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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3대 ‘팬텀싱어’ 라포엠, 유채훈·최성훈·정민성·박기훈 “우리라서 좋아요”

[Pair Play 인터뷰 ①] 오디션 '팬텀싱어3' 우승 라포엠

입력 2020-07-20 17:00
신문게재 2020-07-21 11면

라포엠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 왼쪽부터 테너 유채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저희가 팀으로 결성되고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얘기를 해도, 밥을 먹어도, 해를 보러 가도 재밌고 우리라서 더 기분 좋고…생각이 안나고 감사하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것 같아요.”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유채훈·최성훈·정민성·박기훈)의 카운터테너(Counter Tenor, 팔세토로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는 남성 성악가) 최성훈은 “우리라서 좋다”고 몇번을 되뇌었다. 

 

라포엠 최성훈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의 카운터테너 최성훈(사진=이철준 기자)

“카운터테너는 오페라 무대 말고는 혼자서 해야할 게 많아요. 상대적으로 그 수도 굉장히 적죠. 늘 저는 혼자 노래하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을 했어요. 혼자 견뎌야할 고민들, 걱정거리들이 늘 많았죠. 그렇게 혼자 고민하고 연습하고 레퍼토리를 쌓기 위해 노력하곤 했는데 맘 잘맞는 멤버들을 만나니 순간이 그냥 너무너무 좋아요.”


테너 유채훈과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으로 구성된 라포엠은 보헤미안(La Boheme)과 시(Poem)의 합성어로 유채훈의 설명처럼 “가사 말은 좋고 시적인 메시지가 있는, 공감되는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저희가 결승 1차에서 사실 꼴등을 했잖아요. 사기가 꺾일 법도 한데 오히려 저희끼리 ‘으쌰으쌰’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으쌰으쌰’가 저희의 우승을 만든 게 아닌가 싶어요.”

정민성의 말처럼 라포엠은 결승 1차에서 영화 ‘글라디에이터’ OST인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의 ‘Nelle Tue Mani’와 자우림의 ‘샤이닝’을 선보이며 극찬받았지만 심사위원 점수에서 라비던스(고영열·김바울·존노·황건하), 레떼아모르(길병민·김민석·김성식·박현수)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의기소침이나 좌절 보다는 “으쌰으쌰”를 선택한 라포엠은 생방송 결승 파이널에서 라라 파비앙(Lara Fabian)의 ‘마드모아젤 하이드’(Mademoiselle Hyde)와 베트 미들러(Bette Midler)의 ‘더 로즈’(The Rose)를 선사하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나요. 끝난 지 얼마 안돼서 멍한 기분이죠. 게다가 전혀 예측도 못하고 있었어요. 최종 파이널의 12인, 3팀은 색도 다르고 실력도 너무 쟁쟁하고…8개월을 함께 지내면서 다들 끈끈하게 뭉쳐 있었거든요.”


◇말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우리는 ‘팬텀싱어’ 라포엠
 

라포엠 정민성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의 바리톤 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그저 ‘팬텀싱어’ ‘라포엠’이라는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요.”

이렇게 전한 정민성은 ‘팬텀싱어’와 라포엠에 대해 “식구”라고 정의했다. 이어 유채훈은 “집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라고, 최성훈은 “눈을 감고 뜰 때까지 생각나는 존재, 삶의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삶이 돼버린 존재”, 박기훈은 “너무 감사하고 형들은 선물 같은 사람들”이라고 ‘팬텀싱어’와 라포엠 그리고 서로를 정의했다.

“저는 이 팀의 에너지이자 메인 멜로디를 주로 담당하는 ‘불꽃테너’입니다. ‘불꽃테너’는 방송에서 만든 게 아니고 자칭입니다. 대학시절부터 불려온 제 별명이죠.” 

 

라포엠 박기훈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의 테너 박기훈(사진=이철준 기자)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박기훈은 최성훈에 대해 “우리 팀의 마스코트”라 표현하며 “우리 팀의 필살기니까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최성훈 스스로는 음악적 고민이 적지 않았다. 

 

최성훈은 “음악을 하면서부터 늘 우려했던 고민들이 있었다”며 “음색 자체가 기존 파트와는 성질이 달라서 제가 어떻게 이들과 조화를 이뤄 개성을 살리면서도 카운터테너로서 최성훈도 같이 갈 수 있을까, 내가 어떤 자리에 어떻게 있어야 이 팀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까 등은 제가 계속 가지고 가야할 고민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고민들은 앞으로 음악을 하면서 중요한 포인트기도 하죠. 그 포인트를 멤버들이 같이 잘 만들어줘요. 혼자였더라면 한없이 고민만 했을 거예요. 하지만 가족 같고, 형제 같은 멤버들이 있어서 고민이 아닌 발전하고 제 음악 색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맞았죠.”

그렇게 최성훈은 “제 우려와 고민들과는 달리 이 친구들, 형을 만나면서 카운터테너가 있음으로서 남성그룹이 다양한 레퍼토리, 또 다른 느낌의 곡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알았다”며 “저에게 자신감을 얻게 해준 귀하신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최성훈의 말에 유채훈은 “보통 카운터테너가 있어서 곡 선정이나 음역대 맞추는 게 어렵다고들 생각하시지만 전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않았다”며 “첫 노래를 듣는 순간 매료됐고 저 사람이랑 작업하면 잘 되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음악적인 것 보다는 다른 팀에서 데리고 갈까봐 걱정이 컸어요. 아닌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거나 다른 경연자가 데려가고…잘 안됐어요. 그러다 결국 만나서 해보니 너무 좋았고 이제는 없으면 안돼요.” 

