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거장의 노래·여신의 몸짓 ‘블록버스터’ 클래식…‘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 발레 ‘마타하리’ ‘라 바야데르’

[Culture Board]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 지휘자 유진 콘,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 임영인
국립발레단 ‘마타 하리’, 1993년 강수진의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마타 하리’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 10번
‘라 바야데르’,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발레 블랑, 파드되 등에 루드비히 밍쿠스 음악

입력 2018-10-25 07:00
신문게재 2018-10-25 11면

Untitled-4

그야 말로 ‘블록버스터’다. 이름과 제목만으로도 ‘거물급’이며 마스터피스들이다. 3대 테너이자 오페라의 제왕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2년 만에 일곱 번째 내한공연(10월 26일 잠실실내체육관)을 갖는가 하면 대한민국 발레의 양대산맥인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Matahari, 10월 31~11월 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세종문화회관·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제작하는 ‘라 바야데르’(La Bayadere, 11월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관객들을 만난다.


테너와 바리톤으로 음역대를 오가는가 하면 3700회에 이르는 공연, 9번의 그래미상 수상, 프랑스 레종 훈장, 영국 기사 작위 등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플라시도 도밍고는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1957년 바리톤 가수로 데뷔해 1961년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알프레도 이후 50년 넘게 테너로 활동하다 2007년 바리톤으로 전향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2년만에 7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사진제공=풀앤푸시, 푸르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국립오페라, 런던 로열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등 최고의 오페라극장 무대에 섰던 그는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팝가수 존 덴버와 함께 한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로 크로스오버, 뮤지컬 등으로 활동영역을 꾸준히 넓혔다.

올해로 77세인 플라시도 도밍고는 최근까지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해 새 앨범 ‘Encanto Del Mar-Mediterranean Songs’을 발매하고 팬들을 만났다.

더불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6-2017 시즌작 ‘나부코’의 나부코 역, ‘라 트라비아타’의 조르조 제르몽 역으로 출연하는 등 여전히 최고의 현역 오페라 가수다.

1991년부터 한국을 찾은 플라시도 도밍고의 일곱 번째 내한공연에는 그와 꾸준히 호흡을 맞춘 지휘자 유진 콘(Eugene Kohn),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Ana Maria Martinez) 그리고 임영인이 함께 한다.

프로그램 역시 그의 다채로운 활동영역의 곡들로 채워진다.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Die Walkure)의 ‘겨울 폭풍은 달빛에 사라지고’(Wintersturme), 지오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Andrea Chenier) 중 ‘조국의 적’(Nemico della patria), 스툴로 이 베르트 오페라 ‘사랑의 속삭임’(La del soto del parrai)의 ‘이제 행복한 시간들’(Ya mis horas felizes…Quiero desterrar) 그리고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와 함께 불렀던 모레노 토로바(Moreno Torroba)의 오페라 ‘놀라운 일’(Maravilla) 중 ‘사랑, 내 삶의 모든 것’(Amor, vida de mi vida)을 선사한다.

플라시도 도밍고
24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플라시도 도밍고(오른쪽)와 함께 무대에 오를 지휘자 유진 콘(왼족)과 소프라노 임영인(사진제공=PRM)

 

그는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와 함께 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 중 ‘울어라! 눈물들이여’(Orfanella il tetto umile...Figlia al tal nome),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의 ‘가련한 내 운명이여’(Dite alla giovine), 카빌레로 오페라 ‘아프리카의 듀오’(Ei duo de la africana)의 ‘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해 주오’(Comprende lo grave…No cantes mas), 소로자발의 ‘장미꽃다발’ 중 ‘나는 일터에 오랫동안 있었어요’(Hace tiempo que vengo al taller)로 하모니를 이룬다.

이외에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이트’(Tonight),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의 ‘메들리’(Medley) 등이 공연된다. 내한 공연마다 그렇듯 올해 역시 ‘그리운 금강산’으로 마무리된다는 귀띔이다. 

 

마타하리
‘마타 하리’ 연습실(사진제공=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의 ‘마타 하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실존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재조명이다.

 

‘마타 하리’의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Renato Zanella)는 1993년 강수진 현 국립발레단장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던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마타 하리’를 통해 안무가로 데뷔했다.

25년만에 다시 ‘마타 하리’ 안무가로 참여한 그는 “지난해 마타 하리 처형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문서, 증거, 진술서 등이 공개되면서 그의 삶과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 ‘마타 하리’는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처형당한 비운의 여성이 아니라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무용수로서의 삶과 여정을 따른다.

