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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육아고민 미국도 똑같죠, 혼자 앓지 말고 함께 해결해요"

[맘 with 베이비] MOPS 美 거니슨 지부장 로건 겔록

입력 2022-02-08 07:00
신문게재 2022-02-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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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 거니슨 MOPS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로건 겔록은 엄마들이 계속 관계를 맺어 육아 고민과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고민을 헤쳐 나가길 희망했다.

 

미취학 아동을 둔 엄마들의 고민은 전 세계 어디나 꼭 같다. 그래서 엄마들의 모임이 상당히 활성화된 곳들이 많다. 전 세계 71개국에서 10만명 이상의 엄마들이 참여 중인 ‘MOPS(Mothers of Preschoolers, 미취학 아동의 엄마들)’는 가장 대표적인 미취학아동 엄마들의 커뮤니티다. 우리 ‘맘카페’의 온·오프 글로벌 버전으로 보면 된다. 미국 콜로라도의 거니슨 지부장을 맡고 있는 로건 겔록(Logan Gerlock)을 통해 MOPS의 운영 구조와 이 곳에서 이뤄지는 육아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먼저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저는 결혼 9년차 전업주부 로건입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지금 살고 있는 거니슨으로 이주했고 이곳에서 짝을 만나 결혼해 살고 있습니다. 제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출산이나 육아에 관해 이야기 나눌 친구가 없었는데 다행히 주변의 소개로 MOPS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덕분에 7살과 5살, 3살, 8개월 된 네 남매들을 잘 키우며 지부장까지 맡고 있습니다.”


- 한국 엄마들에게 MOPS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지요.

“MOPS는 ‘미취학 아동의 엄마들’의 약자입니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함께 모여 삶과 육아 여정을 공유하는 모임입니다. 1973년 2월 미국 콜로라도주 휘트리지에서 8명의 엄마들이 첫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봉사자들이 자녀를 돌보는 동안 서로 이야기하며 웃고 밥 먹고 공예체험을 했다고 해요. 이때부터 MOPS의 개념과 형식이 짜여졌다고 합니다. 우정과 창의적 배출, 교육을 통해 여성들은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48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정신이 계승되어 전 세계 71개국, 1만 3000명의 엄마들이 600개 이상의 그룹을 결성해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에서도 10만 명 이상의 엄마들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MOPS는 오랜 세월 동안 발전해왔고 지금도 엄마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해 계속 적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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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PS 모임에서는 아이들이 봉사자들의 돌봄을 받는 동안 엄마들끼리 육아에 과난 정보와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 MOPS에서 로건의 역할은 어떤 것인지요.

“운이 좋게 미국의 작고 아름다운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거니슨의 지부장을 맡고 있어요.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 지부는 미취학 아동 엄마뿐 아니라 18세 이하 자녀를 둔 모든 맘들과 소통을 위해 ‘Gunnison MOPS’와 ‘MOMSnext’로 발전시켜가고 있습니다. 다문화 엄마들과 함께 하려 작년부터는 스페인어 통역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MOPS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종교나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엄마들과 힐링 시간을 가지며 사랑과 기쁨을 나누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업체들과 엄마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나가기도 합니다.”


- MOPS의 주요 활동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지요.

“한 달에 세 번 정기 모임을 갖습니다. 둘째와 넷째 주 수요일 아침에는 브런치를 먹으며 대화하고, 식사 후에는 문화체험 시간을 갖지요. 테이블마다 ‘멘토 맘’들이 있어 함께 웃음 꽃을 피우고 서로를 격려합니다. 아이들은 엄마들과 분리되어 연령별로 나누어진 교실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받습니다. 셋째 주 수요일 저녁 모임에서는 오직 엄마들만의 만찬 시간이 준비됩니다. 이 시간들이 정착되면서 남편들이 이날 만은 일찍 퇴근해 육아를 맡아주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엄마들은 지역 레스토랑에서 특별한 시간을 갖고 우정을 나누고 육아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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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PS 커뮤니티 오프라인 모임에서 엄마들이 육아 관련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

 

- MOPS 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을 특별히 느끼시나요.

“지난 5년 동안 그룹을 이끌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엄마들이 사랑과 배려를 느끼고 새로운 우정을 쌓으며 자신들을 성장시키고 모성애의 여정을 즐기는 법을 배워나가는 모습 하나하나에 감동받고 있어요. 하지만 1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모임을 갖지 못해 가장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다 지난 해 9월에 다시 모임을 가졌고, 엄마들이 많은 후기들을 올려줘 울컥했습니다. ‘다시 함께 해서 행복하다. 진짜 너무 좋았다.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편안하고 행복했다’는 글을 올려 주기도 했어요.”


- 엄마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육아의 고충은 없나요.

“아이들은 매일 제게 기쁨을 줍니다. 방금 다섯 살짜리 아들이 세 살 여동생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비트리스, 가방 지퍼를 채우는 게 힘들지. 내가 도와줄께’. 이처럼 그들이 서로를 사랑할 때 제 마음은 기쁨과 감사함으로 폭발합니다. 그들이 소파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껴안고 있을 때, 작은 일이지만 서로를 도울 때 엄마로서 행복함을 느낍니다. 물론 매일매일 육아에 어려움을 겪기는 해요. 아이들이 정해놓은 규칙들을 안 지킬 때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엄마로서 본보기가 되고 싶지만, 저 또한 실수를 하거나 게을러 질 때, 네 아이 육아로 내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을 때 속상해요.”


- 남편이 육아에 많이 가담해 주는지요.

“모든 면에서 남편은 제 파트너예요. 남편은 퇴근 후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에 제가 8개월짜리 막둥이를 침대에 재우고 있으면 남편은 세 명의 큰 아이들이 잠옷을 입도록 돕고, 양치질을 돕고, 잠자리 동화를 읽어주고, 야간 기도 하는 것까지 도와 줍니다. 육아로 지친 제게 휴식을 주기 위해 매년 혼자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며칠 동안 시댁으로 여행을 가 주기도 해요. 결혼 전부터 최고의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 싶다고 줄곳 말해 온 그는 가족을 우선시하는 멋진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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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인생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경건함을 가르쳐 훌륭하게 성장시키고 싶어요. 남편에게는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운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친구에게는 정직하고 너그럽고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내면으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 하는 것이 삶의 목표입니다.”


- 한국의 엄마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용감한 생명체가 바로 ‘엄마’입니다. 엄마들이 뭉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모성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살기에 믿음이나 지위, 문화가 각자 다를 것이지만 ‘엄마’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함께 할 때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육아는 정말 힘들지만, 혼자 고통스러워 하지 말고 다른 엄마들과 관계를 맺기를 바래요. 서로 격려하고 모성애의 기쁨과 도전을 나누며, 엄마로서 이 아름다운 역할을 함께 잘해보길 기대합니다. 한국 지역사회에서 MOPS 그룹을 만들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시스템부터 코칭, 훈련까지 MOPS International에서 가이드 해 드릴 겁니다.”

김현주 맘스커리어 미국특파원 겸 브릿지경제 통신원 pr@mamsc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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