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괴로운 당신, 생각 감옥에 갇히셨군요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닉 트렌턴의 '생각 중독'

입력 2024-03-16 07:00
신문게재 2024-03-15 11면

24031335
(일러스트=백승민 기자 optimaporma@viva100.com)

저자는 미국의 작가 겸 라이프 코치이자 자칭 ‘사람 관찰 전문가’다. 그는 이 책에서 왜 우리는 늘 불안과 후회 속에 살면서, 생각하면 할수록 불행해 지는지 그 이유와 해법을 이해시켜 준다. 저자는 “티베트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면서 “생각 과잉은 현대의 새로운 유행병이며,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머지않아 최고의 사망 원인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생각이 너무 많으면 인생은 지뢰 밭을 기어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2024031501050006926
생각 중독|닉 트렌턴|갤리온

◇ 가장 집요하게 괴롭히는 ‘생각 과잉’

 

 

생각 3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저자는 ‘생각 과잉’이 여러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자극이 지나치게 과한 세상에서 극도로 긴장한 채 과도하게 머리를 쓰면서 살고 있다. 시시각각 자기 생각을 의식하는 때가 많고, 자기 생각을 부단히 통제하고 조정하려 하고,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고, 위기가 닥칠 때 문제 원인을 자신으로 돌리고, 스스로 선택한 일을 자주 의심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상황을 반복한다.



저자는 생각 과잉으로 이어지는 ‘불안’의 주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자기 자신이다.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더 불안이 심한 성향을 타고 나기도 한다. 다음은 환경이다. 어수선하거나 어둡고,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비롯되는 경험들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가운데 ‘환경’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많은 생각으로 생기는 불안은, 우리로 하여금 가장 두려운 상황을 상상하게 만든다. 사소해 보이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습관 때문에 불안이 커져서 생각 과잉에 빠질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잘 살려면,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환경이 아니라 딱 필요한 만큼의 스트레스가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면서 “살면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생각 과잉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스트레스 날려 버리기

 

생각 5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저자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며 ‘A4 스트레스 관리법’을 권한다. A4는 회피(Avoid)와 변경(Alter), 수용(Accept), 적응(Adapt)을 뜻한다. 그는 “스트레스 중 많은 부분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피할 수 있다면, 특히 그것이 노력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회피’하라”고 조언한다. 피할 수 없다면 상황 ‘변경’을 시도하고, 바꿀 수 없다면 ‘수용’하고 ‘적응’해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라고 말한다.

널리 활용되는 또 다른 기법은 ‘스트레스 일기쓰기’다. 생각 과잉에 빠졌을 때 드는 오만가지 생각과 느낌, 그 원인으로 짐작되는 것 등을 수첩에 15분~20분 정도의 짬을 내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마무리는 가능한 긍정적이고 균형적이고 평온한 것이 좋다. 그러면 차츰 좋은 감정으로 초점이 옮겨진다. “내 관점을 서서히 바꾸면, 스트레스 받는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에도 긍정적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저자는 확언한다.

‘5-4-3-2-1 그라운딩 기법’도 있다. 불안과 공황이 시작되는 느낌이 들면 주변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만질 수 있는 네 가지, 냄새 맡을 수 있는 세 가지,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맛볼 수 있는 한 가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오감(五感)에 집중함으로써 생각 과잉에 빠진 뇌를 ‘리세팅’하는 것이다. ‘이야기 치료법’도 있다. 크고 두려운 문제를 작고 쉬운 문제로 분해(해체)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불안에서 벗어나기

대체로 시간을 잘 관리하면 스트레스도 잘 관리된다. 불안 유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잘못된 시간관리’다. 의식적으로 시간관리를 해 일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해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불안을 줄일 필요가 있다.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할 일의 목록을 정기적으로 만들고, 실제 우선순위를 솔직히 반영해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표를 작은 단위로 나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일에 시간을 덜 쓰도록 삶을 약간 제한한다. 급한 일,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로 등급을 매겨 우선순위대로 행한다.

‘아이젠하워식 관리법’도 시간관리에 도움 된다. 중요도와 급한 순서를 기초로,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까지 업무 우선 순위를 매겨 실행하는 방식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은 당장 처리하고,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언제 할지를 결정해 놓고,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일은 가급적 위임하고,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는 일은 지워버린다.

