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HOT PEOPLE] ⑫김치 담그고, 빵 굽는 이남자… '삼시세끼' 차승원

입력 2015-02-24 09:00

불과 4년 전인 2011년 차승원은 TV에서 “독고진의 세상이야”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15년 차승원은 다시 한 번 “차줌마의 세상”을 외친다.

 

요리하는 남자가 TV에 넘쳐나는 시대, 더 이상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새로울 것 없는 세상에서 ‘차줌마’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차줌마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홍합짬뽕과 우럭탕수, 동치미와 겉절이, 콩자반은 그야말로 신세계다. 

 

찜기가 없으니 꽃빵을 튀기고 ‘프렌치토스트’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궁이를 오븐化해 빵을 굽는다. 사먹는 게 당연하던 토마토케첩과 핫바를 직접 만들어 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의 경지’다. 독고진 이후 4년의 시간 동안 대체 차승원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25
(사진제공=tvN '삼시세끼')


◇상식 깨는 반전 데뷔



생각해보면 차승원의 인생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188Cm의 큰키에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런웨이를 걷던 모델계의 신성이 4살 연상 아내와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메가톤급 센세이션이었다. 그러나 당시 임신(훗날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한 아내를 위해 고교를 채 졸업하기도 전에 결혼한 에피소드가 알려지면서 차승원의 주가는 폭등했다. 

 

남성 톱스타가 교제하는 여성과 손가락만 닿아도 팬들이 요동치던 1980년대, 차승원은 가장으로서 건실한 이미지와 “패션의 완성은 외모”라는 명제가 고스란히 들어맞는 조각 같은 이미지로 모델계 톱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차승원2-01

 


◇첫 모델 출신 배우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모델이 런웨이에서 내려와 배우로 전직하는 세태도 차승원이 첫 사례다. 물론 ‘처음’은 쉽지 않았다. 단역에 단역을 거듭했지만 여타 남성배우들에 비해 큰 키와 조연으로 쓰기에는 아까우리만치 빛나는 외모가 오히려 걸림돌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은 1999년 출연작 ‘주유소 습격사건’이다. 극중 차승원의 역할은 폭주청년. 운전하는 팔만 간신히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그의 비중은 적었지만 차승원은 이 작품에서 인생의 단짝 유해진과 그의 필모그래피에 큰 영향을 미친 김상진 감독을 만났다. 

 

김상진 감독은 차승원의 번득이는 예능감을 발견했고 이는 영화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차승원이 주연한 영화 ‘신라의 달밤’, ‘광복절특사’, ‘귀신이 산다’는 모두 차승원표 코미디 영화로 자리를 굳혔다. 어느덧 그는 ‘모델 차승원’보다 ‘영화배우 차승원’이라는 표현이 당연한 배우로 거듭났다.

  


◇예능 떴다하면 대흥행

코믹영화에서 빛을 발했던 그의 예능감은 예능 출연 때마다 뻥뻥 터졌다. 차승원이 유해진과 함께 출연했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차승원의 헬스클럽’은 단 8주 방송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예능인 차승원을 재발견했다.

  

‘PT’가 ‘PT체조’의 약자인 줄 알던 시절, 원조 몸짱 배우 차승원이 TV에서 땀 흘리는 모습은 퍼스널트레이닝의 유행을 예고했다.

2011년 드라마 ‘최고의 사랑’ 독고진은 차승원을 국민배우로 거듭나게 한 캐릭터다. 그는 ‘최고의 사랑’에서 고집세고 자신만 아는 톱스타 독고진으로 20년간 쌓아온 연기내공과 코믹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초반 캐스팅이 안돼 난항을 겪었던 ‘최고의 사랑’은 차승원 특유의 “나 독고진이야”,“극~복!” “띵~똥” 등 유행어를 남기며 그 해 최고 드라마로 떠올랐다.  

 

24
'삼시세끼'에서 손호준(왼쪽), 유해진(오른쪽)과 요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tvN '삼시세끼')

 


◇구설수도 솔직함으로 돌파

하지만 예외 없이 시련도 찾아왔다. ‘최고의 사랑’ 이후 슬럼프와 악성루머가 이어졌다. 급기야 2010년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설상가상 2013년에는 아들 차노아 군이 대마흡연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성폭행으로 피소되는 등 잇달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지만 시시콜콜한 가정사가 밝혀지는 게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을 터. 

 

반전의 사나이 차승원은 나영석 PD와 만난 tvN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차줌마’로 거듭난다. 함께 출연하기로 했던 장근석의 ‘탈세 스캔들’로 초반 우려를 사기도 했던 ‘삼시세끼’는 매주 금요일 밤, 차승원의 손끝에서 벌어지는 현란한 요리쇼에 힘입어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설연휴인 지난 20일 방송된 5회는 평균 시청률 14.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제 그는 정든 만재도를 잠시 떠나 MBC ‘화정’의 광해군으로 돌아올 채비에 나선다.

브릿지경제 =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