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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존슨은 UFC의 파이어볼러?

입력 2017-07-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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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에서 뛰어난 신체조건과 기량으로 정상권을 유지해 온 마이클 존슨(오른쪽)이 8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TUF 25 피날레 메인이벤트에서 저스틴 게이치에 패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남겼다.(사진=UFC)

마이클 존슨(31,미국)은 UFC 라이트급에서 가장 아쉬운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뛰어난 신체 조건과 풍부한 경험 등 정상권에 도전할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중요한 순간 번번이 무너지며 도약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존슨은 8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벌어진 TUF 25 피날레 메인이벤트에서 저스틴 게이치(28,미국)와 격돌했다.

게이치는 UFC 데뷔전을 가지는 입장이었지만 WSOF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으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던 준비된 스타였다. 게이치를 화끈하게 눕힌다면 존슨의 위상도 한껏 올라갈 수 있었다.

결과는 존슨의 2라운드 4분 48초 만에 TKO패배였다. 지난해 11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에 이어 또 빅매치에서 고배를 마셨다. 스스로 희생양이 되어 누르마고메도프에 이어 게이치마저 이름값을 올려주는 순간이다. 베테랑 상위 랭커 존슨을 이긴다는 것은 충분히 타이틀 도전을 욕심낼만한 레벨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상위권에서 활약하는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존슨은 매우 강한 선수다. 그는 레슬러 출신임에도 그라운드 싸움보다는 스탠딩 타격전에서 상대를 공략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옵션의 상당수도 펀치 위주다.

존슨의 좋은 신체 능력이 영향을 미쳤다. 탄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스피드와 반사신경을 자랑한다. 핸드 스피드가 좋아 상대가 한두 번 펀치를 휘두르는 상황에서 2~3회 할 수 있다. 때문에 서로 빠르게 주먹이 오가는 상황에서의 정타싸움에서 상당한 강점을 드러낸다.

근성과 스피드만큼은 제대로 인정받던 더스턴 포이리에(29,미국)가 무참하게 무너진 경기가 대표적 예다. 최고의 타격가 중 한 명인 에드손 바르보자(31,브라질) 역시 스피드를 앞세운 존슨의 압박에 아웃파이팅이 깨졌다. 자신이 물러나면서 카운터를 치는 것은 물론 전진 압박을 통한 폭풍 같은 몰아치기 역시 강하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처럼 존슨의 자신의 신체능력을 제대로 써먹지 못한다는 평가다. 존슨은 자신이 잘하는 펀치 위주의 경기 외에 다른 패턴이 없다. 보통의 다른 강자들은 확실한 장점이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옵션도 함께 키운다. 반면 존슨의 파이팅 스타일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빠른 펀치 위주의 패턴 역시 빈틈이 많다. 핸드 스피드가 좋은 사우스포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면 날렵한 스텝이 함께해야한다. 존슨은 핸드 스피드와 몸놀림은 빠르지만 적극적인 스텝을 통해 옥타곤을 넓게 쓰는 등의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

상대와 대치한 상태에서 거칠게 펀치를 휘두르는 패턴 일색이다. 빠르기는 하지만 상대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흐름에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야구로 치면 경기운영이 안 좋은 파이어볼러라 할 수 있다.

야구에서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강속구의 위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화구는 물론 타자와의 수싸움 등 다른 부분이 함께해야한다. 일정한 방식으로 힘 대결만 펼치다가는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 얻어맞을 수 있다.

게이치전에서도 존슨은 경기를 끝낼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스스로 놓쳤다는 지적이다. 턱에 정타가 들어가 다리가 풀린 게이치를 상대로 흥분해서 품으로 파고들어 클린치의 기회를 준 것이 대표적 예다.

조금만 냉정하게 거리를 두고 정타를 맞추는데 집중했다면 옥타곤 바닥에 쓰러진 것은 게이치가 됐을 공산도 크다. 좋은 기회가 온 상황에서 무조건 공격횟수만 많이 가져가려고 한 운영미숙은 존슨 스스로 두고두고 곱씹어보아야 할 부분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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