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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플라스틱 심은데 플라스틱 난다?… 무한 재활용 시대

[테크리포트] 석유화학업계, ‘순환경제’ 기여할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에 집중

입력 2023-01-16 07:00
신문게재 2023-01-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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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석유화학업계가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친환경 사업의 영역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원료로 사용하는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는 바로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재활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오염된 폐기물도 활용이 가능하며 복잡한 분류·선별 과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재질까지 분해해 원료를 추출할 수 있어 폐기물과 자원 낭비를 줄이면서도 물리적 재활용의 단점을 보완할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물리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선별·분리 및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공정이 단순하고 비용이 저렴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존에 활용해왔으나 품질이 저하되는 한계로 인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는 추세다. 

 

 

◇ 재활용 플라스틱 품질 저하 문제 보완할 ‘해중합·열분해’ 기술

 

롯데케미칼 재활용 페트(C-rPET)(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재활용 페트(C-rPET)(사진제공=롯데케미칼)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해중합, 열분해, 정제로 구분된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그중 해중합과 열분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중합(解重合)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단위체로 바꾸는 기술로, 플라스틱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해중합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은 페트(PET), 폴리우레탄(PU) 등으로 한정적이지만 현재 SK지오센트릭, 롯데케미칼, SK케미칼 등의 화학기업들이 꾸준히 연구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울산에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기술을 한데 모은 종합단지 구축을 추진 중인 SK지오센트릭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해중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관련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에 지분 10%를 투자했으며, 해중합 기술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오는 2025년까지 울산에 조성할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부지 내에 연산 8만4000톤 규모의 해중합 설비를 지을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페트(PET) 생산기지인 울산공장 일부를 개조해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시범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재활용 원료인 BHET(해중합된 단량체)의 투입 설비 건설과 제품 양산을 위한 중합 공장 테스트를 마쳤으며, 약 20일 간 4200톤 규모의 제품을 시범 생산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1년 4월 자원선순환 생태계 구축과 친환경제품 판매 확대를 목표로 울산공장을 화학적 재활용 사업의 전초기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 공장(BHET 생산)을 4만5000톤 규모로 신설하고, 여기서 생산된 BHET을 투입해 다시 PET로 만드는 11만톤 규모의 C-rPET 생산 설비를 2024년까지 신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 SK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수요에 발맞춰 해외 기업과 손을 잡고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 중국 그린소재기업 슈에와 합작투자법인(JV)을 설립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 합작법인은 연간 1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r-BHET)를 생산하는 해중합 공장과 이를 원료로 20만톤 규모 화학적 재활용 페트, 코폴리에스터 생산공장을 건설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 혼합 플라스틱도 재활용 가능한 ‘열분해’ 기술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사진제공=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사진제공=GS칼텍스)

 

해중합 기술과 함께 석유화학업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은 ‘열분해’ 기술이다. 열분해는 무산소 상태에서 폐플라스틱에 높은 열을 가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등으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해중합 기술과 달리 혼합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LG화학 등이 열분해 공장 구축 및 기술 활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칼텍스는 2021년부터 최신 열분해 기술이 적용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의 원료로 투입해 자원 순환형 석유제품 및 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향후 실증사업 결과를 활용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이후 100만톤 규모까지 이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제품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부터 11월부터 약 1년간 900톤의 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를 생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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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폐어망으로 만든 열분해유 원료.(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의 경우 충남 당진에 플라스틱 초임계 열분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에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이 적용되며, 내년 완공 후 상업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C도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SKC는 2021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일본 벤처기업 칸쿄에네르기와 열분해유 사업을 추진 중이며 3만5000톤 이상의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공장을 올해까지 구축해 상업 가동한다는 목표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열분해 방식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내년까지 개발해 내재화한다는 방침이다.

컨설팅업체 삼일PwC에 따르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19년 368억달러에서 2027년 약 63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대부분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순환경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화학적 방식 도입이 필수인 만큼 업계의 시장 진입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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