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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딜 시동]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제조업 체질개선 기회로

“해외 기업 유치 정책 참고해야, 대체 가능한 생산 구축체계 중요”

입력 2020-05-26 08:35
신문게재 2020-05-27 5면

SK건설, 사우디 프로필렌 생산 공장 기본설계 맡는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약화되고, 비대면 경제가 부상하는 등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제품을 제조·생산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하늘길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이런 구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이번 사태로 과도한 대중국 의존도까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코로나 이후에는 제조업 환경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제조기업들 역시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에 앞서 ‘포스트 코로나’에 적극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독일과 일본 등 해외 주요 제조 강국들은 산업 데이터의 중요성에 주목해 관련 법령·제도를 정비하고 산업 데이터 활용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도 나서 제조·에너지·유통 등 산업 전반에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해 산업 밸류체인 전 과정을 고도화하는 이른바 ‘산업 지능화 정책’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를 앞당기기 위해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빅데이터·AI 등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 지능형 신제품·서비스 개발, 생산·물류·마케팅 등 지능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밸류체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유턴기업 활성화, 핵심품목 관리, 밸류체인 핵심기업 유치 등으로 투명하고 안전한 첨단제품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대국민담화에서 “한국기업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본격적인 리쇼어링(유턴기업 지원) 정책 추진을 공언하기도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대한상의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중단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을 경험하면서 ‘덜 효율적’이더라도 ‘덜 위험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투명하고 안전한 첨단제품 생산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난해 일본 정부가 단행한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에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활용하는 한편, 해외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국내 기업의 유턴을 독려하고, 글로벌 기업의 유치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생산라인에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작업 방식을 설계하는 등 주요 산업 현장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강화된 규제와 높은 세율은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더 많은 유통기업과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에서 펼치는 적극적인 기업 유치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경직된 노사 관계, 과도한 규제 등 기업들이 그동안 지적했던 부분들을 완화하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미국이나 중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내수가 작아 해외 생산 시스템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 “이에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곳에서 대체가 가능한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처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전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등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독립성을 확보해 각 지역에서 모든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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