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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칼럼] “집값 떨어졌다는데”...실수요자 체감 못하는 집값 하락세

입력 2020-04-27 07:00
신문게재 2020-04-27 13면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부동산 시장이 침묵에 빠졌다.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자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온 여당의 압승과 대출규제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매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변곡점을 맞은 집값 하락세가 수도권 일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른 ‘실망 매물’이 2억~3억원씩 급락한 가격에 나오고 있지만 물량이 많지는 않다. 강남권은 전반적으로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1~2개의 저가 매물이 전체 시세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절벽 현상도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일 현재 811건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월 4336건 대비 81.3%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년 간 월별 거래량 가운데 가장 적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집값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시세도 조정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4월 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값은 0.05% 하락해 4주 연속 떨어졌다. 강남(-0.25%), 서초(-0.24%), 송파(-0.16%) 등 강남 3구 모두 내렸다. 선거 이후 정부규제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오는 6월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다가오면서 일부 급매물이 시세를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은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다. 코로나 쇼크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경기침체,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친 만큼 주택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투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어느 때보다 보수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전’ 성격이 강하다.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 지나고, 다주택자 양도세 혜택도 끝나는 하반기엔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에 풀리는 매물이 없으면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 관망세가 이어지면 매도자와 매수자간 줄다리기도 치열해질 것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더 오를까’ 조바심에 불안한 심리에 매몰돼 추격매수를 하기 보다는 바닥매수를 위해 시세움직임을 끊임없이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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