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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에 '허우적'…동박업계 "출구를 찾아라"

전방산업 수요 부진·원가 부담 심화에 수익성 악화
동박 3사, 고정비 절감 추진·하이엔드 시장 공략 등 자구책 마련

입력 2024-05-09 06:44
신문게재 2024-05-10 5면

동박
SK넥실리스가 제조한 이차전지용 동박.(사진제공=SK넥실리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여파가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업계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주요 동박 기업인 SK넥실리스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업황 부진이 가시화되자, 업계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이달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SK넥실리스가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시행하는 희망퇴직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넥실리스의 모회사인 SKC는 최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큰 과제는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읍 공장의 물량을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이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고정비 감축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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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C는 수요 부진과 전력비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7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9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기도 했다. 이에 앞으로 국내 정읍 공장은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 설계와 연구개발(R&D)을 담당하도록 하고, 제품 양산은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전력비와 인건비가 저렴해 원가 경쟁력을 키우는 주요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SKC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주요 고객사 인증과 중장기 공급계약 등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연속 적자를 낸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에도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차 등 전방산업이 주춤하고 해외 공장 건설·운영 고정비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솔루스첨단소재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동박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하이엔드 동박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동박적층판(CCL) 고객사를 통해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부터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될 ‘초극저조도’ 동박에 대한 제품 공급 승인을 받았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제품이다. 이번에 솔루스첨단소재가 승인받은 초극저조도 동박은 표면 거칠기를 0.6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낮춘 하이엔드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초극박’ 동박 또한 솔루스첨단소재가 지난해 국내기업 중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공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하이엔드 동박시장에서 솔루스첨단소재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동박업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 중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해외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약 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황보다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원가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말레이시아에 이어 스페인, 북미에 동박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북미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해 현지 지방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스페인 공장은 부지 선정을 확정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공장을 찾아 원가 경쟁력 확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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