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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울트라콜 제한 폐기처분… 소상공인 죽이는 ‘깃발꽂기’ 부활

입력 2020-05-06 16:00
신문게재 2020-05-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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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1동에서 굽네치킨 광교1호점과 매탄1동점이 같이 노출되고 있는 모습 (사진=배달의민족 화면 캡처)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논란으로 광고 체계가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며 자영업자간 ‘이전투구’식 영역 확대 광고인 ‘깃발꽂기’가 다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브릿지경제가 경기 수원 광교1동 지역 치킨집 배달의민족(배민) 광고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울트라콜’ 광고를 진행하는 치킨집은 약 80여곳에 달했다. 그 중 일부 치킨집은 5~10개 광고를 여러 지역에서 노출하는 이른바 ‘깃발꽂기’를 하고 있었다. 깃발꽂기는 업주가 지도상에 원하는 지점에 광고를 구매하면 반경 1.5~3㎞ 이내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울트라콜을 무작위로 늘려 노출을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일례로 굽네치킨의 경우 약 4.5㎞ 떨어진 수원 광교1호점과 매탄1동점이 같은 지역내에서 ‘깃발꽂기’로 서로의 영업지역을 침범하며 광고를 하고 있었다. 이럴 경우 결국 광고비 지출이 적은 소규모 매장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굽네, BBQ 등 주요 치킨 가맹 본부는 가맹점간 영업 구역을 명확히 나눠 가맹점주의 영업권을 지켜주고 있다. 굽네치킨은 가맹점당 8000~1만2000세대 정도로 설정했고 BBQ는 약 4000세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행정구역 상 한 개 동별 세대수가 약 4000~6000세대 인 것을 감안하면 프랜차이즈 본부는 동별 한 개의 매장으로 영업권을 지켜주고 있지만 배민 울트라콜이 이런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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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치킨 광교1호점과 매탄1동점 사이의 거리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이 같은 상황은 배민이 지난달 수수료 개편 때 내걸었던 울트라콜 광고 개수를 3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백지화 하면서 발생했다. 일부 소규모 프랜차이즈 점포는 배민이 수수료 인상 논란으로 개편을 철회하며 한 달의 시간이 있었지만 ‘깃발꽂기’ 문제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광고 체계로 돌렸지만 ‘깃발꽂기’를 지역별로 명확하게 제한하거나 광고 개수를 줄일 수 있었는데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원 광교의 한 소규모 치킨 점포 매장 점주는 “이런 구조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매출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빠른 시일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가맹점주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업주들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해결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오픈서비스가 깃발꽂기를 해결할 하나의 방법이었는데 다시 되돌아갔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저희 기업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졌다”며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 등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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