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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컨테이너선은 속타는데…실적 순항하는 벌크선사

입력 2018-11-18 14:28
신문게재 2018-11-19 8면

(사진) AEX 노선에서 운항중인 현대포워드호
현대상선 유럽(AEX)노선에서 운항 중인 현대포워드 호.(현대상선 제공)

 

해운업계가 장기적 불황에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의 업황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은 유가 상승과 운임 회복 지연으로 여전히 적자가 쌓이고 있는 반면, 벌크선사들은 안정적인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팬오션·대한해운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상선은 지난 14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영업손실이 12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1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직전분기 기록했던 1998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적자규모가 감소했으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약 317.3% 가량 확대된 수치다. 올 들어 누적 적자가 벌써 493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인 4063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현대상선이 이번 3분기에도 실적에서 고꾸라진 이유는 유가 영향이 크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료유 단가는 톤당 445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인 2분기에 비해 10.4%,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3.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력사업인 컨테이너부문에서의 유류비 부담도 전년 대비 731억원 상승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최근 유가 상승 움직임과 오는 2020년부터 본격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저유황유 사용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화주들에게 유가할증료 적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실효성 차원에서 의문이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팬오션 펄프 운송선 HALOPHYLA 호
팬오션이 운영하고 있는 펄프 운송선 할로피라 호. (팬오션 제공)

 

반면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팬오션은 이번 3분기 영업이익 575억원을 기록하며 19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10.2% 늘어나며 안정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대한해운 역시 3분기에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1.9%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자회사로 SM상선을 편입했으나 올해부터 다시 연결 법인에서 제외하면서 매출 규모는 감소했으나 적자 부담도 함께 줄어들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속에서도 벌크선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운임 상승 효과 때문이다. 벌크선사들의 운임을 측정하는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145포인트였다가 올 들어서 꾸준히 상승하며 3분기 평균으로는 1607포인트를 기록했다. 중국이 원자재 수입량을 늘리면서 벌크선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국내 벌크선사들의 장기운송계약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벌크선사 관계자는 “최근 벌크선사들의 장기계약 수주가 늘고 있다”며 “장기전용선 계약은 운항 시 사용하는 유류비용을 운항 후 정산하는 특성이 있어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바로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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