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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K팝 나라에서 여심 훔친 남자, 션 멘데스

입력 2019-09-27 12:18

Shawn Mendes The Tour 01
션 멘데스 (사진제공=AIM)

 

단언컨대 션 멘데스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방탄소년단 못지않은 K팝 스타가 됐으리라 확신한다. 션 멘데스는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첫 번째 내한공연에서 1만 여 한국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캐나다 출신의 이 세계적인 팝스타는 때로 거칠고 격정적인 연주로, 때로 감미롭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관객과 밀당을 나누며 여심을 쥐락펴락했다. 시종일관 눈웃음을 치며 관객과 눈을 마주하는 건 기본이고 머리 위로 손을 올려 하트를 만드는가 하면 내한스타들이 종종 선보이는 손하트까지 웬만한 K팝 스타 못지않은 적극적인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Shawn Mendes The Tour 06
션 멘데스 (사진제공=AIM)

한국을 대표하는 K팝스타 방탄소년단과 SNS를 통해 함께 협업하자는 약속을 나누기도 한 그의 팬클럽명은 공교롭게도 ‘멘데스 아미’다.  


그래서일까. 공연장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마룬5 등 세계적인 팝스타의 내한 공연을 두루 취재했지만 그 어떤 내한 스타의 공연에서도 이렇게 열정적인 환대는 보지 못했다. 

 

그만큼 관객과 가수가 하나로 밀착돼 공감대를 나눈 탓이다. 관객들의 팔목에 찬 LED 손목밴드는 관객과 가수를 이어주는 컬러풀한 매개체였다. 

 

형형색색의 손목밴드와 관객들의 휴대전화 불빛이 밤하늘의 별처럼 어두운 공연장을 수놓았다. 


첫 곡인 ‘로스트 인 재팬’(Lost In Japan)에 이어 두 번째 곡인 ‘데어스 낫싱 홀딩 미 백’(There‘s Nothing Holdin’ Me Back)을 부를 때부터 이미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히트곡 부자답게 초반부터 잘 알려진 곡을 배치한 선곡에 관객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떼창으로 화답했다.  

 

션 멘데스 역시 좀처럼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기타 연주를 하면서도 무대 끝에서 끝을 휘젓고 다녔고 그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고음을 자랑했다. 때로 젊음의 특권인양 잘 빚어진 팔 근육을 내비치기도 했다.

약 15미터 가량의 장미조형물이 놓인 돌출무대는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션 멘데스는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I Wanna Dance With Somebody)’, ‘라이프 오브 더 파티’ 등을 돌려주며 관객의 넋을 빼놓았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으로 난입하는 퍼포먼스로 음악에 취한 관객들을 깨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움직임에 1층 플로어 관객들이 우르르 움직이는 모습은 흡사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몽환적이었다.

 

Shawn Mendes The Tour 04
션 멘데스 (사진제공=AIM)

  

션 멘데스의 콘서트는 세계적으로 통하는 음악에 국경도, 이질감도 없다는 걸 깨닫게 한 공연이었다. K팝 선두주자 방탄소년단 공연의 마지막 한 조각이 팬클럽 ‘아미’이듯 션 멘데스 역시 관객들에게 “공연을 훌륭하게 만드는 게 뭘까 생각해봤더니 바로 여러분이었다”고 고백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유스’였다.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이곡을 부를 때 그는 “젊음은 나이가 얼마나 많고 적은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자유와 행복이다”고 말했다. 노랫말처럼 젊음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특권인가. 수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즐비한 K팝의 나라에서 션 멘데스는, 그렇게 여심을 훔치며 유유히 떠났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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