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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3월 은행권 대출 20조 증가 ‘5년만 최대’…금융기관 건전성 딜레마

입력 2020-04-02 16:04
신문게재 2020-04-03 1면

3_은행대출

 

코로나19 공포가 현금 수요를 폭증시켰다. 신용경색으로 자산 유동화가 어려워지자 경제주체들이 현금에 매달리는 것이다. 특히 미 달러화는 최고 인기다. 그러자 미국은 세계 각국의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기로 했다. 금리 상승과 강(强)달러를 막기 위한 조치다.

 


대출도 가세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주요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은 2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역대급’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8688억원 늘었다. 2015년 9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원화대출이 10조원 이상 늘어난 때는 2015년 10월(14조2840억원)과 11월(13조1099억원), 2019년 10월(10조4353억원) 3차례밖에 없었다.

기업대출이 대폭 늘어났다. 직접금융시장인 주식시장 폭락과 채권시장 경색이 원인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코로나19 피해 지원도 대출을 증가시키는 데 한몫했다.

기업대출 3월 증가액은 13조4568억원으로 전월(3조6702억원)의 4배에 이른다. 대기업 대출은 8조949억원 불어났다. 많아야 2조원 안팎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5조3619억원 늘었는데,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낮춘 영향 탓이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2조7755억원이나 증가했다.

가계도 예외는 아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에 6조6801억원 늘었다. 2015년 11월(10조1822억원) 이후 4년 4개월만에 최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4조688억원 증가했다. 역시 2015년 12월(5조623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진정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택 구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려 전세자금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생활안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신용대출은 3월에 2조2408억원 늘어났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풀라는 정부, 건전성 악화가 우려스러운 금융권, 또 다른 신용경색이 예고되고 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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