‘스마트한 목표 설정’도 유용한 방법이다. 목표를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가능하며(measurable) 달성가능하게(attainable) 수립하되, 가치와 관련되어야 하고(relevant) 기한이 있어야(time-based) 한다. 합리적인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 특정 시간대를 정해 특정 업무에만 집중함으로써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그 일정표에 지배당해선 안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 자기 마음을 다루는 훈련

 

생각 4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불안이 극에 달하거나 통제불능 상태라고 느낄 때는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방법 가운데 ‘자율이완 훈련’이 있다. 힘을 빼고 묵직해진 몸, 몸의 온기, 심장 박동, 호흡, 배의 감각, 이마에 느껴지는 서늘함 등 6가지를 연습해 생각과 감정을 통제한다. 편안히 앉거나 누워 ‘나는 완전히 평온하다’라는 말을 되뇌면서 규칙적으로 천천히 호흡한다. 사이사이에 같은 말을 반복하며 다양한 신체 부위의 감각을 느낀다.

다음은 ‘유도 심상’이다. 편안한 자세에서 다양한 감각을 기분 좋게 자극할 장소를 떠올린다. 자신을 행복하거나 평안하거나 기운나게 하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그곳의 냄새와 색, 소리, 촉감, 맛 등을 상상하거나 직접 상상의 스토리를 지어내도 좋다. 유도심상은 잠재의식 속에 묻힌 지혜에 접근하거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나 우울감 등을 관리하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도 있다. 몸이 이완하면 정신도 이완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편안한 자세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러 신체부위를 옮겨 다니며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걱정 미루기’다. 당장 걱정거리가 생겨도, 나중에 걱정하도록 미래의 어느 시간을 따로 정해놓고 걱정하는 시간도 제한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 결코 스스로 불안에 빠지지 말라

거의 모든 생각 과잉의 이면에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이런 사고 패턴을 더 긍정적인 태도로 바꿔 정신 건강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가장 먼저, 자신이 빠지기 쉬운 인지 왜곡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흑백논리 사고는 가장 일반적인 인지왜곡 중 하나다. 지나친 일반화나 개인화 역시 불안감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인지왜곡이다.

‘ABC 모델’이 있다. 어떤 행동을 촉발하는 선행 사건(Antecedent)과 그로 인한 행동(Behavior)과 결과(Consequence)를 기초로 기존 행동을 더 잘 파악하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촉발 요인과 결과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역기능적 생각 기록하기’도 있다. 부정적 사고가 들 때마다 잠시 멈추어 그 생각에 앞선 장소나 상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인지 왜곡 유향을 확인한 후 합리적 반응을 생각해 보는 방법이다.

사고 패턴을 바꾸는 데 효과적인 것이 ‘행동 실험’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신념을 명확히 표현하고, 그 생각과 신념이 거짓일 수 있다는 가정 아래 가설을 세우고, 그 신념이 거짓임을 나타내는 증거나 과거의 경험을 생각해 본다. 같은 방법으로 주변 환경을 관찰해 신념이 거짓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파악하고, 기존 신념을 의심할 만한 이유를 발견하면 그에 따라 사고 패턴을 바꾸도록 하며 자존감을 높인다.



◇ 인생을 낭비 않는 오늘의 생존전략

 

생각 2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저자는 태도와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다섯 가지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당장 실행에 옮기되, 할 수 없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최선이다.

두 번째는,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다. 세 번째는,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족한 것에만 오롯이 집중하느라 가지고 있는 좋은 것 들에 감사하는 법을 잊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는,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태도다. 저자는 “의식적 인식과 도움이 되는 행동은 다른 어딘가가 아닌 현재에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이다. 저자는 “‘만약’이라는 가정은 생각과잉에 가장 빠지기 쉬운 방법”이라며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마음 졸이면 결국 계속 나쁜 일을 기다리는 셈”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반추(反芻)’는 불안을 키우고 비생산적으로 만드는 생각 과잉이라며, 자신의 생각이 진짜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반추인지 자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