마타 하리가 수감됐던 감옥 12번방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마타 하리’의 1막에서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배운 동양의 춤을 선보이며 최고의 댄서이자 아티스트로 성공하는 마타 하리(김지영·박슬기·신승원, 이하 공연일 순)의 삶을, 2막은 스파이 활동을 하면서도 발레리나를 꿈꿨던 마타 하리와 발레 뤼스 그리고 처형당하는 장면까지를 다룬다.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 교향곡 5번과 10번의 구조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마타 하리’는 이야기와 안무에 맞춰 음악을 덧입히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음악을 먼저 선택했다. 레나토 자넬라는 “궁정주의와 암흑의 시기를 드러내면서도 희망이 서려 있으면서도 마타 하리가 댄서로 성공을 거두는 시기에 준비되던 전쟁과 스탈린의 광기 등을 표현할 군사적인 색채가 강한 음악”이라고 선택 이유를 전했다. 

 

마타하리
‘마타 하리’ 연습실(사진제공=국립발레단)

 

“한곡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진 음악으로 새로운 모티프와 요소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그를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을 확실히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관객이 무용수들의 역할 연기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상황 자체를 살 수 있도록 했죠.”

새로워진 ‘마타 하리’에는 마타 하리와 유일한 사랑이자 마타하리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그녀를 평범한 여자로 만들어준 러시아 장교 마슬로프(이재우·김기완·박종석)를 비롯해 남편 매클라우드(이영철·송정빈·김희현)를 비롯해 보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극장장이자 에이전트 아스트뤽(이수희·송정빈), 프랑스 정보국의 라두 대위(박종석·하지석·김기완), 독일 정보국의 칼레(변성완·김희현·정영재), 연인이자 은행가 루소(정영재·박종석·이영철), 마타하리 삶과 평행선을 그린 발레 뤼스의 중요한 인물들인 설립자 디아길레프, 무용수 니진스키(허서명·김명규A·변성완), 카르사비나(박슬기·박예은·정은영) 그리고 마타하리를 잇는 새로운 스타 콜레트(신승원·정은영·한나래)까지 등장한다.  

 

[프로필 사진] Denis Rodkin_Portrait
‘라 바야데르’ 솔로르 역의 데니스 로드킨(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레나토 자넬라는 “마타하리의 진술서를 읽으면서 그녀는 남자들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여성해방을 외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혁명 이후의 프랑스는 새롭고 특출난 것을 찾는 사회였고 마타하리는 그런 시대에 의해 스타가 되고 파멸했다”며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사람’을 강조했다.

”마타하리는 역사의 희생양이었어요. 20세기 초반을 산, 굉장히 불공정하게 총살당한 마타하리는 자유를 누렸고 자신과 남자들을 사랑했죠. 무용수나 안무가로서 마타하리의 예술적 측면을 보면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기도 했어요. 결과가 아니라 자유를, 사랑을 선택한 사람으로서 마타 하리를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세종문화회관의 공동 프로젝트 ‘라 바야데르’는 고전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가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만든 3막짜리 작품이다.

 

1877년 초연 당시 반향을 일으킨 작품으로 “발레 블랑(백색 발레), 남녀의 애틋한 파드되(2인무) 등의 완성”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프티파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인도의 무희’라는 제목답게 이국적인 배경과 음악, 드라마틱한 이야기 그리고 150여명의 무용수, 400여벌의 의상 등이 동원된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힌두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스베틀라나 자하로바·홍향기·김유진·강미선)와 라자왕의 용맹한 전사 솔로르(데니스 로디킨·이현준·이동락·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솔로르를 바라보는 공주 감자티(강미선·최지원·예카트리나 그라시우크·서혜원), 니키아에 사랑을 거절당한 최고 승려 브라만(곽태경)을 중심으로 펼쳐가는 사랑과 배신, 복수와 화해의 대서사시다. 

 

[세종] 라 바야데르- 3막 망령들의 왕국-1 ⓒ유니버설발레단
발레극 ‘라 바야데르’ 중 ‘3막 망령들의 왕국(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3막 도입부의 ‘망령들의 왕국’에 등장하는 ‘발레 블랑’, 인도무희들의 물동이춤·부채춤·앵무새춤 등 다양한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는 상관없는 무용의 모음곡 또는 소품집), 파워풀한 전사들의 북춤, 2m에 달하는 코끼리, 고난이도의 황금신상 춤 등 강렬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바 바야데르’의 또 다른 매력은 이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음악이다. 발레 ‘돈키호테’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루드비히 밍쿠스(Minkus, Ludwig)의 몽환적인 음악으로 꾸린다. ‘돈키호테’ 이후 프티파를 만나 활발하게 활약했던 밍쿠스는 스페인 투우사, 집시, 인도의 무희 등의 색채를 고스란히 살려 극찬을 받은 작곡가이기도 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