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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보통사람' 장혁, “손현주 형이 한다고? 일단 시나리오 가지고 오라고 했죠”

장혁, '보통사람'에서 냉철한 안기부 실장으로 출연
손현주와는 친분 깊어, 예전부터 같이 하고 싶었어
"연기는 복싱과 같아, 많이 싸우고 오래 버틸수록 강해져"

입력 2017-03-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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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혁 (사진 제공=싸이더스HQ)

 

23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에서 장혁은 국가를 위해서라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안기부 실장 규남을 연기했다. 극중 규남은 손현주가 연기한 형사 성진을 이용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작한다. 그 과정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학교 선배 기자를 고문으로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사실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몰랐어요. 현주 형님이 한다고 해서 일단 시나리오를 받았죠. 읽어보니 이야기가 괜찮았어요. 규남은 인물이 매력적이진 않았지만 대사의 울림이 좋았어요. 현주 형님과는 드라마 ‘타짜’에서 만났어요. 하지만 그때는 촬영팀이 나누어져 있어서 잘 만날 수 없었죠. 이후 사석에서 많이 만나며 작품 조율을 했지만 잘 안됐어요. 그러다 이번에 만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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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통사람’ (사진 제공=오퍼스픽쳐스)

 

규남은 성진과 대립을 이루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분량은 많지 않다. 이야기 초반 인상적인 등장 뒤로 조금씩 나와 이야기의 한 틈을 메워간다. 감정의 변화도 거의 없다. 늘 같은 표정으로 나와 읊조리는 듯한 말투로 뒤에서 모든 일을 지시하고 보고받는다. 영화에서 규남이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은 딱 두 군데다. 그간 바로 초반 대학교수님을 찾아갈 때와 마지막 검찰에 소환돼 검사 앞에 앉았을 때다.

“전체적으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최대한 감정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어요. 규남의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은 자기에게 처음 법을 가르쳐준 교수님에게 인사하러 갈 때죠. 그때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스승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대사 속에 숨어있어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0년 시절은 군사 정권시대에요.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인 사회였죠. 감독님도 캐릭터가 대해 이야기할 때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이길 원했죠. 그래서 감정이 빠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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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혁. (사진 제공=싸이더스HQ)

장혁은 큰 휴식 없이 끊임없이 작품을 활동하고 있다. ‘보통사람’ 개봉과 함께 드라마 ‘보이스’가 인기리에 종영했고 지난해엔 ‘뷰티플 마인드’로 시청자를 만났다.

 

그 전에는 ‘장사의 신’, ‘빛나거나 미치거나’, ‘순수의 시대’ 등으로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제가 복싱을 배우고 있어요. 복싱은 전적이 그 사람의 능력을 말해줘요. 몇전 몇승 몇패 등 시합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실력이 달라지죠. 배우도 마찬가지에요. 많이 싸워본 놈이 잘한다고 저는 일단 많이 부딪치는 편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죠. 기억나는 건 과거 한석규 선배님과 ‘뿌리깊은 나무’를 할 때요. 누구는 절대 한석규란 배우에게 연기로 들이대지 말라고 하는데 전 괜히 그러고 싶었어요. 감정적으로 부딪혀야 할 때 술을 마시고 연기를 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니 선배가 ‘좋았다’고 한 마디 해주셨죠. 그 말이 너무 좋았어요.”

공교롭게도 ‘보통사람’은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 ‘프리즌’과 개봉일이 겹쳤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동시간대 방영으로 ‘뷰티플 마인드’의 시청자를 대거 끌고 간 ‘닥터스’의 김래원도 ‘프리즌’에 출연한다는 점이다.

“저는 두 영화가 오래 극장에 있으면 좋겠어요. 예전 제가 중학교 시절엔 극장에 그림이 걸렸어요. 정성스레 그린 그림이니 그게 오랫동안 극장에서 관객을 만났죠. 크게 보면 다 같은 편이에요. 극장에 많은 사람이 오면 그게 좋은 거잖아요. 장르가 다르고 영화가 다르니 ‘보통사람’과 ‘프리즌’이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으면 좋겠어요.”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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