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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찌질 완결판’ 비스핑, 영악한 맥그리거와 비교 불가

입력 2017-03-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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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링에 복귀한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를 상대로 일전을 치르는 마이클 비스핑. 사진=UFC.
UFC에서 가장 영악한 챔피언으로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가 꼽혔다.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를 꺾고 챔피언이 된 후 페더급에서 타이틀 방어전을 피하고 시간만 끌다가 라이트급으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두 번의 슈퍼 파이트를 가졌다. 상대는 붙어야 할 명분도 없었던 네이트 디아즈였다. 리벤지 의욕에 불타던 알도는 물론 천척으로 꼽히던 프랭크 에드가, 상승세의 맥스 할로웨이 등은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알도는 리벤지를 위해 잠정 타이틀 매치를 가져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맥그리거가 가장 두려워하는 에드가를 대신(?) 물리쳤다.

방어전도 가지지 않은 맥그리거는 페더급 챔피언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2,미국)와 타이틀매치를 벌였다. 영악한 맥그리거는 상위 체급 챔피언이기는 하지만 자신보다 월등히 작은 알바레즈가 벨트를 차고 있을 때가 적기임을 알고 움직였다. 그리고 알바레즈를 잡은 뒤 잠정휴업을 선언했다.

UFC 라이트급은 쟁쟁한 선수들이 몰려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7,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4,미국)은 실질적 최강자 라인으로 꼽히는 강자들이다. 맥그리거가 진정한 라이트급 지배자로 꼽히기 위해서는 이들을 차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페더급에서도 그랬듯 그런 행보를 보일 리 없는 맥그리거다.

맥그리거는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둘 중 하나가 타이틀 전선에서 떨어져나간 후 한 명만 상대하든지 분위기만 달궈놓고 다른 체급 혹은 메이웨더 등과 같은 이벤트 매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그리거보다도 더 최악인 챔피언이 등장해 팬들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역대 최악의 ‘찌질남 챔피언’으로 불리는 마이클 비스핑(37,영국)이다. 챔피언이 되기 전부터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챔피언이 된 후 상태(?)가 더욱 심해졌다.

예전의 비스핑은 영웅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 하는 바람을 많이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의 비스핑은 실리주의로 변하고 있다. 루크 락홀드(31,미국)의 방심을 틈타 운 좋게 챔피언이 된 만큼 현재의 자리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기량으로 보면 매우 어렵다. 락홀드, 크리스 와이드먼, 호나우두 소우자, 요엘 로메로, 게가드 무사시, 비토 벨포트 등 누구를 언급해도 비스핑보다 전력에서 앞서있다. 정상적인 방어전에 나서면 타이틀 수성이 어렵다는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비스핑은 머리를 굴려 은퇴 직전의 노장 댄 헨더슨(47,미국)과 1차 방어전을 가졌다. 명분은 과거 패배에 대한 리벤지 매치였다. 챔피언이 된 후 7년 만에 재경기를 가졌다는 점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들은 없었다. 결국 비스핑은 헨더슨에게 두 번이나 큰 위기를 겪은 끝에 어렵사리 방어전을 성공했다.

1차 방어전 이후 비스핑은 고민이 커졌다. 챔피언 자리를 오래 가지고 있어야 좋은 것은 분명한데 주요 도전자 세력의 누구에게도 이길 자신이 없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요엘 로메로(40,쿠바)와의 방어전을 수락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엔 은퇴 후 돌아온 아래체급의 챔피언 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로 상대를 바꿨다. 물론 흥행을 생각하는 UFC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적어도 맥그리거는 챔피언이 되는 과정에서는 연달아 강자들을 실력으로 제압했다. 이벤트 매치이기는 했지만 네이트 역시 상위체급 출신의 선수였다. 반면 비스핑은 운 좋게 챔피언이 된 후 연달아 정상적이지 못한 매치업을 벌이고 있다. 역대 챔피언 중 최악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악한 맥그리거와 비교대상이 되기 어려운 ‘찌질한’ 비스핑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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