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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당 3000원 안 넘긴다더니”… 서울우유, 편의점 흰우유 ‘꼼수 인상’ 논란

대형 할인점 3%, 편의점 4.9% 인상...유통채널별 차등 납품가 ‘꼼수’ 지적
‘나100% 우유 1ℓ’ 편의점 납품가 3200원 책정...‘인상 최소화’ 약속 불이행 논란도

입력 2023-09-13 06:00
신문게재 2023-09-13 2면

서울우유, 10월부터 편의점 가격 인상<YONHAP NO-3264>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서울우유 제품 모습. (사진=연합)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이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 납품하는 1ℓ 흰우유 제품을 4.9% 인상하기로 하면서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의 물가안정 요구에 가격 인상 자제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유통채널마다 인상분을 다르게 해 결국 편의점 판매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소비자 심리적 저항선인 3000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최근 편의점들에 다음 달 1일부터 회사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인상 폭은 4.9~27.8%다.

세부적으로 1ℓ 흰 우유 제품 ‘나100% 우유’ 가격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오른다. 200㎖ 흰 우유는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300㎖ 제품도 165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다. 1.8ℓ 제품 가격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인상된다. 가공유와 요거트도 오른다. 가공유는 300㎖ 제품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오르고,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인상된다.

이는 지난 7월 낙농진흥회가 음용유용 원윳값을 ℓ당 88원(8.8%) 오른 1084원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가공유용 원유 기본가는 ℓ당 87원(10.9%) 오른 887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 ‘꼼수 논란’이 나오는 까닭은  1ℓ 흰 우유 제품의 상승 폭 때문이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달 29일 대형 할인점에 납품하는 ‘나100% 우유 1ℓ’ 출고가를 3% 가량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00원을 넘지 않는 2000원대 후반으로 소비자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통상 유업체들은 원유 가격이 오를 때 인건비와 유통비 등 나머지 부대비용도 함께 반영해 출고가를 인상한다. 원윳값이 ℓ당 50원 오르면 출고가를 약 60~70원가량 올리는 식인데, ‘나100% 우유 1ℓ’의 평균가인 2800원대 후반에서 3000원 넘지 않도록 3%만 인상한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소규모 점포인 편의점 출고가 인상률은 대형 할인점보다 약 2%포인트(p) 높게 책정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울우유가 정부와의 ‘인상 최소화’ 약속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식품 물가 인상 조짐이 보이자 지난 8일 식품·외식업계 22개사를 불러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었지만, 앞서 3% 인상안을 발표한 서울우유는 소집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는 채널별 가격 정책이 다르다는 것이 소비자 관점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우유는 대형 할인점,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등 3종의 유통채널에 대해 개별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대형 할인점의 판매가격이 가장 저렴하고 편의점이 가장 비싼 순이다. 서울우유는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을 제외한 SSM 납품가 책정도 남아있다.

이에 대해 주부 이효정(서울시 용산구)씨는 “1ℓ 흰우유 가격이 3000원을 넘지 않기로 약속했으면, 어디서 사도 3000원을 넘지 말아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대형마트에서 사면 3000원이 넘지 않고 편의점에서 사면 3000원이 넘는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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