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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배터리 글로벌 승부수는 ‘안전성’ 강화에 있다

입력 2024-08-07 13:52
신문게재 2024-08-08 19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대규모 화재로 안전이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공을 들이는 K-배터리는 성능과 안전성을 비중 있게 끌어올리고 있다.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 등을 센서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BMS(배터리관리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술이 제대로 평가받을 때가 온다. 안정성에 국내와 글로벌 전기차 보급의 미래가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는 아직 크고 작은 균열이 있을 수 있는 초기 시장 단계다. 전기차 캐즘(Chasm)이라 불리는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감소 또는 느린 수요 향상을 딛고 주류시장에 안착하는 동력을 일궈야 한다.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를 전화위복으로 반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충전설비의 위험성을 제거해 전기차를 매력 있는 상품으로 돌려놓는 게 초미의 현안이다.

화재 예방과 대응 관련 기술 개발을 밑천으로 중국 업체들과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화재 위험으로 리콜 경력이 있고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중국산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방식 배터리와는 초격차 수준으로 차이를 벌려야 할 것이다. 중국과 경쟁 중이라 해서 반사이익만 노릴 수는 없다. 배터리 산업이 성장 기조라는 중장기 관점에 기대서는 안 된다. 올해는 특히 1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매출이 역성장할지 모를 고비다. 전기차 기피 조짐이 없게 하는 전략은 수익성이 둔화된 배터리 제조사들의 하반기 실적 회복과 연관이 있다.

지향점은 역시 내연기관 대비 낮은 화재 빈도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충전 중, 배터리 결함, 충돌과 함께 ‘원인 미상’까지 원인인 것이 전기차 화재다. 그만큼 모든 유형의 배터리 화재와 진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국내 배터리 업체라고 화재 위험성과 불안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보조금으로 수요를 늘리고 규제로 생산을 확대한 데서 한발 나아가 안전을 추가하는 정책으로 선회해야 악재가 되지 않는다.

기존 파우치형과 원통형, 각형 배터리의 장점을 살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안전성을 고도화하는 데 활로가 있다. 중국 정부의 핵심광물 자원 무기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을 뚝 떨어뜨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글로벌 승부수의 ‘끝판왕’이 될 수 있다. 안전성은 곧 성능이다. 신기술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만난 커다란 장애물이 전기차 화재다. 잘 헤치고 나가 안전성을 한국 배터리, 한국 차의 구매 가치로 만들면 그보다 최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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