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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힘들지만 행복해지는 “생일 축하해요!”…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20년 2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 콤비작, 오용·배해선, 김아영·오소연, 이형훈·오종혁, 김보정·최호승, 임진아·전민준 출연

입력 2019-12-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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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은 양로원에서 도망치는 알런 장면으로 시작한다.(사진제공=연극열전)

 

“(알란이 살아온) 100년의 역사와 그 이후 이야기에 많은 사건들이 있어요. 인간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함께 미래로 전진해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5일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2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지이선 작가는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20년 2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재연의 달라진 점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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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 역의 배해선(사진제공=연극열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Jonas Jonasson)이 2009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더 헬멧’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 ‘모범생들’ 등으로 호흡을 맞춘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의 작품이다. 

 

초연에서 함께 했던 오용과 이형훈을 비롯해 배해선, 오종혁, 김아영·오소연, 김보정·최호승, 임진아·전민준이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 초연됐다 1년여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작품에 대해 지 작가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가상의 이야기를 좀 더 정확하게 구분해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100세 노인 알란의 진정성 “일단 가자!”

“여러 번 ‘가자!’라는 대사가 나와요. ‘지금은 잘했어!’ ‘일단은 가자!’라고 하면서 어디론가 계속 가자고 해요. 수반되는 책임들을 생각하지 말고 일단 가보자고 하죠. 그렇게 본인의 의지로 어딘가로 가보고 누군가를 만나고 조용한 집에서 혼자 지내고 하는 데서 인간적인 면이 확장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연에서 100세 노인 알란으로 새로 합류한 배해선은 이렇게 전하며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있지만 대단히 강조하지 않고 물 흐르듯 얘기한다”며 “책을 읽다 밑줄을 긋는 것처럼 메시지들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부연했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 ‘일단 한번 가보자’ 하죠. 하지만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가지만 혼자 살 수 없어요. 추억하고 생각만 해도 든든해지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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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런은 창문을 넘어 다시 양로원으로 돌아온다.(사진제공=연극열전)

 

그리곤 “100살이라는 상징성을 놓고 고민했다”며 “100살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평생 가지고 있던 성냥도 제대로 소유하지 못하고 빼앗기는, 무기력하고 쓸모없는 물건과도 같은 존재가 됐을 때 삶이나 죽음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사람을 어느날 갑자기 움직이게 하는 힘이 뭘까 생각했죠. 의식 전환이 되는 순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 선입견이나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가게 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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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중 알런 역의 오용(사진제공=연극열전)

◇힘들지만 행복한 “생일 축하해요!”

 

“5명이 에너지 소모를 해야하는 작품이라 어쩔 수 없이 힘든 건 감수해야합니다.”

초연부터 100세 알란으로 분하고 있는 오용의 말에 지난해 알란 3에서 알란 2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 이형훈은 “몸은 작년보다 더 힘든 것 같은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는 공연”이라고 말을 보탰다.

“몰로토프 장면에서는 전부 미소 띠고 있어요. 아름답고 희망차게 마무리되는 구조라 정신적 스트레스 없이 따뜻한 공연이죠.”

알란 3역의 최호승 역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대해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제일 행복한 작품”이라며 “정신적으로 행복한 게 제 삶에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알란 1 역의 김아영은 “제가 ‘공연계의 싸이’여서 아무리 힘들어도 살이 안빠지는데 유일하게 살이 빠진 공연”이라고 신체적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힘들지만 마지막에 ‘생일 축하해요. 알란~’하면서 저도 위안을 받아요. 알란을 위한 인사지만 관객들에게도 하는 말 같아서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요. 관객분들도 저희처럼 위로 받고 희망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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