궁 교수는 “고인과 유족에게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는 나름대로 참담했지만, 잠깐 만난 환자와 생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을 비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소라 기자 blanc@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