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B그라운드]지하 기계실, 무대 밑부터 옥상식당까지! ‘활짝’ 열린 옛 동숭아트센터

서울문화재단 옛 동숭아트센터 매입해 아트청으로 재단장, 설계 공모 당선작 파운드 스페이스
재개관 과정과 지하2층부터 6층 옥상식당까지 예술가와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텅빈곳’ 아트 프로젝트
18시간 디제잉 티렉스, 금일휴업, 본파이어, 백종관의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일일댄스 프로젝트 아이고, 노니의 극, 장 2019 등 진행

입력 2019-03-22 20:00

[붙임3] 동숭아트센터 설계 당선작_Found space1
예술청으로 재개관될 동숭아트센터 설계 당선작 ‘파운드 스페이스’(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설계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파운드 스페이스’(Found Space)는 발견되지 못한 공간, 예상치 못한 일들을 콘셉트로 합니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 5월 매입한 동숭아트센터가 예술청으로 재개관되는 과정을 예술가와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21일 종로구 동숭동 옛 동숭아트센터에서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예술청 TF팀장을 맡고 있는 남미진 서울문화재단 경영기획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외관만 바뀌는 게 아니라 공간 자체가 어떻게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운영 계회을 세워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예술인들과 공론화 작읍 운영 방식을 얘기 중입니다.”
 

예술청1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으로 재개관할 동숭아트센터의 지하 2층부터 6층 옥상식당까지를 공개한다. 사진은 지하 2층 기계실(사진=허미선 기자)

남 팀장은 이어 “20일부터 7월까지 격주 수요일마다 운영방식 논의를 위해 현장 예술인, 시민 등과 함께 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10번 운영한다”며 “또 하나는 ‘텅빈곳’이라는 아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비어있는 공간을 하반기 착공까지 비워두지 않고 예술인들과 어떻게 변할 것이고 가능성을 펼칠 수 있을지를 실험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예술가들이 공간 곳곳을 점유해 12개 프로젝트를 통해 상상들을 펼쳐보일 예정이죠.”


◇‘텅빈곳’ 프로젝트, 작업실부터 무대 아래 18시간 디제잉까지

21일 진행된 설명회에서는 12개 프로젝트 중 야리따이호다이의 ‘금일휴업’, ‘본파이어’(Bornfire), ‘티렉스’(T.REX), 백종관의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일일댄스 프로젝트 ‘아이고’, 노니의 ‘극, 장 2019’ 등을 선보였다.

‘텅빈곳’을 총괄하고 있는 양철모 작가는 “빈 공간을 마음대로 쓰는 게 허용돼 프리 프로덕션으로 12팀이 먼저 시작한다”며 “이후에는 알아서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공간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4월 내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개방해서 예술가들이 다 같이 원하는 대로 써보고 다 같이 모여 어떤 공간이 되면 좋을지를 논의해 의견을 모으는 데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예술청2
지하 2층 기계실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영상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사진은 영상 퍼포먼스 공간으로 가는 길에 그대로 남아 있는 기계실 풍경(사진=허미선 기자)

 

동숭아트센터 시절 카페로 운영되던 공간에는 로비의 ‘금일휴업’(23, 24일 로비)이 진행된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꾸렸다. 애니메이션 작가 강민지는 “동숭의 추억, 예술청으로 가는 과정이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질 공간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작업하고 싶었다”며 “벽의 작은 그림들이 모여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설치작가 김준서는 유리병, 공구 등 동숭아트센터에 남은 물건으로 공간을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어떻게 말해야할까’(21, 22, 24일 1층 소극장)에 대해 백종관은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나다가 사라지는 아쉬움에 다시 영화를 떠올렸다”며 “예술청 프로젝트로 끝나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청
지하 2층 동숭홀 무대에서 공연될 ‘본 파이어’(사진=허미선 기자)

“영상들을 조합하는 실험 과정입니다. 상영 중 쉬는 시간에는 관객들의 입출입이 자유로워요. 관객들의 입출입도 퍼포먼스로 규정하고 21, 22일 관객들이 오가는 모습을 담아 풋티지 영상으로 23일 상영할 예정이죠.”

고우(유기농맥주), 유지완(악어들), 최태현(콴프로그램)은 노이즈 퍼포먼스 ‘본파이어’(3월 23일 지하2층 동숭홀)를 진행한다.

 

최태현은 “집에 있는 앰프, 집에서 놀고 있는 앰프 등 사운드 시스템을 모닥불 장작처럼 쌓아두고 불을 피운다”며 “3명의 연주자가 둘러 앉아 협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 가량의 ‘본파이어’는 무대 아래 공간에서 펼쳐지는 디제잉 파티 ‘티렉스’(3월 23~24일 지하2층 무대 아래 피트 공간)까지 이어진다. ‘티렉스’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후 2시까지 18시간 동안 이어지는 레이브파티로 10명이 넘는 디제이들이 흥을 돋운다.


◇일일댄스 프로젝트 ‘아이고’와 고민하고 재생하는 ‘극, 장 2019’
 

예술청3
5층에서 진행되는 창작집단 노니의 ‘극, 장 2019’ 중 ‘#3 주고받고’방(사진=허미선 기자)

 

극장 곳곳을 둘러보는 ‘아이고’(3월 23~24일 지하2층 동숭홀, 기계실, 피트, 1층 소극장)와 노니의 ‘극, 장 2019’(3월 24일까지 5층)도 진행된다. ‘아이고’는 일일댄스 프로젝트로 동숭아트센터 시절에도 목격담이 떠돌던 귀신들이 출몰해 노동요를 부르고 박수를 친다. 이들은 지하 2층 동숭홀에서 이어지는 기계실, 무대 아래, 1층 소극장 등 ‘예술’이라는 ‘노동’의 현장, 예술가들의 땀이 밴 동숭 공간으로 안내한다.

5층에서 진행되는 창작집단 노니의 ‘극, 장 2019’는 4개의 공간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노니의 이미경 드라마트루그는 “4개 공간에 ‘#1 고민하고’ ‘#2 작업하고’ ‘#3 주고받고’ ‘#4 재생하고’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예술청4
5층에서 진행되는 창작집단 노니의 ‘극, 장 2019’ 중 ‘#2 작업하고’방(사진=허미선 기자)

예술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르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공간 ‘고민하고’에 대해 이미경 드라마트루그는 “보기 힘든 자료들을 열람하고 서커스, 연희 등을 리서치하며 난상토론을 벌이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바로 옆에 위치한 ‘재생하고’ 공간에서는 2016년 겨울 304개의 구명조끼에 이름을 쓰고 지우며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애도했던 기억을 소환해 본질을 재생한다.

 

이미경 드라마트루그는 “구명조끼가 본래 가지는 의미를 돌려주는 재생공간”이라며 “실제 재생작업에 동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주고받고’는 실제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이다. 더불어 안무가 김운규를 비롯해 연극배우, 무용수 등 12명의 퍼포머들이 협업해 각자의 몸 해석방식을 종합해 선사한다. ‘작업하고’ 공간에는 예술 노동을 형상화한 타워와 함께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타자기, 재봉틀 등과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이 설치물은 극 하나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형상화한다. 


이들 외에 지하 로비에서 열리는 컨템포러리 연주와 퍼포먼스, 6층 옥상식당에서 진행되는 식재료 보물찾기 ‘제자 백가, 내손으로 한끼’, 심야식당 콘셉트의 ‘버드나무가게’ 등이 마련돼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