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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묵직한 서사, 화려한 볼거리, 풍부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뮤지컬 ‘벤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음악감독의 의기투합작 '벤허'
민우혁·박은태·카이·한지상, 박민성·문종원, 김지우·린아, 이병준·이정열, 서지영·임선애, 선한국, 이윤우·이지훈, 이정수, 홍경수 등 출연

입력 2019-08-07 22:36

더 웅장한 스케일로 돌아온 '벤허'<YONHAP NO-2464>
뮤지컬 ‘벤허’(연합)

 

“이성준 음악감독님께 농담 삼아 ‘초연 때는 왜 이렇게 안만들었냐’고 했어요. 신과 신이 넘어갈 때의 대사를 노래화하면서 음악이 주는 영감들, 드라마들을 풀어주는 힘이 추가됐죠.”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넘버 수가 적었던 ‘벤허’(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가 14곡을 추가해 돌아 왔다. 이에 대해 초연부터 유다 벤허로 분했던 박은태는 6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에서 음악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

“대사가 줄고 넘버가 추가되면서 ‘송스루’(모든 대사들이 노래로 진행되는 장르)의 느낌도 들어요. 그럼에도 드라마는 더 탄탄해지고 개연성은 더 많아진 기분입니다. 감정이 노래로 표현되면서 다른 감동으로 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벤허' 실감나는 전투 연기<YONHAP NO-2469>
뮤지컬 ‘벤허’(연합)

 

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벤허’는 서기 26년 로마의 박해로 신음하는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귀족 유다 벤허(민우혁·박은태·카이·한지상,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가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여정을 따른다.

그 여정에는 신분 트라우마로 친구 벤허를 배신하는 메셀라(박민성·문종원),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에스더(김지우·린아)와 그의 아버지 시모니테스(홍경수), 양아버지 퀸터스(이병준·이정열), 어머니 미리암(서지영·임선애), 티토(선한국, 아역 이윤우·이지훈), 로마 총독 빌라도(이정수) 등이 조력자 혹은 적으로 함께 한다.


◇풍부해진 음악, 메셀라에서 벤허로 역할 바꿔 돌아온 민우혁

'벤허' 출연하는 민우혁-린아<YONHAP NO-2462>
뮤지컬 ‘벤허’(연합)
웰메이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음악감독의 의기투합작으로 2017년 초연됐던 ‘벤허’는 방대한 원작에서 추린 묵직한 서사와 전차경주 신을 비롯해 불꽃 튀는 검투신, 노를 젓는 노예들로 즐비한 거대한 전투함의 맨 아래, 남성 무희들의 도발적인 군무 등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하며 호평 받았다.

다소 적은 넘버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벤허’는 14곡의 넘버를 추가해 2년만에 돌아왔다. 재연의 또 다른 변화는 초연의 메셀라에서 유다 벤허로 돌아온 민우혁이다.

“메셀라를 하면서 벤허를 연기하게 될 거라고는 꿈도 못꿨어요. 체격도 그렇고…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들이 힘을 뺄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거칠고 직접적이고 강한 것이 저의 최대 장점이었기 때문에 메셀라가 제 옷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벤허’는 너무 훌륭하고 배우들도 큰 걸 얻어가는 작품이라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죠.”

그런 민우혁을 유다 벤허로 무대에 세운 이는 왕용범 연출이었다. 민우혁은 “왕 연출님께서 저의 새로운 면을 보시고 벤허도 나쁘지 않겠다 해주셨다”고 털어놓았다.

“설레면서도 해낼 수 있을까 했지만 연출님을 믿고 따라왔습니다. 가장 부담스러운 점은 메셀라의 강렬함과 벤허 이미지가 너무 다른데 겹쳐 보이지 않을까 였어요. 잔상을 버리는, 대사 하나 숨소리 하나도 메셀라 같지 않으려고 노력한 작업이었죠. 벤허로서 메셀라를 바라보는 시선, 그에게 느끼는 감정선들을 좀 더 직접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되는 행복한 과정을 걷고 있어요.”


◇벤허의 갈등, 메셀라와의 우정 그리고 앙상블들의 활약

'벤허' 메셀라 연기하는 박민성<YONHAP NO-2463>
뮤지컬 ‘벤허’(연합)

 

메셀라로 새로 합류한 문종원은 “대결 구도라기 보다 벤허와 메셀라의 우정에 집중하고 있다”며 “평범했던 친구들이 세상과 맞닥뜨리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담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메셀라는 연민이 많이 가요. 마음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나쁜 선택하지만 그 선택의 끝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너무 외로웠을 것 같아요. 거대한 세상에서 작은 두 친구의 숨결을 살려보고 싶어서 계속 공부 중입니다.”

에스더 역의 김지우는 “우리 작품의 진짜 주연은 앙상블 배우들”이라며 “처음부터 단 한순간도 쉬는 때가 없다. 그분들이 모두 만들어주셔서 저희가 힘을 받아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우의 전언처럼 ‘벤허’의 앙상블들은 유대인 노예, 무희, 로마군 등으로 분하며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벤허’의 앙상블 배우들은 2017년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벤허'<YONHAP NO-2461>
뮤지컬 ‘벤허’(연합)

 

“이번 공연을 연습하면서 앙상블 배우들 때문에 반성도 하고 감동도 많이 받았어요. 오프닝의 우리 앙상블 배우들이 하는 것만 봐도 대단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분들을 보면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반성할 수 있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들어요.”

초연부터 벤허로 분한 박은태는 지나치게 기독교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서사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예수와 유다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보다 더 기독교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원작가가 반 기독교적으로 쓰려다가 성경 공부를 계속하면서 결국 예수의 기적을 드러내는 작품을 쓰게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너무 기독교적인 서사가 강해 관객이 부담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그 고민의 결론은 원작을 잘 따라가 보자 였어요. 벤허는 메시아가 나타나 로마에 핍박받는 유대인을 구할 것이라는 예언을 믿으면서도 그 예언이 이뤄지면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벤허가 가진 갈등 포인트들과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에 집중해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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