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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깊어진 연극 ‘함익’이 마지막까지 던지는 질문 “죽어 있느냐? 살아 있으냐?”

김광보 연출·김은성 작가, 최나라·이지연·오종혁·조상웅·강신구 등의 연극 ‘함익'
여성으로 변주한 셰익스피어의 ‘햄릿’, 2016년 초연 이어 좀더 깊어지고 숙성돼 돌아와

입력 2019-04-12 23:42   수정 2019-05-08 09:53

[세종] 서울시극단_함익_프레스콜_제작진x배우 전체1
연극 ‘함익’ 제작진과 배우들. 왼쪽부터 분식 익 역의 이지연, 함익 최나라, 김광보 연출, 김은성 작가, 연우 역의 조상웅·오종혁(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최나라 배우에게 ‘나이를 먹었구나’라고 얘기했습니다. 함익이라는 내면이 숙성돼 깊은 맛이 나고 있어요. 그게 (‘함익’ 재연의)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일 개막을 앞두고 열린 연극 ‘함익’(4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프레스콜에서 서울시극단장인 김광보 연출은 함익 역의 최나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연극 함익
연극 ‘함익’ 중 함익 최나라(오른쪽)와 분신 익(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연극 ‘함익’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대한민국 현재를 살아가는 30대 재벌2세 연극과 교수 함익(최나라)로 변주한 작품이다.



어머니의 자살이 아버지 함익주(강신구)와 계모 때문이라며 복수를 꿈꾸는 함익과 분신 익(이지연), 그를 흔드는 열혈 연극청년 정연우(오종혁·조상웅, 가나다 순) 등의 이야기다.



◇좀더 깊어진 최나라 그리고 함익의 고독과 감정들

대본을 집필한 ‘썬샤인의 전사들’ ‘목란언니’ ‘그개’ 등의 김은성 작가는 “연극을 좋아하고 희곡을 쓰게 된 작품이 ‘햄릿’이었다. ‘착한 ’햄릿‘이라는 제목으로 쓴 리포트로 칭찬을 들으면서 연극을 할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오래전부터 ‘햄릿’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는 문제의식을 치열하게 가지는 동시에 상업성을 가져야하는 임무를 가진 극장이죠. 장르적 냄새가 나는 희곡을 쓰고 싶었고 오래 묵혀둔 햄릿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시켰죠. 대본 중 상당량의 대사, 연우가 하는 ‘햄릿’에 대해 하는 많은 말들이 저의 메모들입니다.”

이어 “초연과 크데 달라진 건 없다”며 “다만 함익의 아버지 함병주와 약혼자의 어머니인 나영옥 회장이 쓰던 경상도·전라도 사투리를 없앤 정도가 변화점”이라고 덧붙였다. 내용이나 설정, 장면, 캐릭터 등의 변화 보다는 감정의 깊이, 캐릭터 표현 등이 깊어진 것이 달라진 점이다.



2016년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함익으로 돌아온 서울시극단원 최나라 역시 “초연에는 반드시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면 재연에서는 가면을 쓰고 드러내지 못하는 함익의 고독을 좀더 섬세하게 유연하게 찾아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혀 다른 매력의 연우들, 오종혁과 조상웅
 

연극 함익
연극 ‘함익’ 정연우 역의 조상웅(왼쪽)과 오종혁(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번 ‘함익’의 가장 큰 변화는 연우 캐스팅이다. 초연 당시 윤나무가 원캐스트로 소화했던 연우 역은 뮤지컬 ‘그날들’ ‘뱀파이어 아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연극 ‘벙커 트릴로지’ ‘프라이드’ ‘킬미나우’ 등의 오종혁,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빈센트 반 고흐’ ‘빨래’, 연극 ‘네버 더 시너’ ‘도둑맞은 책’ 등의 조상웅이 더블캐스팅됐다.

오종혁은 “뮤지컬을 주로 하면서 생긴 버릇을 김광보 연출님이 잡아주셨다”며 “뜨지 않게 좀더 안정감있는 소리로 천천히 선명하게 대사를 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연우가) 처음 등장해서 배우가 무대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되뇌는 말이 가장 어렵다”며 “무대 위 인물로서 뿐 아니라 오종혁으로서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함익이 저로 인해 변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연우는 함익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열정, 함익에 대한 경외 등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습니다.” 

 

연극 함익
연극 ‘함익’ 중 함익 최나라(오른쪽)와 분신 익(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또 다른 연우 조상웅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서울시극단의 정통 연극, 좋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잘하고 못하고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잘 모르겠지만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조상웅”이라고 표현고는 “처음 대본을 받고 지금까지의 배우는 과정이 행복하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던지는 질문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

“결말은 자살이긴 해요. 하지만 그 죽음은 슬픈 게 아니라 억압된 삶에서의 해탈이죠.”

최나라는 함익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 이렇게 전하며 “함익이 중학교시절 함께 본드를 불던 친구가 스스로 슈퍼맨이 됐다며 날아다니는 환각을 일으켜 죽는 사건이 있었다”며 “그 죽음을 돈으로 무마한 자신에 대한 분노도 있는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세종] 서울시극단 함익_공연사진10_엔딩
연극 ‘함익’의 마지막 장면(오른쪽)와 분신 익(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죽느냐 사느냐 보다 살아 있는 건지, 죽어있는 건지가 중요해요. 복수에 실패하면서 스스로의 삶이 살아 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진정한 해탈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김광보 연출 역시 “자살 과장은 맞다”며 “그 과정으로 가는 길에는 지나온 삶들이 스쳐가지 않았을까 싶어 모래성이 무너지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말을 보탰다. 그렇게 ‘함익’은 마지막까지 묻는다.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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