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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연장에 영업시간 단축까지…“자영업자 죽으란 소리”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4단계 지역 식당·카페 영업제한 1시간 앞당겨
'백신 인센티브' 적용했지만 실효성 떨어져
자영업 비대위 전국 차량시위 예고

입력 2021-08-22 14:33
신문게재 2021-08-23 1면

한산한 대학로 밤거리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이 결정난 다음날인 21일 대학로 밤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자영업자는 다 죽으란 소리죠.”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을 거듭하자 자영업자들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수도권만 벌써 세 번째 연장이다. 특히 다음 주부터는 식당·카페의 영업 제한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겨진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전국적인 단체 행동까지 예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방역 조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일괄 적용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다음 달 5일까지 연장했다. 또 다음 주부터는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영업 제한 시간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단축된다.

이에 대해 대학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유성근(56)씨는 “이 자리에서만 17년 동안 장사했는데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 새벽 5시까지 배달하며 버티고 있는데 솔직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나아질 시점이라도 알면 빚이라도 내서 버티겠는데, 기약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1년 반 넘게 지속되며 빚을 내 버티거나 폐업을 결정한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4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7월 기준 역대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폐업 철거 비용을 신청한 건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상공인 폐업 점포 철거비 지원 신청 건수는 1만2128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5962건)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정부는 이러한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고려해 ‘백신 인센티브’를 내놨지만,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하며 오후 6시 이후에도 백신 접종 완료자가 2명이 포함돼있을 경우 최대 4명까지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면역 형성 기간인 14일이 지나간 사람을 말한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기준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접종 완료자는 전 국민의 22.4%에 해당하는 1151만7874명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백신 접종 순서에 따라 고령자가 많아 식당이나 카페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 중에서 백신 완료자 비율은 더 떨어질 것이란 게 자영업자들의 지적이다. 

자영업자 차량시위
지난달 15일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된 자영업자 차량시위 당시 경찰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사진=노연경 기자)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전국적인 단체행동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및 오후 9시 영업제한 등의 조치를 그대로 강행할 경우 전국 단위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관계자는 “회의를 거쳐 차량 시위 날짜와 시간 등을 정할 예정”이라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시위에 참여하고 싶다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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