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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수주랠리에 웃지 못하는 속사정…"인력난 어떡하나"

입력 2022-02-14 16:20
신문게재 2022-02-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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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세계 조선 업계 최초로 ‘부력체 탠덤 공법’을 선박 건조에 적용한 모습. (연합뉴스)

 

국내 조선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는 눈앞에 닥친 ‘인력난’ 걱정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전체의 지난해 수주량은 174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중국의 2292만CGT에 밀리며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8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추후 전망도 밝다.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기조와 맞물려 노후 선박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친환경 선박을 교체하는 추세다. LNG선은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갖는 선박으로 발주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NG선 가격도 치솟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LNG선 가격은 2억1400만달러로 전달 (2억1400만달러) 대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최근 수주 실적은 호황기였던 지난 2009년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 조선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호황기를 맞기 전까지 오랜 기간 수주 절벽을 견디는 동안 고강도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그때 숙련공들이 대거 이탈했고, 최근까지 신규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 안팎에서 인력 부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조선업 종사자는 9만2809명이다. 2017년 종사자는 10만9901명으로 4년 만에 15% 줄어든 셈이다.

선박은 수주부터 설계, 건조, 인도 과정까지 보통 1~2년이 소요된다. 조선업계에서 인력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은 선박 설계가 끝난 뒤 건조에 들어갈 때다. 지난해 공격적인 수주가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조선업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인력난을 겪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업 생산 직접직 인력 대비 향후 필요 인력’ 자료에 따르면, 최대 8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선업은 강도 높은 노동 대비 저임금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과거 조선업에 몸담았던 숙련공들 역시 건설, 플랜트 업계 등에서 조선업 종사 당시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 한때 조선소에 몸담았던 한 근로자는 “다른 현장에서 노동강도는 훨씬 덜한데 임금은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호황기를 지나 암흑기에 접어들면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다시 조선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숙련공 모집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지자 기술연수생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취업준비생들은 힘들고 위험한 조선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업계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유입을 위해 나름대로 신규 채용 확대 등을 고민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숙련공들이나 새로운 인력들을 조선업계로 유입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뒷받침으로 처우가 개선되면 인력 모집은 현재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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