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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입력 2017-07-10 15:28
신문게재 2017-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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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어느 운송업체가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산채로 런던으로 운송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청어는 운송 도중에 죽는다. 산채로 운송을 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운송업체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비결을 찾았다. 청어를 운반하는 용기에 메기 두 마리를 넣은 것이었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도망 다닌 청어들은 목적지까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메기가 잡아먹은 청어는 고작 두 마리에 불과했다. 이 유명한 ‘메기이론’은 절박감이 없는 편안함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나태해져 경쟁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아침에 편의점에 가서 찾는 제품이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마셔봤을 만한 제품이다. 바로 여명808이다. 그런데 왜 808이라는 제품명을 붙였을까? 숙취해소 음료를 발명한 그래미 남종현 회장은 807번 실패하고 808번째 실험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남종현 회장은 현재 직원 80명에 연매출 252억원에 상당하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1989년 전자회사를 개업했으나 일본에서 수입한 기계에 결함이 생겨 일본 업체와 분쟁을 벌인 끝에 사과를 받아냈지만 이미 회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그 후 전국의 산천을 돌아다니며 재기를 꿈꾸다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다.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꿈과 야망을 실현하려면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마흔이 넘어서 발명의 길을 걷게 된다. 끊임없는 실패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그는 현재 국내외 특허 46개, 상표권을 비롯한 각종 지식재산권 440개에 달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여명 808의 성공 원인은 목표를 향한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향한 간절함과 치열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SAP는 HANA 플랫폼의 아이디어를 완성하기까지 6년의 기간을 버텼다. 흔히 ‘변하지 않으려면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남들이 하지 못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끝장정신으로 축적할수록 그 분야의 초절정 고수가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아무런 절박감이 없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갈 수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초경쟁사회인 지금의 현실은 여유 있는 청어의 삶을 그대로 보장해 주지 않는다. 절박감이 없으면 필요한 긴장감이 사라져 매너리즘에 빠진다. 스스로 변화하고 탄력성 회복을 하려는 감각 또한 무뎌진다. 국내 1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이 936곳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운이 안 좋아서 일까? 

 

인류 1억 5000년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고 한다. 이 말은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다’는 의미다. 에디슨은 필라멘트 하나를 발명하는데 1999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이러한 실패의 경험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발명가나 과학자를 만드는 정도(正道)다. 그 정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이겨내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하자.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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