 

정민성은 “이 팀의 기둥이자 가장 저음을 맡고 있는 분위기 메이커”라 스스로를 소개하며 “(박)기훈이의 ‘자기야’에서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국민 자기야’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라포엠 유채훈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의 테너 유채훈(사진=이철준 기자)

 

“리더이자 파트적으로는 기훈이의 메인 멜로디에 쌓는 하이 파트 테너를 맡고 있다”고 소개한 유채훈은 라포엠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에 대해 밝혔다.

“최초로 성악가들만 모인 팀이기 때문에 뿌리는 클래식이에요. 이를 잃거나 변질되지 않도록 하면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중성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글로벌한 도전으로 해외 팬층에게까지 다가가고 싶어요.”

이렇게 전한 유채훈에 최성훈은 “최초로 성악가로만 이뤄진 만큼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와 도전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저희가 정말 잘 할 수 있고, 잘해왔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겐 찾아 듣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계속 구상하고 회의 중이에요. 우리 함께 멀리 가기 위해서.”


◇씨앗 혹은 밑밥 던지는 유채훈, 토양 다지는 정민성, 에너지 더하는 박기훈, 꽃 피우는 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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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 왼쪽부터 테너 유채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제가 라포엠에서 해야 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확실해요. 이 팀의 기둥으로서 초석을 잘 다지면 그 위에 기훈이가 살짝 올라타고, 그 위로 (유)채훈 형님이 올라타고 마지막에 (최)성훈 형이 올라타 꽃을 피워요. 그러다 보면 라포엠이라는 열매가 열리겠죠?”

각기 다른 음색의 세 테너 사이에 유일하게 다른 성부인 바리톤 정민성은 꽤 시적으로 라포엠의 음악, 그들만의 강점인 스토리텔링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 리더 형님(유채훈)께서 다 계획이 있으시다”고 눙쳤다.

최성훈 역시 “채훈 형이 큰 그림을 많이 제시해 주신다”며 “그 동안 겪었던 상황들, 경험을 토대로 한 느낌, 감정을 먼저 제시해주면 저희가 따를 부분은 따르고 아이디어를 붙여 불릴 수 있는 건 불리곤 한다”고 동의를 표했다. 

 

팬텀싱어 라포엠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 왼쪽부터 바리톤 정민성, 테너 유채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사진=팬텀싱어TV 캡처)

 

“네명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의견을 내는 것들이 무너져서 제로가 되지 않고 자꾸 쌓이거든요. 그 의견들이 다를지라도 어느 한 부분에는 도둠되는 생각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형이 큰 그림을 제공해주고 저희가 아이디어를 내고 형이 또 한번 정리해 주고…그러면서 더 단단해지죠.”

최성훈의 설명에 유채훈은 “사실 걱정될 때도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과 방향들을 제시하면 진지하게 듣다가 ‘다 좋다’고 하니까 잘 가고 있는건가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왜 자꾸 다 좋다고 그러지…내가 제일 형이라서 반대를 못하거나 조심스러운 건 아닌가 싶어서 몇번을 물어 봤어요. 계속 묻는데도 진짜 좋다고들 하니까…결국 마음이 통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그리곤 “결승 생방송에서 부른 ‘마드모아젤 하이드’는 민성이가 찾은 곡”이라고 귀띔하자 정민성은 “(유채훈) 형님의 씨앗을 받아서 발아하고 있다”며 껄껄거렸다. 이어 박기훈과 최성훈도 “형은 걱정을 하지만 정말로 좋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막내로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전제를 단 박기훈은 “리더지만 절대 강요를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보탰다.
 

라포엠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세 번째 시즌에서 우승한 라포엠. 왼쪽부터 테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테너 유채훈, 바리톤 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제가 심지어 형이랑 제일 오래, 많이 함께 했는데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막내, 동생들의 의견이라도 존중해 주고 반드시 해봐요. 그러면서 좋은 것,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 주는 리더죠. 그래서 좋은 노래가 나오는 거 같아요.”



◇또 다시 경연을 해야 한다면? “와우~”

“와우~!”

또 다시 경연을 해야 한다면 하고 싶은 음악이나 곡이 있냐는 질문에 유채훈은 환호성을 질렀다. 입가에는 그 어느 질문에 답을 할 때보다 큰 웃음이 걸렸고 눈은 반짝였다.

“막상 경연 중에는 지치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2, 3주는 더 힘들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너무 좋았어요. 지금 한다면 더 즐겁게 할 것 같아요. 라포엠이 리드미컬한 노래들도 잘하는데 경연이다 보니 서정성 있고 파워풀한 곡들을 많이 했죠. 다시 경연 무대에서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아이 노 꼬리다’(AI No Corrida) 같은 펑키하고 소울풀한 곡을 해보고 싶어요.”

유채훈의 말에 최성훈은 “저희 조합이라면 뭘 해도 잘 할 것”이라며 “또 한번 경연을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이 선곡할 때면 새벽 6시에 끝나곤 했는데 저는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노래를 듣고 얘기를 나누며 선곡만하는 그걸 또 하고 싶어요.”

유채훈과 최성훈에 이은 정민성의 바람에 ‘다시 한번 경연’이라는 말에 난색을 표하던 막내 박기훈은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쳤다.

“형들이 한다고 하면 저도 반드시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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