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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조금 느린 배우 조형균 “2017년 목표는 솔직해지기!”

입력 2017-02-15 18:53   수정 2017-02-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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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조형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럴 때 있지 않나요? 별 거 아닌데 어떤 사람이 그냥 싫을 때.”

괴테의 ‘파우스트’를 블랙 먼데이 당시의 뉴욕 월스트리트로 재해석한 뮤지컬 ‘더데빌’(4월 30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선을 상징하는 X-화이트를 연기하고 있는 조형균은 스스로에게서 악한 기운을 느낄 때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을 탑재하고 태어난다고 믿는다는 조형균은 최근 공연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후배들을 볼 때의 자신을 예로 들었다.

“저보다 한참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데 너무 잘해요. 원래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탑재된 선이라면 인정하고 칭찬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될 때도 있거든요. 요즘 그런 동생들이 너무 많아요. 잘생겼는데 노래도 잘하고 연기센스도 있고 심지어 몸도 잘 써요. 저는 정말 미친 듯이 해야 해요.”

비보이 출신으로 물구나무는 물론 헤드스핀까지 소화하며 몸 잘 쓰기로 유명한 그에게도 위협이 될 만큼 놀라운 후배들이 수두룩이란다.



◇우러러보게 되는(?) 임병근, 뭘 해도 잘생긴 장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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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균이 ‘뭘 해도 잘 생겼다’는 배우 장승조.(사진=브릿지경제DB,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랑 훈정이 형이랑 동시에 우러러 봤어요. 너무 멋있더라고요.”

14일 뮤지컬 ‘더데빌’ 개막 무대에 올랐던 조형균이 X-화이트에 트리플 캐스팅된 임병근·고훈정과 있었던 연습실 에피소드를 전했다.

“(고)훈정이 형, (임)병근이 형이랑 앉아 있다가 동시에 일어섰는데 병근이 형이 너무 큰 거예요. 정말 우러러 봤죠. 동시에. (X-블랙) (장)승조 형은 뭘 해도 잘생겼어요. ‘구텐버그’ 초연도 하셨는데 그때도 잘 생겼었어요. 얼굴 근육 80개 정도를 써야하기 때문에 절대 잘 생길 수가 없는 공연이거든요.”


◇느린 배우, 공연 없는 날은 무조건 밤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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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조형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막상 만나면 아무 말도 안하면서….”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구텐버그’의 버드 역 김신의와 더그 정동화가 “순발력과 이해력이 뛰어나 천재인가 했다”는 평가를 전하자 조형균은 볼멘소리를 했다.

“사실 저는 습득이 엄청 느려요. 남들보다 좀 더 파이팅을 해야 하죠. 동화 형이나 신의 형이 볼 때는 엄청 빠르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저는 공연 없는 날엔 늘 밤을 새요. 집이나 집 앞 카페에서. 대본을 계속 외우죠. 그래야 다른 배우들이랑 레벨이 맞아요.”

하지만 조형균은 현장에서의 갑작스러운 수정작업이나 새로운 제안을 바로 구현해내는 순발력의 소유자인 동시에 파이팅이 넘치는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더데빌’ 관계자에 따르면 조형균은 연습기간 중 “연습 일정을 좀 더 잡아 달라” 성화를 해댄 배우 중 한명이기도 하다.

“제가 느리다는 사실을 깨닫고부터 그랬어요. 어릴 때부터 노래도 좋아하고 어느 정도 감도 있으니 그것만 믿었죠. 연습 초반에는 엇비슷하게 가다가 중반부터는 혼자 점점 떨어지는 거예요. 남들이랑 똑같이 연습을 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던거죠.”

그 계기가 된 작품이 ‘스팸어랏’이다. 그 즈음 그의 일상은 깨짐의 연속이었다.

“그제야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해야 똑같아 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스스로를 너무 믿고 자만했죠. 그때부터 진짜 열심히 했어요.”


◇2016년에만 7작품, “초심으로 돌아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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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구텐버그’의 조형균(왼쪽)과 정동화.(사진제공=쇼노트)
“제일 힘든 건 몸이 하나라는 거죠.”

한해 7작품, 조형균의 2016년은 분주했다. 2017년의 시작도 뮤지컬 리딩 형식의 ‘구텐버그’ 공연장과 ‘더데빌’의 연습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알앤디웍스가 주관하는 2016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 사업 뮤지컬 인큐(人Cue) 쇼케이스 작품 중 해리성 정체감 장애(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정체감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질환)를 다룬 ‘세븐’ 연습실을 동시에 오가야 했다.

