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인터뷰]'배나사' 이준석 대표, "재능기부는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재능기부로 스며들 듯 배우는게 많다"
"기초지자체의 20%에 배나사를 구축하는게 목표"

입력 2014-11-02 14:46

이준석, 새누리 혁신 거듭 주장<YONHAP NO-0204>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의 대표교사


“우리는 효도와 사랑, 봉사를 미루며 살아가죠. 세 가지 모두 ‘여유가 생기면 하자’라고 마음 먹으면 계속 미뤄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회봉사와 재능 기부는 바로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요”



8년 동안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의 대표교사로서 수많은 학생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이준석(30)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 2일 정치인이 아닌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봉사자로서의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배나사’를 만든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어렸을 때 부촌이 아닌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살았다.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 특목고(서울과학고등학교)도 가고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 유학(하버드대학교)도 갔다. 미국에서 4년간 유학을 끝내고 한국에 들어와 중학생에게 나의 삶을 얘기했더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나와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충격이었다. 나는 우리나라에 교육 사다리가 살아있어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누구든 열심히 하면 특목고도 가고 유학도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는데 사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그래서 뭔가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한국에 돌아와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근무 외 시간을 비영리 활동에 힘을 쏟았다. 3년 동안 ‘배나사’에서 많은 시도를 했고, 노력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이명박 정부 때 ‘나눔 봉사 오찬’에 초대 받기도 했고, 2011년에는 박근혜 당시 의원이 찾아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 직접 가르치기도 했는가. 정치 활동 등으로 바쁘신데 현재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는지.

교육과 단체운영, 두 가지 모두 참여해야 하는 것이 ‘배나사’의 원칙이다. 그래서 지난 7년 동안 교육에 꾸준히 참여해 왔고, 올해는 ‘배나사’ 전체 전산시스템을 갈아엎는 작업 중이라 현재 두 학기 째 직접 교육은 하지 않고 있다.


-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면.

2008년부터 가르쳤으니, 기억에 남는 학생이 많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아이는 ‘배나사’가 초창기에 교사도 적고, 체계도 잡히지 않았을 때 선생님과 함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아이들이다. 그때 가르쳤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돼 ‘배나사’ 교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정말 감격스럽고 뿌듯하다.


- 다른 교육봉사단체와는 다른 것 같다. 차별화된 점을 무엇인지.

‘배나사’는 다른 교육봉사단체와 다르게 ‘학과교육’을 실제로 가르칠 역량이 된다. ‘배나사’를 처음 만들 때 여러 기성교육봉사 단체를 조사해보니, 대부분 정규 스케줄에 따라 학과교육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들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육하는 곳이 많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배나사’는 학과교육을 해보고 싶었고 누군가는 시대에 역행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다. 또 ‘배나사’는 교육 체계상 학생들에게 ‘완전교육’이라는 형태로 매일 40문제의 수학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한다.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풀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 40문제를 끝까지 해낸다. 이런 교육은 학생들에게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 ‘배나사’의 앞으로 활동 계획은.

‘배나사’는 서울·경기·대전·대구·부산 등 13개 교육장을 두고 있다. 기초지자체가 우리나라에 250여개가 되니, 전체의 5%정도 지역에 있는 것인데, 적어도 10~20%정도 되는 지역에서 누구든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학생모집이나 유휴 공간 활용 등을 위해 지자체의 협조가 중요한데, 아직 호남지역에서는 교육장 개설 문의가 없어 아쉽다. 앞으로 호남지역으로도 ‘배나사’ 교육을 확장하고자 한다. 또 ‘배나사’의 체계화된 교육방식을 다른 단체에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능 기부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재능기부를 통해 직접적으로 얻은 것보다는 스며들 듯이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나는 화법을 배웠다. 과거에는 뭔가 허세 들린 어려운 표현을 썼는데, 7년간 중학교 2학년 학생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수학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을 생활화했다. 그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라도 중2 학생이 알아들을 수 있는 화법과 비유, 동작을 통해 내 의사를 전달하게 됐다. 나에겐 큰 자산이다.

박준영 기자 littleprince3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