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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주저 앉나…포스코 등 철강업계 아세안 2위 태국서 고전

입력 2023-10-31 06:14
신문게재 2023-11-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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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용광로 모습.(사진제공=광양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가 올 들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최대 철강 소비국으로 꼽히는 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철강업계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줄곧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1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 사이에 끼이면서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유럽시장조사업체 GTA에 따르면 올 1~4월 한국산 철강 제품의 태국 시장 누적 점유율은 약 11.8%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어든 것으로 1위 일본, 2위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추격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기간 일본과 중국업체는 각각 36.7%, 29.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의 맹추격을 받던 일본은 2021년부터 점유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최근에는 경쟁 상대국들을 여유롭게 따돌리는 모습이다. 실제 일본 철강업체들은 태국에서 올해에만 2조195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중국 업체들은 일본의 66% 수준에 불과한 1조7599억원, 우리나라는 이보다도 훨씬 적은 71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본업체들이 시장 방어에 나서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매출은 2021년부터 정체 상태다.

반면, 일본과 함께 매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중국은 시장 점유율도 10.4%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한국 기업과 경쟁 자체가 안 된다는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과 러시아 기업도 올해 시장 점유율이 각각 12%, 29.8%까지 치고 올라왔다.

중요한 대목은 태국이 아세안에서 2번째로 철강 소비가 많은 나라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란 부분이다. 철강재 소비는 한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가 속도는 5배 넘게 가파르다. 지난해에만 1640만톤의 철강재가 태국에서 소비됐고, 올해 4월까지는 전년보다 6% 가량 더 많은 철강을 썼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철강 소비는 1%를 조금 넘는다.

태국에 진출한 포스코와 KG스틸,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도 이 점을 고려해 공세를 펼쳐왔다는 점에서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지 기업과 합작사 형태로 진출한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3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2030년 글로벌 매출 100조원을 목표한 포스코는 이곳에서만 목표치의 30%를 달성한 셈이다. KG도 4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동국과 세아 등도 각각 3조122억원, 2조51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은 정부 차원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건설, 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철강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관세가 없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등을 이용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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