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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임, 헌트 상대로 ‘두부맷집’ 어떻게 커버했나?

입력 2017-03-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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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타 오브레임(37·네덜란드)이 마크 헌트(43·뉴질랜드)를 3라운드 TKO로 잡고 마오치치에 재도전장을 낸다. 사진=UFC.
알리스타 오브레임(37·네덜란드)이 마크 헌트(43·뉴질랜드)를 꺾고 활짝 웃었다.



오브레임과 헌트는 2008년 일본무대 ´드림(DREAM)´에서 만났는데 당시에는 헌트가 그라운드에 무지했다. 바닥에 넘어지기만 하면 어이없이 경기를 헌납했다. 오브레임도 그라운드로 전환하기 무섭게 헌트를 서브미션으로 눌렀다.

UFC 209는 달라진 상태에서의 승부였다. UFC 무대에서의 헌트는 더 이상 그라운드가 약점이 아니다. 레슬러들과 클린치 싸움이 가능해졌고, 때로는 먼저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상위 포지션에서 압박을 가한다. 때문에 2차전에서는 장기인 타격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오브레임이 8년 전과 또 달라진 상태였다는 점이다. 오브레임은 UFC 입성 초창기에는 강력한 화력을 앞세운 전진 압박형 패턴을 즐겼다. 이때 같았으면 헌트도 충분히 해볼만 했다. 헌트의 맷집과 파괴력은 어떤 상대를 맞아서도 정면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오브레임은 당시와는 또 변화된 파이팅 스타일로 싸우고 있다. 헤비급 최고 수준의 체구와 스피드, 테크닉까지 정상급이다. 타격, 그래플링 고루 갖췄다.

챔피언에 올라 롱런해도 이상하지 않을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래도 늘 불안하다. 맷집이 약해 유리하게 끌고 가다가도 반격 한 번에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헌트는 맷집이 최고 강점이다. 파이팅 스타일도 단순하고 스탭을 활발하게 밟는 편도 아니지만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다. 오브레임에게 위협적인 스타일이다.

최근 오브레임은 자신의 약점을 다각도로 커버할 수 있는 아웃파이팅을 구사한다. 상대의 펀치 거리 밖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킥 위주로 공격하다가 허점이 보이면 기습적으로 좁혀 들어온다. 위험하면 다시 뒤로 빠진다. 어설픈 거리가 아닌 원거리와 근거리를 확실하게 정한다.

헌트를 상대로도 이러한 패턴이 빛났다.

오브레임은 헌트의 한방을 경계해 더욱 신중했다. 장기인 미들킥 조차도 자제한 채 로우킥, 오블리킥, 프런트 킥 등 포인트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로우킥 또한 헌트의 허벅지보다는 아킬레스건 쪽으로 낮게 들어갔다. 무게중심을 뒤로하며 언제든지 빠질 준비를 하며 펀치 공격에 대비했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나오는 클린치도 인상적이었다. 오브레임의 클린치는 공격시에는 니킥 연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고 근거리에서 안정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방도로도 쓰인다. 헌트전에서도 적절히 클린치를 사용하며 헌트의 펀치 셋업을 아예 처음부터 끊어버렸다.

헌트 입장에서는 할 것이 없었다. 결국 3라운드 1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케이지에 몰려 팔꿈치에 이은 무릎차기에 KO로 무너지고 말았다. 오브레임의 전략적 움직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신장에서 밀리고 공격옵션이 한정된 상황에서 특유의 돌주먹을 꽂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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