배우 단 둘이 20인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야하는 ‘구텐버그’, 선악, 인간과 신 등의 경계를 오가는 ‘더데빌’, 7개의 인격을 오락가락하는 ‘세븐’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그는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느꼈다.

“특히 ‘구텐버그’는 1인 다역을 하다 보니 은근히 목에 무리가 많이 가요. 울다 웃는 것처럼 여러 가지 소리를 내다 보니 몸이 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구텐버그’를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갔죠. 작가와 작곡가의 이야기지만 결국 배우도 똑같거든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비정규직이죠.”

그리곤 결혼정보회사 (10개) 등급 중 9번째라며 “꼴등이면 자존심 상할 뻔 했다”고 우스갯소리다.

“했던 작품은 하지 말자는 신념이 있어요. 일단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특히 ‘빈센트 반 고흐’는 너무 힘들었어요. ‘고흐’할 때 제 성격이 제일 이상했어요. 완전 절정이었죠. 이상하게 예민해져서는….”


◇뮤지컬 인큐 최종선정작 ‘세븐’ “공부한 만큼 안나오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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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큐 최종선정작 ‘세븐’의 최우리(왼쪽)와 조형균.(사진제공=알앤디웍스)

 

‘인터뷰’ ‘스모크’ ‘더 맨인더홀’ 등 최근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일이 잦다. 그가 리딩부터 쇼케이스까지 참여한 ‘세븐’도 그렇다. 이에 대해 조형균은 “시대가 변하는 만큼 무대연기도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상적으로 변했어요. 예전에는 방송이나 영화와 무대 연기가 달랐지만 요즘은 거의 같아졌죠. 일상적인 연기로 바뀌니 점점 디테일한 표현들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해담아, 반딧불이 보러와’ ‘소울, 메리 미’와 더불어 쇼케이스 공연을 한 ‘세븐’은 뮤지컬 인큐 최종작으로 선정돼 정식공연될 예정이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 소재가 특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금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부분들을 더 잘 녹인다면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해리성 장애에 대해 “공부한 만큼 안나오는 연기”라고 토로했다.


◇꿈은 기억에 남는 배우, 진선규 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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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중 진선규(왼쪽, 사진제공=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진)선규 형을 만나면서 저 형처럼은 돼야겠다 다짐했어요.”

좋은 기억으로 남는 배우이기를 꿈꾸는 조형균은 그런 선배 배우로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난쟁이들’ 등에서 함께 했던 진선규를 꼽았다.

“연기할 때 너무 재밌있어요. 일상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선규 형 욕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그 이유가 있다니까요.”

진선규에 대해 “순박한 동네 형, 세상 행복한 형”이라고 표현한 조형균은 스스로를 “아직 핏덩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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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조형균.(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 형은 절대 센스가 좋아서 하는 연기가 아니에요. 혼자만 잘하자는 스타일이 아니죠. 상대방을 캐릭터로서 잘 받아주는 배우예요. 아무리 컨디션이 안좋아도 (그 형이랑 연기를 하면) 진짜 열심히 하게 하는 시너지를 주죠.”



◇“2017년은 좀더 진중하고 솔직해질게요!”

“1000명은 될 걸요?”

일군의 마니아를 거느린 무대배우들이 늘면서 어느 샌가 ‘뮤지컬계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등장했다. 조형균의 이름 앞에도 언제부턴가 ‘뮤지컬계 황태자’라는 말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서태지 히트곡으로 엮은 뮤지컬 ‘페스트’의 공식석상에서도, 배우들의 콘서트에서, 심지어 기사에서도 ‘황태자’라는 단어를 들어야했다.

“너무 민망해서 미치겠어요. 황태자의 ‘ㅎ’만 들어도 울렁증이 생겨요. 저는 황태자가 아닙니다. 올해는 좀 다른 걸 찾아 봐야겠어요. 뭐든 황태자 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

본인 앞에 999명의 황태자가 있다고 괴로움을 토로하던 그는 “저는 그냥 ‘황태’로 불러주세요”란다.

“2017년에는 성숙해지고 싶어요. 철도 좀 들고…좀더 진중하고 솔직해지는 한해로 만들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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